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세계 간염의 날 맞아 국가 및 사회 관심 촉구

지난해 세계보건총회(WHA)는 "바이러스성 간염에 대한 의결(WHA63.R18)"에 따라 7월 28일을 세계 간염의 날로 제정했다. 매년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에 의한 사망자수는 에이즈나 결핵, 말라리아 등과 비슷한 수준임에도 상대적으로 저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러스성 간염은 특히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약 200만명이 B형 또은 C형간염에 감염돼 있을 것으로 추계되고 있지만 상당수가 관리를 제대로 못받고 있는 실정이다. 대한간학회 김창민 이사장(국립암센터 간암센터)은 세계 간염의 날을 맞아 간염 퇴치를 위한 인식 개선 및 보건의료 정책 제안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며, 국가와 사회의 관심을 촉구하고 나섰다.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국민의 10%는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다. 백신이 접종되기 시작하면서 B형간염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지만 김 이사장은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고 했다. 감염자 중 상당수가 자신이 감염돼 있는지 모르고, 알고 있더라도 제대로 관리를 안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0 국민건강통계에 의하면 19세 이상 인구 중 3%, 30세 이상에선 3.7%가 B형간염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어 연령이 낮아질수록 점차 그 수가 적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형간염의 경우 올해부터는 국민건강영양조사 항목에 포함됐지만 이전까지는 전체를 대표할만한 사람으로 전수조사가 이루어진 바 없어 정확히 얼마나 증감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김 이사장은 건강보험공단 데이터에 잡혀 있는 사람들은 일부에 불과하며, 그 중요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틀림없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급성인 A형간염과 달리 B형, C형간염은 만성으로 진행될 확률이 높은데, 결국 이 환자들은 자신이 간경변증, 최악의 경우 간암에 이르러 사망할 수 있음을 모르고 있는 셈"이라면서 "제대로 치료를 받으면 생명을 건질 수 있음에도 관리가 되지 않는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세계 간염의 날을 만든 취지도 이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와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경각심을 일으키고 인식을 높이자는 것이다.

간학회에서는 2005년부터 매년 간의 날 행사이 되면 병원을 중심으로 B형, C형간염에 대한 건강강좌를 실시하고, 여기에 모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무료 검진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국 35개 기관에서 3127명을 대상으로한 결과 B형간염 198예와 C형간염 59예를 진단했다.

김 이사장은 "현재 200만명이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을 것으로 추정는 상황에서 1년에 한번씩 날을 잡아 몇천명씩 검사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며, 전국가적인 차원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우리나라 간암 사망률은 OECD 국가 중 압도적으로 높아 무엇보다 간염 환자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학회뿐 아니라 정부와 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국민의 간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10월에 있는 간의 날 행사나 이번 세계 간염의 날이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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