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HA·ASA, 비판막성 AF 뇌졸중 예방 경구용 항혈전제 권고안

항응고제 신약들이 "포스트 와파린"이라는 이름표를 떼고 전면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미국심장협회(AHA)와 미국뇌졸중학회(ASA)는 "비판막성 심방세동(AF) 환자의 뇌졸중 예방 약물 권고안"에서 항응고제 신약들을 함께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존 AHA·ASA AF 환자 뇌졸중 예방 약물 권고안이 위험도 평가, 와파린 위주의 약물 치료 및 예방 권고안에 다비가트란에 대한 내용만 가지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항응고제 신약들의 위치는 그야말로 "약진"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이번 업데이트 권고안에서는 와파린과 함께 다비가트란, 리바록사반, 아픽사반을 비판막성 AF 환자의 뇌졸중 예방 및 재발 예방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항응고제 신약, 효과·안전성에서 와파린과 동등 혹은 그 이상

이번 업데이트 권고안 공동저자인 알퍼트의대 Karen L. Furie 교수는 이에 대해 "새로운 항응고제들이 임상연구 등에서 와파린과 동등한 색전성 뇌졸중 및 출혈 예방 효과를 보였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우선 안전성 면에서 와파린보다 뛰어나고, 효과면에서도 최소한 동등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와파린보다 간단하게 임상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도 무게를 실었다. Furie 교수는 "항응고제 신약들이 경구용인만큼 치료 및 관리전략을 더 간단하게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와파린의 경우 INR 수치를 주기적으로 평가해줘야 하지만, 신약들의 1일 1회 또는 2회의 복용전략이기 때문에 뇌졸중 예방에 대한 환자들의 순응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는 것이다.

▲FDA의 승인이 전부는 아니다

AF 환자의 뇌졸중 위험도가 연령, 판막성 동반질환을 고려할 때 최고 20배까지 높아진다는 점에서 새롭고 간편한 예방약물들이 권고안에 이름을 올린다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하지만 미국 내 학회가 권고안을 제시하고 있는만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지 못한 아픽사반이 권고안을 올렸다는데 대해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현재 아픽사반은 FDA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중으로 주요 연구인 ARISTOTLE 연구의 추가 자료 제출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Furie 교수는 "FDA는 적절히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고, 아픽사반에 대한 추가 자료를 요구한 것이 부정적인 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근 시일 안에 승인을 받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권고안에 포함시킨 것이 의외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권고안 작업은 FDA의 승인을 받은 약물만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임상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약물들 전체를 검토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비가트란의 출혈도 빼놓을 수 없는 이슈다. 이에 Furie 교수는 "다비가트란 출혈은 아직 사례보고 수준이고, FDA가 이에 대해서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임상시험 디자인에서의 결과와 실제 경험에서의 결과는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시판 후 출혈에 대한 추적관찰이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적절한 시기의 신약 권고…위험도는 꾸준히 고려해야

이번 권고사항에 대해 전문가들은 적절한 시기에 잘 만들어진 가이드라인이라고 평했다. 새로운 제제들은 사용하기가 쉽고 약물 간 상호작용이 많지 않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더 많은 환자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단 항응고제 신약들도 다른 경구용 항응고제들과 마찬가지로 출혈 위험도를 높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3상임상에서는 와파린 대비 뇌출혈 위험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유럽의약국(EMA)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다비가트란으로 인한 출혈율이 임상시험보다 낮다는 내용은 신약들의 안전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편 이번 권고안에서는 신약들 간 우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아직 약물들 간 직접 비교(head-to-head 연구)가 없었기 때문. 또 신약들이 와파린보다 앞서서 사용되는 것에 대해서는 권고하지 않았다. Furie 교수는 "오랜기간 와파린으로 합병증 없이 잘 관리되고 있는 환자들이 잠재적인 유해반응과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신약으로 전환할 필요는 없다"고 부연했다.



▲새로운 권고사항

△와파린(Class Ⅰ, 근거수준 A), 다비가트란(Class Ⅰ, 근거수준 B), 아픽사반(Class Ⅰ, 근거수준 B), 리바록사반(Class Ⅱa, 근거수준 B)은 비판막성 AF 환자의 1차 및 2차 뇌졸중 예방에 사용할 수 있다. 약물의 선택은 환자의 위험요소, 비용, 내인성, 환자의 선호도, 잠재적 약물의 상호작용, 와파린 복용군에서는 INR 치료범위 등을 고려해 선택하도록 한다.

△다비가트란 150 mg은 1일 2회 복용으로 와파린 대체 약물로 사용할 수 있고, 크레아티닌 청소율(CrCl)이 30 ml/min 이상 등 하나 이상의 위험요소가 있는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다(Class Ⅰ, 근거수준 B).

△약물역동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다비가트란 75 mg은 1일 2회 복용으로 AF 환자에게 투여 고려를 권고한다. 15~30 ml/min의 CrCl 등 하나 이상의 위험요소가 있는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다. 단 CrCl 15 ml/min 미만인 중증 신부전 환자에게는 권고하지 않는다(Class Ⅱb, 근거수준 C).

△아픽사반 5 mg은 1일 2회 투여전략으로 비판막성 AF 환자군에게 아스피린 대신 사용할 수 있다. 단 환자들은 비타민 K 길항제를 투여하지 못하는 이들 중 하나 이상의 추가 위험요소가 있고, 80세 이상, 60 kg 미만, 혈청 크레아티닌 1.5 mg/dL 이상 세 가지 중 2개 이상의 영역에 해당되는 경우로 한다(Class Ⅰ, 근거수준 B). 이 환자군에 대해 아픽사반 2,5 mg에 대한 명확한 효과 및 안전성 근거는 구축되지 않았지만 투여를 고려할 수 있다(Class Ⅱb, 근거수준 C).

△아픽사반 5 mg도 1일 2회 투여전략으로 비판막성 AF 환자에게 와파린과 동등한 안전성과 효과를 보였다. 단 대상 환자군은 중 비타민 K 길항제가 투여 가능한 이들 중 하나 이상의 위험요소가 있거나 80세 이상, 60 kg 미만,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가 1.5 mg/dL 이상인 이들이다(Class Ⅰ, 근거수준 B). 아픽사반 2.5 mg 1일 2회 투여전략에 대해서는 아직 안전성 효과에 대한 근거가 구축되지는 않았지만, 고려할 수 있다(Class Ⅱb, 근거수준 C).

△아픽사반은 단 CrCl이 25 ml/min 미만인 이들에게는 사용해서는 안된다(Class Ⅲ, 근거수준 C).

△비판막성 AF 환자 중 뇌졸중 중등도~고위험군(이전 일과성 허혈 발작 병력이 있거나 전신성 색전증, 2개 이상의 추가 위험요소가 있을 경우) 리바록사반 1일 20 mg도 와파린 대신 투여할 수 있다(Class Ⅱa, 근거수준 B).

△신장 기능이상과 뇌졸중 중등도~고위험군인 바판막성 AF 환자 중 CrCl 15~50 ml/min인 경우 리바록사반 1일 15 mg도 고려할 수 있다. 단 이에 대한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근거는 구축되지 않았다(Class Ⅱb, 근거수준 C).

△CrCl 15 ml/min 미만일 경우에는 리바록사반을 투여하지 않는다(Class Ⅲ, 근거수준 C)

△다비가트란, 리바록사반, 아픽사반과 항혈소판제제와의 병용요법에 대한 안전성, 효과에 대한 근거는 구축되지 않았다(Class Ⅱb, 근거수준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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