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받은 6대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일본보다 우수한 결과다.

삼성서울병원은 8일 열린 삼성암센터 심포지엄을 통해 1994년 개원 당시부터 2010년까지 17년간의 진행성 암환자로 등록된 환자 14만 4329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5년 암환자 상대생존율을 조사한 결과, 62.6%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해 발표한 결과인 60.2%보다 2.6% 상승한 결과다. 미국 65.3%보다는 다소 낮았으나 유럽 52.0%, 일본 54.3%보다 높았다. 미국은 전립샘암이 많아 전체 암 치료성적에는 다소 차이가 났으나, 6대암만 꼽을 경우 삼성서울병원이 우수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에 가장 많은 위암은 5년 상대생존율이 67.5%로 미국의 26.3%, 유럽 24.1%에 비해 크게 앞섰으며 일본의 62.1%과 국내 평균 65.%보다도 높았다. 최근 급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갑상선암은 삼성서울병원이 99.1%로, 미국 97.2%, 일본 92.4%, 유럽 86.5%에 비해 높은 결과를 나타냈다.

대장암은 삼성서울병원이 72.9%로 미국 64.3%, 일본 68.9%, 국내 평균 71.3%, 유럽 53.9% 보다 앞섰으며 폐암 역시 28.5%로 일본 25.6%, 미국 15.6%, 국내 평균 19.0%, 유럽 12.6%보다 같거나 앞섰다.

간암은 37.0%으로 일본 23.1%, 국내 평균 19.0%, 미국 14.4%, 유럽 8.6%에 비해 암 생존율이 크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유방암 역시 89.5%로 미국 89.1%, 국내 평균 90.6%, 일본 85.5%, 유럽 81.1%과 비슷한 성적을 나타냈다.

1994~1999년, 2000~2004년, 2005~2009년 등 3기간으로 나눈 결과를 보면 조기 암 발견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1기 암 환자가 1994년~1999년에는 2396명, 11.%에 불과했으나 2005~2009년에는 1만2469명, 18.5%로 늘어난 것이다. 전체 암 환자 수도 9336명에서 3만 346명으로 암센터 개원 이후 급증했다. 국내 등록된 전체 암환자로 따지면 무려 8.9%가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받았은 셈이다.

주요 암의 5년 생존율도 높아졌다. 위암은 1994~1999년에는 54.8%에서 69.1%로 높아졌으며 갑상선암 역시 97.2%에서 100.0%로, 대장암은 67.5%에서 73.3%로, 폐암은 19.5%에서 30.6%으로, 간암 역시 23.4%에서 36.0%로 각각 상승했다.

삼성서울병원 신명희 교수는 “기초적인 암 통계를 추산해 보는데 의미를 가지며, 현재 가장 호발하는 암에 대한 생존율이 대체로 안정적으로 도출됐다”며 “앞으로 역학적인 연구, 치료성과를 높이는 연구에도 활용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통계 의미있지만 단순 비교는 금물

다만 통계자료를 해석할 때는 주의사항이 있다. 5년 생존율을 놓고 단순 병원 간 비교는 위험하다. 심영목 암센터장은 “생존율 발표는 질환별 분포를 파악하면서 치료성적이 더욱 좋아질 수 있는 질환을 찾고, 환자별 분포를 조사하기 위한 통계”라며 “정확한 병기별 분류, 여러 가지 다른 요인 등을 따지지 않는 단순 생존율 비교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불명확한 데이터가 대거 포함돼 있다. 생존율이 추적되지 않은 수치가 미국은 2~16%에 불과했으나, 삼성서울병원은 15.5~75.9%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국립암센터 이진수 원장은 “치료 시점 이후에 병기가 바뀌거나 정확한 분류를 미처 하지 못한 것, 병원을 옮기는 이유 등으로 놓치는 데이터가 많기 마련”이라며 “향후 병원 하나만이 아닌 전국적으로, 병기를 정확히 분류하고 타병원에 전원한 환자까지 구축하면 더욱 의미있는 통계자료가 될 것”으로 해석했다.

향후 미국 개별 병원과의 생존율 비교도 나올 것이란 기대도 있었다. 서울의대 윤영호 교수는 “단일 병원과 미국 전체에서 나아가 미국에서의 메이저병원인 MD앤더슨, 존스홉킨스병원등과의 생존율 비교를 해본다면 현재의 치료수준을 보다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서울병원은 데이터의 신뢰성을 높이는 것부터 과제로 정했다. 심영목 센터장은 “누가 어떤 자료를 확보하더라도 일치할 정도로 정확한 통계자료를 구축하고 있다”며 “앞으로 생존율 자체에 주력하기보단 정확한 통계자료를 갖추되, 중증 환자를 더 늘리는 쪽으로 경쟁력을 쌓아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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