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Vcpz 감염된 침팬지 균주 HIV와 달라

【HHMI 2002;15(2):4~5 Nancy Ross=AIDS 발생을 논할 때 가장 근거 있는 가설은 HIV(Human Immunodeficiency Virus)가 이종간 전이(cross-species transfer)를 통해 서아프리카지역 침팬지에게서 인간에게 옮겨졌다는 것이다.

즉 유인원 면역결핍 바이러스(Simian Immunodeficiency Virus: SIVcpz)가, 감염돼도 생명에 영향을 받지 않는 야생 원숭이들을 통해 인간에게 전이됐다는 것이다.

대개는, 수렵가들이 SIVcpz에 감염된 원숭이를 사냥하는 과정에서 혈액을 통한 감염이이뤄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AIDS의 병인과 치료법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SIVcpz에 대한 연구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SIV의 존재와 전염경로를 연구해 이같은 가설을 입증해 내기가 그리 쉽지는 않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대상 동물을 생포해 마취시키고 샘플을 채취해야 하는데 동물보호차원에서 이 모든 것이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들에게 아무런 손상을 입히지 않고 SIVcpz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연구팀이 있어 AIDS 치료법 개발에 새로운 희망을 주고 있다. 美 알라바마대학의 Beatrice Hahn, George Shaw 교수팀과 세계적으로 유명한 침팬지 전문가인 Jane Goodall 박사팀으로 구성된 이 연구팀은 SIVcpz에 감염된 야생 침팬지를 최초로 발견해 내는 성과를 거뒀다.

이들이 연구를 진행하는 곳은 팀의 일원인 영장류학자들이 지난 수십년간 근접관찰을 통해 유인원의 행동양식을 연구해 온 대규모 침팬지 서식지다.

영장류학자들이 맡은 역할은 상당히 중요하지만 그리 달갑지는 않은 일로 이들은 아침마다 침팬지들의 배설물을 받아낸다.

이렇게 채집된 샘플을 분석하는 일은 Shaw와 Hahn 박사팀의 몫이다. 일단 소변검사에서 항체가 발견돼 SIVcpz 감염이 확인되면 바이러스의 RNA를 추출해 내고 정밀 분석이 실시된다.

이같은 조사를 거친 58마리의 야생 침팬지 가운데 탄자니아 곰베국립공원에 서식 중인수컷 원숭이에게서 SIVcpz 양성반응을 확인한 연구팀은 이 침팬지의 감염균주를 조사한 결과 HIV와 동일하지 않음을 밝혀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탄자니아 침팬지가 AIDS 발생의 기원이 아님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아프리카 전역에서 이같은 연구를 통해 AIDS의 병인을 찾아내고 획기적인 백신을 개발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Hahn 박사는 "지속적인 채집이 가능한 환경으로 인해 좀더 다양한 SIVcpz 양성반응 샘플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고 이러한 바이러스 샘플의 분석과 기존 바이러스와의 비교를 통해 AIDS 발생의 지리적 기원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한 양성반응을 보인 곰베 침팬지의 바이러스에 대해 지속적인 연구를 진행해 새로운 백신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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