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계 큰 별 떨어지다
의학계 큰 별 떨어지다
  • 손종관 기자
  • 승인 2012.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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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근원, 고창순 교수 별세
우리나라 의학계의 큰 별들이 떨어졌다. 비뇨기과학의 초석을 다진 주근원(94세), 핵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고창순(80) 서울대 명예교수가 각각 5일과 6일 별세했다.



첫인턴 선발·비뇨기과창립 주역 주근원
경성제대 의학부를 졸업한 주근원 교수는 1946 서울의대 비뇨기과학교실을 창립한 이후 1983년 정년퇴임시까지 37년간 교육자로 헌신했고 최근까지도 함춘회관 사무실에 출퇴근했다.

특히 6·25 전쟁 이후 보사부가 전문의제도 도입실시 방침을 결정하자 서울대병원 수련부장이던 고인은 미네소타대학에서 전국적으로 파견된 Flink교수와 협의, 1958년 4월 처음으로 제1회 인턴을 선발했다. 이것이 우리나라 인턴·레지던트의 효시며, 후에 전문의제도를 확립하는 계기가 됐다. 또 대학병원 의사요원의 확보가 시급해지자 1958년 국방부와 협의, 의대졸업생중 군요원을 책정,수련기관서 5년간 전문교육을 마치고 군에 입대토록 하는 소위 "Kim"s Plan"을 시행토록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더 나아가 의학교육 발전을 위해 block lecture 강의방식을 도입한 것도 이때였다.

학화활동도 적극적이어서 대한비뇨기과학회의 창립 주역은 물론 불임학회, 신장학회, 이식학회, 화학요법학회, 감염학회 등의 창립에 핵심역할을 했고 1970년 의협 학술이사였을 당시엔 우리나라에서 처음 개최된 제7차 아세아태양주의학협회(CMAAO)의 학술준비위원장을 맡아 성공적으로 대회를 치렀다. 1983년 정년후 한국자동차보험회사 상임고문으로 취임하게 되자 교통사고 예방과 공정한 후유장애 평가가 필요하다고 판단, 오랜 준비를 거쳐 1989년 한국배상의학회를 창립하기도 했다.

고인은 지난 2002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인생을 오래 살아가다보면 "덕은 무한하고 힘은 유한하다"는 것을 항상 느끼게 된다며,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나는 의사"라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담담하게 표현한 바 있다.
그리고 의대난립에 따른 의사 과잉은 향후 의료 왜곡현상을 불러일으킬 것이고 의료현실을 무시하는 정부의 강한 통제는 의료질의 추락을 우려하게 된다는 경고를 하기도 했다.



김영삼 대통령 주치의 지낸 "핵의학의 아버지" 고창순
1932년 경남 의령에서 태어난 고창순 교수는 부친의 영향을 받아 서울의대에 진학했다. 의예과 과정을 마치고 곧 일본으로 건너가 1957년 쇼와의대를 졸업했다. 1962년 레지던트를 수료하고 1964년 원자력 방사선의학연구소의 경험을 토대로 1969년 서울대병원 핵의학과에서 근무하면서 의공학과 핵의학 발전의 초석을 다지게 된다. 이후 의공학과에 민병구 교수를 영입하는 등 의공학에 대한 기반을 마련하고 의공학에 뜻이 있는 의학계 및 공학계 학자들과 함께 1979년 대한의용생체공학회를 창립시켰다.

특히 1986년 정보화 사회를 지향하자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 뜻을 함께 하는 의료계, 학계, 산업계 인사들이 한데 모여 창립된 대한의료정보학회는 대상분야를 의료분야로 국한하고 있으나 관련 학문 분야로는 의과학은 물론 컴퓨터공학, 산업공학, 경영정보학 등에도 문호를 개방, 의학분야에 융합을 도입했다.

1998년에는 국제의료정보학회의 학술제전인 "메디인포 98"을 서울에서 개최, 세계속에 한국의료정보학회를 선명하게 자리매김 하기도 했다.

고인은 김영삼 대통령주치의란 최상의 위치까지 올랐지만 정작 가장 큰 업적은 의료공학·의료정보학의 개념을 처음 도입, 이 땅에 뿌리내리게 하는 등 환자진료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부문에서였다. 청소년기에 가졌던 공학도의 꿈을 사실상 의학에서 꽃을 피운 것이다.

고인은 평소 "나는 시스템 디자이너"라고 소개했다. 시스템은 과학이고 디자이너는 예술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질적인 개념을 융합시키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는 것. 그리고 그것은 개념의 융합뿐만이 아니라 종사하는 두뇌까지도 융합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장암·십이지장암·간암을 이겨내면서도 주체할 수 없는 아이디어로 주위와 후학들에게 각종 정보와 삶의 지혜를 전해왔다.

가천의대 초대총장, 대한내과학회장, 대한내분비학회장, 대한핵의학회장, 대한노화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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