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협, 9일 천안서 대규모 집회…4천명 운집

올해 12월 대선을 앞두고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국회의원 간의 기 싸움이 팽배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6일 국회 민주통합당 양승조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의료법 80조 개정안으로 간호사들이 정치 참여를 공식화하기에 이르렀다.

대한간호협회는 끊임없이 양 의원과 민주당 관계자들과 면담을 취해 개정안 철회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9일 천안역에 전국의 간호사 4000여명이 모여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그동안 간협은 시위나 집회 등의 행동을 보인 적이 없는 터라 더욱 그 관심이 집중됐다.

성명숙 간협회장은 "의료법 80조 개정안은 국민건강을 우롱하는 악법"이라면서 "의료양극화를 가속화하고 병원노동자의 저임금을 부추기며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한 채 중소병원만 배불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30만 간호사와 7만 간호대학생은 사즉사의 각오로 개악 저지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임을 강조했다.

또한 성 회장은 앞으로 정치참여를 공식화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각 정당별 대통령 후보 경선 뿐만 아니라 올해 대통령 선거와 총선에 간호사들과 대학생들이 정치에 참여해 우리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4일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5만여명의 회원이 20일만에 선거인단으로 등록해 그 힘을 대내외에 과시한 바 있다.

이들은 집회나 정치참여 외에도 의료법에 규정된 간호사 법정인력 기준을 위반하는 의료기관을 고소·고발하는 것은 물론, 간호사, 간호조무사, 간병인, 요양보호사 등 간호 관련 인력의 법적 지위 향상과 임금 및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투쟁을 이어 나가기로 했다.


간협 관계자는 "이미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를 폐기하라는 의견이 과반수임에도 양 의원이 자존심 때문에 자체 폐기 안 하고 있다"면서 "이미 서명운동이 25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100만을 목표로 진행해서 국회에 경종을 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집회에도 불구하고 양 의원이 법안을 철회하지 않으면 간협도 가만히 두고 보지 않겠다"며 "후속으로 여의도 광장이나 올림픽공원 등에서 항의집회를 계속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모인 간호사들은 진형진 전국간호대학생연합회 의장과 박인영 천안지역 간호대학생 대표(순천향대 간호학과)의 선창으로 천안역부터 양승조 의원 사무실까지 이동해 부성동 사거리에서 투쟁결의문을 낭독한 뒤, 철회 촉구를 외쳤다.

한편 이날 집회 전인 오전 9시경에 간호조무사협회도 이에 대한 항의집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사전에 따로 준비된 바가 없어 무산됐다.

간조협 측은 성명서를 배포해 "간협은 명분 없이 개정안을 반대하고 있다"면서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조무사들의 해외 취업 활성화, 수급실태 관리 체계화, 간호서비스 수준 향상 등의 이점을 가져올 것"이라며 조무사들의 세력화와 참여를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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