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티스템 개발자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하철원 교수

“카티스템 개발 발표 이후 갑자기 줄기세포 주사를 놔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카티스템은 신약으로 분류돼 엄격한 관리를 하며, 수술로 투여하게 된다. 기술 개발에 비해 규제가 따라가지 못하는 틈을 이용한 과도한 줄기세포 마케팅을 주의해야 한다.”

무릎연골재생 줄기세포치료제인 카티스템 공동개발자인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하철원 교수는 잇따른 줄기세포 신약 허가 발표 이면의 과도한 줄기세포 경쟁을 우려했다.

줄기세포 추출이 마치 간단한 것처럼, 논문이 거의 없는데도 효과가 있는 것처럼, 0.01%라도 줄기세포인 것처럼 과대포장되는 사례가 많다는 지적이다.

우선 줄기세포라는 용어 사용부터 문제다. 올초 골수 유래세포를 추출하기 위한 주사 키트가 신의료기술로 승인받은 것이 발단이었다. 그는 “골수유래세포 주사나 골수유래 세포술, 농축세포술로 표현해야 맞지만, 줄기세포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며 “의협, 복지부, 심평원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에 끊임없이 회신을 보내 줄기세포 용어 사용 보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신약은 식약청에서 엄격하게 관리하지만, 시술은 다르다. 단순히 의료기기 허가를 받아 이 틈을 탄 업체들이 눈에 띄고 있는 것. 개원가를 돌면서 세상에 밝혀진 줄기세포라고 홍보하는 동시, 비급여 상품과 앞선 기술을 노리는 원장들로부터 선택되고 있다.

하 교수는 “결국 문제가 발생하면 시술을 진행한 의사에게 책임이 돌아간다”며 “문제가 생기면 회사의 책임소지는 빠져나갈 수 있으며, 단순히 키트와 주사기만 제공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허가를 받지 않은 채 국내 법망을 피해 일본, 중국 등 해외 각지에서 시술받는 사례도 늘어나는 것도 문제다. 그는 “엄격한 동물실험을 거친 다음 사람에게 임상을 해야 한다”며 “근거없는 시술은 사람에게 동물실험을 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쓴소리를 냈다.

신약 하나를 임상연구하기 위해서는 십수년이 소요된다. 카티스템의 경우 1년에 토끼 수백마리를 잡아가면서 4~5년간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7명을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하는데도 3년 이상 걸렸다. 하 교수는 “안전성과 유효성은 환자를 위해 대단히 중요하고, 조심스러운 부분”이라며 “환자에게 충분히 위험성을 밝혀야 하며 이를 토대로 장기추적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체 기간을 합치면 7~8년 가량 장기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카티스템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처음 수술했던 환자가 7년여의 시간이 흘렀지만, 문제된 환자는 없었다”며 “3상 환자들도 3년 가량이 지났고, 4상을 장기추적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5월 비급여로 판정난 이후 6월초부터 실제 환자 사례도 나왔다. 이제 논문에 담아 발표하는 일만 남았다. 그는 “다만 세포치료제는 나올때마다 독성시험, 안전성 시험을 거쳐야 한다”며 500만원 이상의 고비용을 아쉬워했다.

그만큼 줄기세포 연구비로 할당된 1004억원은 환자를 위한 지원이 늘어나야 한다는 생각이다. 하 교수는 “선진국에 비해 터무니없이 부족한 기초연구보다 기술을 실용화하고, 이를 환자에게 적용하는 임상연구에 지원이 늘어나야 한다”며 “치료제와 치료법이 없는 난치성 환자들의 니즈에 맞춘 줄기세포 연구 지원 로드맵을 제대로 짜야 한다”고 덧붙였다.

덩달아 필요한 것은 줄기세포 콘트롤 타워이다. 그는 “복지부, 교과부 등을 한데 아우르는 줄기세포 콘트롤 타워를 설립해 네이처 등 세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지금, 줄기세포 산업을 키워야 한다”며 “정부가 잘못된 정책 하나가 전체 국민들을 현혹시킬 수 있고, 산업 발전을 좌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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