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심장학회서 ESC·ACCF·AHA·WHF 공동 가이드라인 발표

심장학계에서 가장 큰 학술대회 중 하나인 유럽심장학회(ESC) 연례학술대회가 지난달 25~29일 독일 뮌헨에서 열렸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핫라인(Hot Line) 세션을 비롯 다양한 연구들이 시선을 끌었다.

연구들과 함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이번에 발표된 6개의 가이드라인이다. 특히 심근경색 정의 가이드라인은 ESC, 미국심장학회재단(ACCF), 미국심장협회(AHA), 세계심장재단(WHF)이 공동으로 발표해 많은 전문가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2007년도 3개 단체의 공동성명서를 업데이트 한 것으로, 심근경색 진단에 대한 큰 틀은 바뀌지 않았다. 바이오마커, 영상의학적 검사와 함께 임상적 소견을 더해 진단하도록 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바이오마커로 권장되고 있는 심장 트로포닌(cardiac troponin)의 비중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미 2007년도 가이드라인에서도 심장 트로포닌은 심근괴사를 평가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로서의 유용성을 인정받아 왔다. 이에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이전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고 있는 심근경색의 분류기준에 심장 트로포닌에 대한 내용을 더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도 2007년도 판과 동일하게 심근경색을 ▲typa 1 : 자연발생적 심근경색 ▲type 2 : 허헐성 불균형에에 이은 심근경색 ▲type 3 : 바이오마커 평가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사망을 야기한 심근경색 ▲type 4a :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PCI)과 연관된 심근경색 ▲type 4b : 스텐트혈전증과 연관된 심근경색 ▲type 5 : 관상동맥 우회로술(CABG)과 연관된 심근경색 5가지 종류로 분류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PCI, 스텐트 혈전증, CABG와 연관된 심근경색을 심장 트로포닌을 평가해 분류하도록 했다. PCI 심근경색의 경우 심장 트로포닌이 정상에 비해 5배 이상(x 99th percentile upper reference limit)이거나 심장 트로포닌이 안정적이지 않을 경우 20% 이상 높아졌을 때로 정의하고 있다. CABG의 경우는 보통 대비 10배 이상(x 99th percentile upper reference limit)일 때 평가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두 종류의 심근경색에서 ▲심근허혈 증상 ▲새로운 허혈성 심전도의 변화 또는 새로운 좌각차단(LBBB) ▲조영술에서 주요관상상동맥의 선명합 상실 또는 말초동맥에서의 혈전증 ▲영상의학적인 심근 손실 또는 병변심벽의 비정상적인 움직임 중 하나가 있여 한다고 정의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도 심근경색이 높은 사망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심질환 사망률이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급성 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률도 10만명 당 20명 선을 유지하고 있다(2010 국민건강통계).

이런 가운데 가이드라인위원회는 이제까지의 경향을 봤을 때 공통된 정의를 공유함과 동시에 바이오마커·이외 진단기준의 변화를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심장 트로포닌 수치로 평가할 경우 심근경색으로 진단할 수 있는 환자수가 급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위원회는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고 있는 정의와 진단기술들이 모든 국가에서 적용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심전도 검사도 힘들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명서를 통해 "바이오마커와 다른 고가의 검사를 진단에서 강제적인 권고요소로 포함시키는 것은 맞지 않다"며, "국가사회적 환경에 따른 유연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가이드라인 위원회도 급성 심근경색에 대한 국가별 진단·치료의 구조적 문제점 판별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 이번 심근경색의 정의가 어떻게 적용될 지 지켜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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