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넘게 사는 사람 10만명당 1명

사람이 누릴 수 있는 최대수명은 100세, 120세 또는 125세라는 학설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100세를 희망 또는 기대수명으로 하고 있다. 동양의 경우 이러한 성향이 더욱 두드러진다.

미국의 생물 통계학자 S. Jay Holshansky는 21세기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100살 넘게 장수하기는 힘들다고 "Science"誌 최근호에 발표, 100세설을 강력히 뒷받침했다.

1985∼1995년 사이 프랑스와 일본 그리고 미국을 대상으로 한 생명관련 조사에 따르면이미 전 연령층에 대한 사망률이 낮은 이들 나라에서도 지금 보다 사망률이 85% 더 감소해야 100세 넘게 장수하는 일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혀 서양에서도 100세설에서 크게벗어나지 않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수명이 100세라는 근거는 무엇인가.

지금까지 알려진 학설만 해도 무려 300여 가지나 되지만 어디까지나 가설일 뿐 명확한과학적 근거를 갖는 정설은 거의 없다.

다만 제시된 근거가 얼마만큼의 객관성을 갖는지에 따라 정설로 간주되고 있을 뿐이다.

이 중 네덜란드인의 생명곡선이 대표적이다. 인구학자들은 이 곡선을 가장 완벽한 학설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1751년∼1992년까지 매년 태어난 사람(여자)에 대한 출생기록을 근거로 연간 인구수를표시한 이 생명곡선은 영유아 등 15세 이전에 사망하는 조기사망률이 높던 19세기 이전(1751∼1930년)이나 영유아 사망이 거의 없는 20세기(1941∼1992년) 네덜란드인의 최종 생존기간은 모두 100세 가까운 지점에서 정점을 이룸으로써 인간수명은 100세 전후라고 결론을 내리는 것이다.

즉, 사람이 태어나서 15세 이전에 조기사망하지 않고 건강한 삶을 영위한다면 100세를전후한 연령까지 살아가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 수명이 짧은 포유류 실험동물의 생명주기를 기준으로 사람과 비교, 100세를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포유동물의 세포는 왕성한 가임시기(사람은 20세전후)까지 성장하고 그 이후의 세포는성장기간의 5∼6배 생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근거로 하여 100세를 주장하는 학설도 적지 않은 설득력을 갖는다.

그간 가장 오래 산 사람의 나이가 125세라는데 근거를 두는 설도 있다.


최장수 한국인

학계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100세를 넘긴 사람은 인구 10만 명당 평균 1명 정도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100세 이상 장수인은 이보다 훨씬 많다.

서울의대체력과학노화연구소 박상철 교수팀이 2001년에 조사한 100세 이상인 사람은 모두 2,221명으로 인구10명당 4.7명이나 된다.

그러나 최고연령이 얼마인지를 밝히는 데는 조심스러워 한다. 그는 100년전 우리나라 호적관련 행정이 불완전함으로써 이를 근거로 한 현재의 주민등록상 기록에 오류가 적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스스로 자신들이 몇 년도에 출생했는지를 정확하게 기억하는 경우가 드물고 다만 12간지의 띠를 확인하는 정도가 자신의 출생에 대한 유일한 정보인 경우가 흔하다.

더군다나 도시지역보다 행정력이 미약했던 시골출생 100세인이 대부분이란 점은 객관성 있는 명확한 근거라고 인정하기에는 모자람이 있다.

따라서 박교수가 "보다 과학적으로 확인을 해봐야 함"을 전제로 밝힌 한국인의 최장수연령은 112세이다.

하지만 지난 6·13 전국동시 지방선거에서 112세의 부산거주 한기화 할머니와 118세의전남 화순 김삼례 할머니가 투표를 했다고 보도된 것으로 미루어 이보다 더 장수한 사람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세계의 장수인

장수국가인 일본의 100세 이상 노인은 무려 1만1,346명으로 한세대(30년) 전인 1970년의 300명에 비해 4배 가까이 늘어나는 추세다.

그간 보도된 세계적인 최장수인의 연령은 141세로 네팔의 비르 나라얀 차우다리 마즈히옹 할아버지이다.

그는 출생증명서가 없어 기네스에 오르지 못한 채 네팔에서만 세계 최장수 인물로 인정돼오다 99년 숨졌다.

