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다 반복 사용하면 오히려 감염위험 커

피임 효과뿐 아니라 HIV 감염을 막아주는 것으로 알려져 전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살정제(spermicides·사진)가 감염질환 예방에 비효과적이라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WHO가 발표한 이 보고서에 의하면 nonoxynol-9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살정제류가 HIV 감염을 예방하지 못하며 과다하게 반복사용하는 여성의 경우 오히려 감염 위험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 HIV 감염 위험률이 높은 여성에게 피임을 목적으로 nonoxynol-9 살정제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nonoxynol-9은 현재 판매 중인 대부분의 살정제에 함유돼 있는 물질로 좌약식 피임약과 더불어 젤, 크림, 스펀지, 거품형태의 피임용 제제로 사용돼 왔다.

이런 가운데 1970년대 이후 nonoxynol-9이 임질이나 HIV와 같이 성관계를 통해 전염되는 감염균을 비활성화 시키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피임용 제제로뿐 아니라 살균제 용도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진행된 임상실험에서 이같은 살균효과는 입증된 바가 없으며 이번 보고서에 인용된 연구에서는 오히려 감염 위험률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nonoxynol-9 성분이 자궁벽이나 내피 등을 파열시켜 감염균의 침투를 용이하게 만들기 때문인데 복용량이 많을 수록 파열의 반복 정도가 심한 것으로 연구결과 밝혀졌다.

한편, 관련 전문가들은 HIV 감염 위험률이 높지 않은 여성의 경우 반복적인 사용을 피하고 nonoxyno-9이 소량 함유돼 있는 살정제라면 안전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WHO 측은 "nonoxynol-9 살정제가 HIV 감염 위험률이 낮은 여성들에게 선택적 피임제제로 사용될 수 있지만 여타 방법에 비해 효과가 적다"며 "높은 감염 위험률의 여성은 피임과 감염예방을 위해 콘돔을 사용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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