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원자력 성과 전시회 열려

잘못 쓰면 독이 되는 방사선도 잘 쓰면 약이 될 수 있다. 안전성을 높이면서 효과도 배로 증가시키는 방사선의학은 최근 진단은 물론 치료 영역에서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원자력 기술을 주제로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 "국가 원자력 연구개발 성과 한마당 2012"에서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간 원자력연구개발사업을 통해 만들어진 우수 연구성과들을 테마별로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의약품에서 의료기기에 이르기까지 풍요로운 미래를 열어줄 방사선 기술들을 살펴본다.


탄소빔으로 암세포 죽인다

한국원자력의학원 의료용중입자가속기사업단은 자체설계를 통해 제작중인 우리나라 최초의 중입자치료기 "키라우스430(가칭)"을 소개했다. 중입자치료기는 탄소 중입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해 암세포를 파괴하는 기기로 전세계에서 일본 3개, 독일 1개가 운영 중이다.

탄소빔은 양성자치료기에 사용되는 프로톤빔보다 2~3배 높은 치료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10만큼의 에너지를 투입했을 때 프로톤은 10만큼의 살상 효과를 보이지만 탄소는 20~30만큼의 효과를 나타난다. 최고 에너지도 양성자치료기는 240MeV인데 비해 중입자치료기는 430 MeV으로 훨씬 크다.

연구팀은 "중입자가속기는 기존의 X선, 양성자보다 암세포 살상 능력이 최대 3배 높으면서 정상세포 손상이 거의 없어 부작용과 통증을 수반하지 않고 노양자 등 수술이나 약물 치료가 어려운 환자에도 적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1회 치료시간이 30분 이내로 적게 소요되며 전체 치료 기간도 1일에서 4주가량으로 짧다.

일본방사선의학총합연구소(NIRS) 자료에 따르면 X선이나 감마선을 이용한 종래의 방사선 치료 시 간암은 10~20회 치료해야 하지만 중입자치료기를 이용하면 2~4회로 마칠 수 있다. 전립선암도 기존 방법으로는 30~40회 치료가 필요하지만 중입자치료기로는 16회 이내만 받으면 된다.

다만 회전형 젠트리 도입이 크기상(600톤)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에서 양성자치료기에 비해 적응증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이에대해 연구팀은 "로봇 카우치를 이용해 환자 포지션을 바꾸는 형태로 앵글을 커버하려고 한다"고 설명햇다.

중입자치료기는 현재 상세설계단계까지 완료된 상태로 2016년 환자 치료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치료실은 총 4개 만들어질 예정이다.


방사성의약품으로 암세포 표적 치료한다

기존의 방사선 치료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치료 증진제 개발을 위한 연구도 한창이다. 한국원자력의학원 방사선암연구부는 저분자 화합물을 이용한 방사선 치료 증진제 개발 성과를 소개했다.

치료 증진제는 방사선으로 인해 발생되는 DNA 손상 복구 인자 ATM을 억제하는 물질과 항산화효소 발현전사인자인 Nrf2를 억제하는 물질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뉘며, 각각의 표적에 대한 후보물질 2~3종이 확보됐다.

ATM 표적으로는 아크리플라빈이라는 물질이 있으며, 인체종양이식 동물 실험에서도 방사선 조사와 병행시 종양의 억제효과가 증가됐음이 확인됐다. Nrf2 억제제로는 신규 아닐린 유도체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방사선 조사와 병용 시 활성산소가 상승됨과 동시에 세포살상효과가 증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4명의 인원으로 꼬박 3개월 걸려 1만 4800종의 화합물을 다뤘다"면서 "다국적제약사에 비해 단기간 연구가 이뤄졌지만 표적분자의 선정과 효능 면에서 우열순위에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방사선영향연구부에서는 방사선에 의한 정상조직 손상보호제 개발에 대한 연구 성과를, 첨단방사선연구소 생명공학연구부에서는 면역조혈기능 증진 및 암치료보조용 생약조성물 헤모힘(HemoHIM) 개발 성과를 선보였다.

헤모힘은 서울성모병원, 을지대병원에서 실시된 준건강인에 대한 임상 결과 면역조혈기능 개선 효과가 관찰됐으며, 원자력 병원에서 암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예비 임상에서는 항암제 또는 방사선 치료에 의한 면역조혈기능 저하, 피부손상 등의 부작용 경감 효과가 관찰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 동위원소이용기술개발부는 방사선의약품을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현재 7가지 제품이 시판중으로 주로 진단제에 속하며, 표적치료제 1개는 현재 연구자 임상이 진행중이다.

연구팀은 방사성의약품은 기존 조영제와 비슷한 역할을 하지만 나노몰 수준의 아주 적은 양을 한번만 투입해도 같은 효과를 나타내는데다 가격도 비싸지 않은 편에 속한다고 장점을 내세웠다. 더불어 표적 치료제는 암세포를 직접 사멸시킨다는 것을 강점으로 하며 세포 밖에서 작용해 주변에 있는 암세포를 함께 사멸 시키고, 해당 약물이 병변에 도달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사성의약품은 현재 독일이나 미국, 영국, 스위스 등 선진국에서 많이 개발하고 있는 분야로 향후 블록버스터 항암제들의 특허가 만료 되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구팀은 향후 기장에 새로운 연구로가 설치되면 방사성의약품 개발 및 공급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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