태어날 당시만 해도 네팔에 출생증명서를 발급해 주는 제도가 아예 없었기 때문에 출생 일시를 증명할 길이 없어 최장수 나이에 대한 세계적 공인을 받지는 못했다.

139세의 이집트인 아미나 하사보라도 출생기록 등 나이를 입증할 자료가 미비해 생존하고 있는 비공식 최장수인. 곧 자료를 준비, 기네스북에 올릴 계획이라고 작년 10월에 보도됐다.

도미니카 공화국 포츠머스의 엘리자베스 이스라엘이란 할머니가 125세로 밝혀져 2002년 세계 최장수로 인정받게 됐다고 LA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그녀는 그동안 자신의 정확한 나이조차 모른 채 살아왔으나 지난해 말 인근 성당에서 1875년 1월 출생직후 세례를 받은 기록이 발견됨에 따라 나이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1997년 사망한 프랑스의 잔 칸망 할머니는 122세 164일 살았다. 베트남의 장 칼몽 할머니도 같은 나이이지만 공인 받지 못하고 있다.

브라질의 아나 마르틴스 다 실바 할머니는 121세로 현재 생존해 있다.

남아프리카의 도라 제이콥 할머니는 2000년 120세를 맞았으나 생존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

미국의 메리톰슨 할머니는 작년 10월 119세로 사망했지만 출생기록이 소실돼 기네스북에 오르지 못했다.

이외에도 119세 장수인은 캄보디아의 섹이, 1999년에 사망한 미국의 사라 나우스 할머니. 올 1월 17일 사망한 캐나다의 마리 루이즈 메이외르와 미국의 사라 클라크는 117세이다.

중국의 두핀화 할머니는 116세, 미국 미시건주 콜드워터시의 양노원에 있는 모드 팰리스루스 할머니는 올1월21일 115세의 생일파티를 맞았고 역시 미국의 루즈(2002년 3월 사망), 프랑스의 마리 브르몽(2001년 6월 사망)할머니도 115세이다.

영국의 에바 모리스 할머니는 115세를 1주일 앞두고 2000년 11월 2일 사망했다.

일본의 가고시마에 사는 혼고 가마토 할머니는 114세. 일본의 후쿠오카에 사는 주간지유기치 할아버지와 이탈리아 안토니오 토데 할아버지(2002년1월 사망)는 113세로 남성최고령자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일본의 쌍둥이자매 중 킨 할머니는 107세(2000년 사망), 긴 할머니는 108세로 작년 2월 사망했다.


한국의 장수벨트

우리나라 100세인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서울의대 박상철 교수는 장수에 대한 일반인들이 갖는 가장 중요한 의문 중 하나인 "특정한 장수지역이 있는가"에 해답을 조사보고서인 "한국의 100세인과 장수벨트"에서 제시했다.

그는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장수지역에 대한 보고가 간헐적으로 있어왔지만 지역별 장수정도를 판정하는 기준이 애매해 항상 문제점이 됐었다며 이번 조사에서 이 의문을 풀 조사를 했다는 것이다.

조사팀인 서울농대 이정재 교수팀이 개발한 컴퓨터와 지리정보 분석기법을 결합한 지리정보시스템을 이용, 국내 각종 자료와 지역별 고령 인구지수와 장수도를 비교, 장수인자를 찾아내는 시도를 했다.

분석결과 의외의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역별 광공업지수와 지방세율이 비교적 유의한 연관인자로 분석된 것이다.

즉, 장수지역은 지방세율이나 광공업지수가 전국 평균에 가까운 지역으로서 가난하거나 부유한 지역이 아니고, 너무 개발됐거나 개발되지 못한 지역이 아닌 적절하게 개발되고 경제생활을 영위하는 곳이 장수지역으로 판정된 것이다.

또 1990년도에는 비교적 평야지대와 해안지대가 장수지역을 밝혀졌으나 10년 후인 2000년도 조사에서는 중산간지대로 이동하는 현상으로 보였을 뿐더러 지역간 장수의 정도차이가 유의하게 감소하고 장수지역이 증가하는 추세를 확인했다.

박교수는 이같은 결과로 미루어 볼 때 특정지역에 국한된다던 장수지역에 대한 종래 개념과 달리 사회적 환경의 변화에 따라 장수지역의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소백산맥, 노령산맥주변의 중산간지역과 전남 및 제주의 해변지역으로 이어지는 역V자형의 한국 장수벨트를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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