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당뇨병 특성 답을 찾는다"

한국 질환 코호트, 결과를 기다린다
1. 코호트 추적관찰로 치료방법 찾는다
2. 2형 당뇨병 임상연구센터 – 김영설 센터장
3. 간경변증 임상연구센터 – 한광협 센터장
4. 류마티스 관절염 임상연구센터 – 배상철 센터장

제2형 당뇨병 임상연구센터(KNDP) 코호트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는 서구와 다른 국내 당뇨병 환자의 특성 규명과 당뇨병 이환 및 합병증 유병 시기, 그리고 이를 반영한 진료지침의 개발이다.

현재 센터에서는 제2형 당뇨병 환자 4256명을 대상으로 2008년부터 코호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기간은 7년으로 2014년 종료 예정이다.

김영설 센터장(경희의료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은 "이 연구가 국내 당뇨병 환자의 사망률, 주요 사인, 합병증 발생시기, 합병증 종류별 평균 발생시기 등 전반적인 역학 관련 근거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아직 KNDP 코호트 연구가 종료되지 않아 전반적인 당뇨병 진료지침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우선적으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인슐린 치료와 혈당관리 지침"을 발표했다.

KNDP에 포함된 병원들에서 진료지침 치료군과 이외 치료전략 적용군을 비교해 이를 근거로 개원의들에게도 널리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KNDP가 진료지침 보급에도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이유는 심평원의 기준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학계와 심평원의 기준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점은 고질적으로 지적돼 온 문제다.

그럼에도 김 센터장은 국내 자체의 근거를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예로 당뇨병 1차 치료약물은 메트포르민으로, 관리가 안 될 경우에 타 약물로 전환 또는 병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는 심평원과 함께 미국과 유럽의 가이드라인에서도 제시하고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국내 당뇨병 환자는 서구 환자와 다르게 70%가 비만하지 않은 환자로 환자들의 인슐린 자체가 부족하다. 이에 메트포르민보다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설포닐우레아가 1차 약물로 더 잘 맞을 수도 있다는 것.

일본에서는 이미 연구를 통해 일본 환자들은 인슐린이 부족해 설포닐우레아를 1차 약물로 사용해야 한다는 결과를 제시한 바 있다. 이렇듯 연구를 통해 심평원이 활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최근 당뇨병 학계가 주목하고 있는 당뇨병 전단계(pre diabetes)에 대해서도 보통 약물을 사용하지 않지만, 일본 연구에서는 α-글루코시다아제 억제제를 투여했을 때 3년 간 당뇨병 환자가 50% 예방됐다는 결과를 보인 바 있다. 이에 KNDP는 당뇨병 이환 및 합병증 발생 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의 규명도 연구계획에 포함시키고 있다.

UKPDS 연구가 롤모델
당뇨병 학계에서 가장 인정받고 있는 코호트 연구는 영국의 UKPDS 연구다. 1999년 10년 추적결과를 발표했고, 2008년에 20년 추적연구를 발표했다.

초기 10년 추적연구에서는 식이요법으로 관리하는 환자들보다 적극적인 약물 및 인슐린 치료를 받은 환자들에서 미세혈관 합병증 예방효과는 있었지만 심질환, 뇌졸중 등 거대혈관 합병증은 예방하지 못했다는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이후 추가 10년 추적 연구에서는 혈당조절이 심질환도 예방할 수 있다는 결과를 보인 바 있다.

이렇듯 UKPDS 연구를 코호트 연구의 롤모델로 꼽는 이유는 20년이라는 기간 때문이다. 규모 면에서는 미국의 DCCT, 일본의 JDCS 연구 등 외국의 대표적인 코호트와 비교했을 때 UKPDS 연구 6000명, JDCS 연구 2000명, DCCT 연구 1400명으로 KNDP 연구가 작은 편은 아니다.

그는 "규모의 문제가 아니라 지속력의 문제다. 이 정도 규모의 연구라면 통계적인 근거를 확보하는데 부족함이 없다"며 "임상자료 및 바이오 샘플들을 지속적으로 분석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NDP를 포함 근거창출임상연구국가사업단(NSCR)에서는 총 10개의 임상연구센터를 지원하고 있다.

그는 "내년에 종료될 센터들도 있고, 2014년에는 KNDP도 종료되는데 지속적으로 지원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라고 우려를 표하며 "국가 지원이 안 된다면 연구자들 간 컨소시엄을 만들어서라도 지속적으로 환자들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코호트 연구 지속의 문제로 환자들의 연구 탈락(drop out)을 꼽았다. 환자들이 이사를 가거나 이민을 가고 병원을 옮기게 되면 추적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외국은 전화번호로 추적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개인정보보호법으로 인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심평원과 통계청과 연계해 환자 추적을 진행하고 있다. 환자들이 병원에 오지 않아도 심평원의 처방기록 등을 통해 추적할 수 있고, 통계청의 경우 사망한 환자들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KNDP 코호트 연구로 다양한 자료 기대

진료지침 이외에도 KNDP 코호트 연구를 통해서는 다양한 자료와 근거들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당뇨병 합병증에서는 유병통계와 함께 발생원인도 어느 정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혈압, 고지혈증, 고혈당, 체중이 주요 합병증 원인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이는 50%의 환자에만 해당되고, 나머지 50%는 명확한 원인이 없어 유전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위험도 평가 도구도 개발 중이다. 현재는 미국 플래밍험연구(Framingham Study)의 위험요소 평가모델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 모델은 당뇨병 환자에서는 잘 맞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UKPDS 연구에서는 UKPDS 엔진을 별도로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다.

이에 KNDP도 국내 환자들의 위험도를 평가할 수 있는 KNDP 엔진을 만드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현재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환자 혈당 관리 프로그램, 심혈관 위험도 평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조기 인슐린 요법의 효과에 대해서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연구팀은 초진을 받는 환자들을 인슐린과 경구용 혈당강하제 환자군으로 나눠 6개월 간 치료를 시행하고 2년 동안 경과를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김 센터장은 "우리나라 환자들의 경우 췌장 기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이를 회복시키거나 살릴 수 있는 방법으로 조기 인슐린 전략을 비교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KNDP 중간결과에서는 초기 인슐린이 췌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그는 경제성 평가(cost-effective) 연구를 강조했다. 그는 "약물들이 효과가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약물별 경제적인 혜택에 대해서는 자료가 없다"면서 "치료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그는 "이제까지 미국당뇨병학회(ADA), 유럽당뇨병학회(EASD) 등에서 단편적으로 발표됐던 성과들을 정식 논문으로 발표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내년에 종합적인 결과물을 발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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