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세계 간염의 날 맞아 국가 및 사회 관심 촉구
바이러스성 간염은 특히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약 200만명이 B형 또은 C형간염에 감염돼 있을 것으로 추계되고 있지만 상당수가 관리를 제대로 못받고 있는 실정이다. 대한간학회 김창민 이사장(국립암센터 간암센터)은 세계 간염의 날을 맞아 간염 퇴치를 위한 인식 개선 및 보건의료 정책 제안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며, 국가와 사회의 관심을 촉구하고 나섰다.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국민의 10%는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다. 백신이 접종되기 시작하면서 B형간염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지만 김 이사장은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고 했다. 감염자 중 상당수가 자신이 감염돼 있는지 모르고, 알고 있더라도 제대로 관리를 안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0 국민건강통계에 의하면 19세 이상 인구 중 3%, 30세 이상에선 3.7%가 B형간염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어 연령이 낮아질수록 점차 그 수가 적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형간염의 경우 올해부터는 국민건강영양조사 항목에 포함됐지만 이전까지는 전체를 대표할만한 사람으로 전수조사가 이루어진 바 없어 정확히 얼마나 증감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김 이사장은 건강보험공단 데이터에 잡혀 있는 사람들은 일부에 불과하며, 그 중요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틀림없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급성인 A형간염과 달리 B형, C형간염은 만성으로 진행될 확률이 높은데, 결국 이 환자들은 자신이 간경변증, 최악의 경우 간암에 이르러 사망할 수 있음을 모르고 있는 셈"이라면서 "제대로 치료를 받으면 생명을 건질 수 있음에도 관리가 되지 않는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세계 간염의 날을 만든 취지도 이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와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경각심을 일으키고 인식을 높이자는 것이다.
간학회에서는 2005년부터 매년 간의 날 행사이 되면 병원을 중심으로 B형, C형간염에 대한 건강강좌를 실시하고, 여기에 모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무료 검진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국 35개 기관에서 3127명을 대상으로한 결과 B형간염 198예와 C형간염 59예를 진단했다.
김 이사장은 "현재 200만명이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을 것으로 추정는 상황에서 1년에 한번씩 날을 잡아 몇천명씩 검사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며, 전국가적인 차원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우리나라 간암 사망률은 OECD 국가 중 압도적으로 높아 무엇보다 간염 환자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학회뿐 아니라 정부와 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국민의 간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10월에 있는 간의 날 행사나 이번 세계 간염의 날이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