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간 2회 이상 악화 경험했다면 고위험군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아직 완치법이 없는 질환으로 점진적으로 폐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전세계적으로 유병률과 함께 사망률도 증가할 것으로 보여 2020년에는 전체 사인 중 3위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말 국제적인 폐쇄성 폐질환 관련 기구인 GOLD가 가이드라인을 대규모로 업데이트 했다. 이에 국내 호흡기 학계도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다. 업데이트된 GOLD 가이드라인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해 관련 전문가들의 인식을 높이고, 변화된 내용에 발맞춰 국내 가이드라인 개정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지속적으로 COPD 주제로 기획을 마련, 지난 5월 COPD 관련 정책좌담회에 이어 이번 창간 11주년 특집호에서는 COPD 업데이트 학술 좌담회를 진행했다.


◇ 인사말

이상도 : 지난 10년 동안 COPD에 대한 전체적인 관심이 많이 높아졌다. 질환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지고 새로운 치료전략도 개발돼 환경이 많이 개선됐다. 하지만 전체 환자 중 자기 질환을 알고 있는 환자가 3분의 1 미만이고 사망률도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심포지엄은 매우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주로 다룰 내용은 GOLD 가이드라인에서 최근 새롭게 바뀐 내용들이다. '2012 COPD 업데이트'를 주제로 진단과 치료에 관련, 2가지 주제발표 후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 토론시간을 갖겠다.


주제Ⅰ- 이진화 교수COPD 진단 및 타 호흡기질환과의 감별(GOLD 가이드라인을 중심으로)
- 호흡곤란, 운동 시 악화되는 양상 지속, 만성 기침·가래 배출, 흡연 등 위험인자에 대한 노출, COPD 가족력이 있는 경우 폐기능검사 권고

COPD는 환자가 40세 이상에서 다음 사항이 있으면 폐기능검사를 권고, 결과를 고려해 진단한다. 호흡곤란이 서서히 진행하고, 운동 시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며 지속될 때, 만성 기침 및 가래 배출이 있을 때, 흡연 등 위험인자에 대한 노출, COPD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COPD는 대부분 흡연자에게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직업적 이유로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는 난방이나 주방에서 사용하는 재료를 연소시키면서 발생한 연기를 들이마시는 것도 여성환자에서 주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GOLD 가이드라인에서 환자 평가는 크게 네 가지로 나눠 증상, 기류제한의 정도, 악화의 위험, 동반질환으로 나눠서 시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증상평가는 CAT 또는 mMRC 두 가지 방법으로 진단하도록 했다.

COPD 기류폐쇄에 대한 중증도 분류는 이전 가이드라인과 다르지 않다. 기관지 확장제를 쓴 이후에도 가역적이지 않은 폐쇄가 있으면서 FEV1 검사결과가 80% 이상일 때는 GOLD 1으로 경증, 이후 80%, 50%, 30% 미만일 때 각각 GOLD 2·3·4로 증등도, 중증, 고등중증으로 나눈다.

COPD 환자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악화다. 악화는 하루 중 환자의 증상이 나빠지고 좋아지는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GOLD 가이드라인에서는 기존 약제로 조절이 안돼 약물을 변경해야 하는 경우로 정의하고 있다. 악화의 예측인자로는 이전 악화의 병력이 우선적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이전 1년 동안 2회 이상 악화가 있었던 경우 악화에 대한 고위험군으로 정의하고 있다.

동반질환에 대한 평가는 이번 GOLD 가이드라인에서 하나의 챕터로 분류돼 집중적으로 다뤄지고 있다. COPD 환자들은 심혈관질환, 골다공증, 우울증, 골격근기능이상, 대사증후군, 폐암 등 동반질환을 갖고 있다. 이들 동반질환은 COPD 환자 사망의 독립적인 위험요소이기 때문에 COPD 환자의 치료는 기류폐쇄나 숨참 이외에도 동반질환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찾아서 치료해야 한다.

이런 4가지 측면을 고려해서 COPD 환자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내리도록 하고 있다. 숨참, 기침, 가래 등 증상이 있는 환자들이 외래에 많이 방문하는데, 증상의 중증도를 mMRC, CAT로 평가하고 폐기능검사를 통해 확진한다. 폐기능검사 결과는 FEV1 50%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또 환자에게 지난 1년 간 악화의 경험 여부를 물어 2회 이상일 경우 고위험군으로 평가하도록한다.

이전 가이드라인에서는 기류폐쇄만으로 단계를 구분하던 것에서 GOLD 가이드라인에서는 이런 3가지 측면을 더해 환자를 A, B, C, D로 나눠서 치료방침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

공통된 증상이 있어 감별해야할 질환은 다양한다. 특히 만성기침의 원인은 다양하다. 흉강 내 원인으로는 COPD, 천식, 결핵, 기관지확장증, 좌심부전, 간질성 폐질환 등이 있고, 흉강 외 원인으로는 만성알레르기 비염, 상기도 기침증후군, GERD, ACE-억제제 등이 있다. 이에 환자와의 문진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COPD는 중년에 시작해 서서히 진행하고 흡연력, 가정 내에서의 연기에 노출된 경우가 많다. 천식은 COPD보다 젊은 나이에 발병하고 하루 내 또는 간격으로 증상의 변동이 심하다. 또 알레르기, 비염, 아토피를 동반한 경우가 많고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많다. 심부전의 경우 같은 증상이 오더라도 흉부 X-ray를 통해 심장비대, 폐부종이 있어서 감별하기 쉽다. 이런 경우에는 폐기능검사를 하면 제한성 장애를 보인다.

