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에서 효과 높이고 경증보다 중증에 집중'

줄기세포, 상용화를 논하다
1. 상용화, 아직 갈 길 멀다
2. 한국 줄기세포 연구의 현주소는?
3. 국내외 임상연구 어디까지 왔나?
4. 정부 투자 및 한계점
5. 전문가 제언 - 서울의대 김효수 교수

기획특집 마지막으로 본지는 국내 줄기세포 발전을 위한 전문가 제언을 들었다. 그 대상으로 국내 줄기세포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 교수를 초대했다. 김 교수가 강조하는 우리나라의 줄기세포 방향을 짧게 줄이면 "안전성에서 효과로, 경증에서 중증으로"이다. 마치 표어를 연상케하지만 여기에는 우리나라의 개발 수준과 현황, 앞으로 뭘 개발해야하는지 잘 말해준다. 효과 확보가 부족했다는 증거며, 중증또는 난치성 치료제를 개발해야 비전이 있다는 것을 제시한 것이다.


김 교수는 "경증질환에서 치료제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실제로 줄기세포 치료법이 필요한 부분은 중증질환"이라고 말했다. 경증 치료제들이 나오고 있는 것은 빠른 시간 안에 성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궁극적으로 줄기세포치료 연구가 보람을 찾으려면 신경·척추 손상에 관련된 알츠하이머, 루게릭병 등 중증질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경증질환 치료제 개발로 성과가 없었다는 것은 아니다. 그는 경증치료제를 통해 줄기세포의 안전성을 입증했다면서 이는 엄청난 성과라고 말했다.

심장·신경계 실용화 가능성 높여야

중증질환 중 실용화 가능성이 높은 영역에 대해선 당연한듯 심장 및 신경계 질환을 꼽았다. 그런면에서 이미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심근의 재생을 타깃으로 하는 하티셀그램-AMI가 상용화가 된 것은 반가운 일이라고 환영했다.

현재 김 교수는 MAGIC-CELL 프로그램(심장치료제)을 연구 중인데 이것도 곧 실용화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6개월 이상의 심사기간이 있었기 때문에 늦어도 올해 하반기 초입에 승인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경질환에서 대표적인 질환으로 꼽히는 알츠하이머의 경우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환자 뇌조직 자체에 대한 연구가 어렵다.

이에 김 교수는 "환자의 혈액이나 피부세포에서 유도만능줄기세포(iPS) 줄기세포를 추출, 배양해 신경세포인 아스트로사이트로 분화시킬 수 있다"며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정상적인 사람과 알츠하이머 환자의 신경세포를 분석해 타깃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가 성공하면 루게릭병에도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했다. 루게릭병은 운동뉴런이 손상돼 사망하는 질환으로 운동뉴런의 손상 원인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보건복지부로부터 iPS 기반 불치병 정복을 위한 프로젝트를 받아 진행하고 있다.

또 김 교수는 망막질환도 iPS로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반변성 환자의 망막상피세포를 재생시키는 치료법이다. 현재 서울대병원 안과에서 배아줄기세포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타인의 세포를 활용하는 것이라 거부반응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김 교수는 "iPS는 자기세포에서 분화시키는 것이라 착상이 원활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iPS는 배아줄기세포의 효과 및 안전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거부반응은 줄이고 세포 착상율은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불치병도 줄기세포만이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다. 김 교수는 "향후 10년 이내에 불치병에 대한 연구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줄기세포 연구 현황과 과제는?

그런 의미에서 정부 투자비용이 늘어났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평했다. 2011년 줄기세포 연구비 600억원에 머물렀던 것이 2012년 1004억원으로 늘어났다. 교과부는 원천기술에, 복지부는 중개치료, 세포치료 등 임상연구에 초점을 맞추고 각각 450억원 씩을 예산을 집행할 계획이다. 나머지 100억은 지식경제부, 농림수산부 과제에 배당된다.

김 교수는 "효율적인 예산의 배분을 위해 수개월 간 논의를 진행했다"면서 "지난 5월에 공모에 들어가 현재 다양한 과제들을 대상으로 1~2차 심사가 진행 중"이라고 팁도 제시했다. 구성에 대해서는 "현재 기초연구, 중개연구, 임상연구가 각각 70%, 20%, 10%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며 나름 균형을 맞춰서 예산을 배분했다고 덧붙였다.

남은 과제는 효과를 높히는 일이다. 이제까지 줄기세포 연구가 안전성에 중심을 둬 효과가 미비했다면 앞으로는 이를 높이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김 교수는 줄기세포 연구자들이 연구방향을 잘 설정해 손에 잡히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임상시험 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는 한계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자금·자원의 투자비율이 약물치료제보다 높지만 샘플수는 적다. 게다가 어떤 세포가 더 효과가 높은지도 아직 명확하지 않고, 이식하는 방법에 따른 효과도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환자군 별 맞춤 프로토콜을 통해 효율적인 성과도록 설계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체계적인 임상 프로토콜을 강조한 것이다.

무엇을 개발하고 있나?

김 교수는 지난 2002년 부터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MAGIC-CELL 프로그램은 2002년 12월 시작된 후 현재 6번째 프로그램까지 왔다. 지금까지 임상연구 플랫폼을 기반으로 1~5까지 진행됐고, MAGIC-CELL 4까지 Lancet, Circulation, Heart 등 유수의 저널들에 16개 논문들을 발표했다.

최근에는 MAGIC-CELL 3의 5년 추적연구 결과가 발표돼 인용지수 10 이상의 European Heart Journal 저널 게재를 준비, 원고를 수정 중이다. 이 작업이 끝나면 2007~2011년 역량을 집중해 진행된 MAGIC-CELL 5 프로그램 결과도 분석 및 원고까지 거의 완료돼 투고할 준비 중이다.

하티셀그램과 MAGIC-CELL 프로그램의 차이는 적용되는 시간대다, 보통 심근경색 발생 후 1주 안에 혈관재생 세포를 투여하는 것이 적절하고 오염위험도도 적지만, 하티셀그램의 경우 간엽줄기세포에서 추출, 배양하는데 1달이 걸리고 오염 위험도도 높은 편이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MAGIC-CELL 프로그램이 신의료기술로 인정받게 되면 150만원 정도로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