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현실에 맞는 임상자료 구축하는 성과냈다

한국 질환 코호트, 결과를 기다린다
1. 코호트 추적관찰로 치료방법 찾는다
2. 2형 당뇨병 임상연구센터 – 김영설 센터장
3. 간경변증 임상연구센터 – 한광협 센터장
4. 류마티스 관절염 임상연구센터 – 배상철 센터장

값이 비싸도 효과가 좋은 약을 써야 할까, 아니면 효과는 조금 떨어지더라도 저렴한 약을 쓰는 것이 좋을까? 간이식이 시급한 사람들은 어떤 환자군일까?

이에대한 답을 찾기 위해 간경변증 임상연구센터에는 현재 전국 32개 대학병원에서 153명의 연구자가 참여, 총 5개 세부과제를 통해 간질환자의 진단 및 치료 등에 다양한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한광협 센터장(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은 대표적인 코호트로 대상성 간경변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1세부과제의 SOUL 연구와 비대상성 간경화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4세부과제를 소개했다.

SOUL 연구에서는 간경변으로 인한 합병증의 예방법을 찾기 위한 코호트가 진행 중이다. 항바이러스치료가 권장되는 환자군이나 국내 보험 적용이 안 돼 실질적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에 대한 치료 성적을 보고자 하는 것으로, 라미부딘과 엔테카비어 투여의 비용대비 효과성을 살펴볼 계획이다.

한 센터장은 "항바이러스제 치료군에서 간경변증 합병증 발생 예방 효과 규명을 위해 환자군을 확보하고 전국적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 SOUL 연구의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4세부과제는 합병증이 있는 비대상성 간경변의 자연경과를 살펴보는 코호트로 그동안 중간발표를 통해 합병증이 1가지보다는 2가지 이상 갖고 있는 사람에서 확실히 사망률이 높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대상자들은 간경화 환자 중 복수, 혼수, 출혈 등이 발생한 합병증 환자로 11개 대학병원에서 1514명이 등록돼 있다.

한 센터장은 "이 연구에서는 합병증 발생 당시 간질환의 원인, 병력, 간기능 상태, 이후 생존을 추적하고 있다"면서 "장기 코호트 관찰을 통해 간경변증 환자의 생존모델을 구축하고, 새로운 치료방법을 연구해 증명함으로써 근거 중심의 간경화 환자 진료가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1단계에 3년씩 총 9년짜리 과제를 맡아 쉴새없이 달려온 끝에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SCI 논문만 100여편을 발표했고, 간경변 진단을 위한 분석방법이나 간질환의 예방 또는 치료용 조성물에 대한 특허도 출원했다.

한 센터장은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여러 대학 간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됐고, 전체 의학계 내에서 임상연구의 중요성이나 임상연구의 질적 수준을 많이 끌어올리는 역할을 해왔다"면서 "앞으로도 임상연구를 통해 의료계에 파급효과를 올리는 데 더욱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Q: 코호트 연구가 필요했던 배경은?

A: 기존에 만들어졌던 진료 가이드라인의 근거 자료가 상당수 외국 논문을 기초로 해 어떤 부분은 우리 현실에 맞지 않는 것도 있었다. 반면 국내 논문들은 하나의 근거자료로 쓰기에 미흡한 점이 많았다.

그러나 이번 과제를 통해 전향적 다기관 연구를 수행함으로써 충분한 임상자료를 얻을 수 있었고 상당히 높은 수준의 근거도 제시할 수 있다.

Q: 그동안의 성과는 무엇인가?

A: 1세부과제를 통해 B형간염에서 항바이러스 치료를 언제까지 해야 할지, 치료반응이 좋지 않을 사람과 좋을 사람을 어떻게 구분할지 알게 됐고, 이는 지난해 발표된 진료가이드라인에 반영됐다.

특히 20개 기관이 참여한 투약 종료 시점에 대한 연구는 미국의 가장 권위 있는 잡지인 Hepatology에 게재됐으며, 전 세계적으로 연구가 가장 잘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Q: 정부의 임상연구센터 지원에 대해 일부 회의적인 시각에 대한 생각은?

A: 아직 정착하려는 단계인데 너무 많은 것을 욕심내고 기대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그동안 과제를 통해 우리 센터에서만 SCI 논문을 상당수 발표했고,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중요한 임상 정보를 밝히기도 했다.

국제적으로도 한국의 의학수준을 상당히 높이고 한국에 대한 시각을 달리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지엽적인 부분이 아니라 큰 뿌리를 봐야한다.

Q: 과제가 이제 3단계 중반에 접어들었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A: 조만간 간경변증센터에서 의욕적으로 전개됐던 여러 연구들이 최종 마무리돼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 같다. 올해는 대한내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진료지침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더불어 그동안 구축된 코호트나 여러 임상자료를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필요하다면 일부 과제는 추가적인 지원을 통해 좋은 임상진료지침을 세우는데 근거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임상연구를 통해 적정진료와 의료비의 효율적 관리도 가능한 만큼 정부에서도 과제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과 논의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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