기관지 확장증은 COPD 환자와 비교해서 가래양이 많고 세균감염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X-ray, CT를 통해 기관지 확장이나 기관지벽이 두꺼워 진 것을 볼 수 있다.

결핵은 모든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고 흉부 X-ray를 통해 쉽게 감별할 수 있고 객담검사 등 미생물 검사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결핵 유병률이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명확히 감별할 필요가 있다.

폐쇄성 세기관지염은 젊은 연령에서 시작하고 비흡연자에서 대부분 나타난다.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화재연기에 노출된 병력, 폐이식이나 골수이식 후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숨을 내쉬게 한 흉부 CT에서 밀도가 낮은 영역을 찾아서 감별할 수 있다. 미만성 범세기관지염은 아시아 인구에서 많이 나타나고 대부분 남자, 비흡연자로 만성 부비동염, 축농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흉부 X-ray에서는 가팽창 소견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상도 : 폐기능이 나쁘면 당연히 환자가 중증이라고 생각하게 되지만, 폐기능 외에도 환자의 악화병력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생각 된다. 이후 개원가에서도 COPD를 진료할 때 폐기능검사 외 환자의 악화빈도 등이 병력평가에 함께 포함되야 할 것 같다. 두 번째 주제는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오연목 교수가 COPD 치료전략·GOLD 가이드라인의 약물들 및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약물들에 대해서 강의를 진행하겠다.


주제Ⅱ - 오연목 교수COPD 치료전략(GOLD 가이드라인 약물 중 국내 사용약물)
- 폐기능 나쁘면 COPD 위험도 ↑, 흡입용·단독 기관지 확장제 추천, GOLD 가이드라인 복잡, 국내 학회서 자체 개발 중

COPD 치료전략 중 GOLD 가이드라인의 약물, 특히 국내 약물을 중심으로 발표를 진행하겠다. GOLD 가이드라인에서는 악화력과 증상을 반영해서 치료를 한다. 실제 환자 평가표에 y축이 2개나 있어서 편하지는 않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약물은 속효성 기관지확장제, 지속성 기관지 확장제, 흡입용 스테로이드, 지속성 베타항진제, 지속성 항콜린제 등이 있다.

이런 약물들 외 비약물 치료에는 당연히 금연이 있고, 호흡재활, 백신접종이 포함된다. 어떤 부분에서는 약물치료 이상으로 중요한 내용이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환자가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 폐기능 검사결과와 함께 숨참의 증상에 비중을 두고 있다. 중요한 것은 어느 시기에 약물을 다음 단계로 옮기고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다고 보는가다. mMRC 2단계에 해당하는 이 부분은 쉽게 설명하면 평지를 걷는데 친구들과 같이 걸을 수 없고 부부가 함께 걸을 수 없는 수준이다. 사회생활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COPD 치료에서 악화가 강조되는데, 악화가 되면 환자의 예후가 급격하게 나빠진다. 또 심한 악화로 입원을 하면 암환자와 비슷하게 여명이 2년 정도 된다. 악화가 1년에 2회가 있었을 경우 없었던 환자와 비교했을 때 추후 악화 위험도가 6배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악화가 있거나 폐기능이 나쁘면 이후 악화 위험도가 높아서 흡입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포함한 기관지 확장제나 단독 기관지 확장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GOLD C, D군의 치료전략은 같다. 즉 이런 환자군 분류와 치료전략은 폐기능점수에 더해 증상까지 평가해 타깃에 맞는 치료전략을 정하자는 것이다.

단 사용하기에 복잡한 면이 있어서 국내 학회에서 가이드라인을 개발 중에 있다. 심평원 호흡기 담당자, 대한내과개원의사회 등 실제로 연관이 있는 인사들이 참여해서 만들고 있다.

폐기능 기준은 50%로 하지 않고 60%로 했다. 50%는 GOLD가 관례적으로 사용해 온 것이고, 최근 근거들에서는 60~65% 기준이 많다. 미국, 유럽에서는 60%를 사용하고 있다.

C, D군의 경우는 치료약물이 같아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함께 묶었다. 치료약제 추가는 호흡곤란이 해결되지 않거나 잦아지는 경우에 하도록 했다. GOLD 가이드라인보다는 간편하지만, 실질적인 정보는 추가가 된 내용으로 개발하고 있다.


국내에서 곧 들어오거나 최근에 사용할 수 있게된 약물을 소개하겠다. 이전에는 경구제가 많았지만, 부작용, 효과면에서 월등한 흡입제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비용이 높지만 국내 경제수준을 고려할 때 경제적으로 아주 어려운 환자가 아니면 사용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인다카테롤(Indacarterol)은 지속성 흡입용 베타항진제로 1일 1회 투여한다. 노인환자도 사용하기 편리하게 된 제품이라고 본다. 효과면에서는 기존 기관지 확장제보다 비슷하거나 조금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서 호흡곤란 완화 효과가 포모테롤, 살메테롤, 티오트로피움 등과의 비교에서 동등성 혹은 뛰어난 결과를 보였다. 삶의 질도 향상시켰고, 폐기능개선에서도 기존 약물보다 동등 혹은 우월한 결과를 보였다.

가장 많이 쓰는 흡입용 기관지 확장제는 항콜린제가 있지만, 5%의 환자에서 구갈이 나타나고 있어 이 환자군에게 혜택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티오트로피움 미스트 인헤일러의 경우 성분은 기존 스피리바 핸디헬러와 같지만, 사용이 수월하고 더 긴 시간동안 고운입자가 분무돼 흡입력이 약한 환자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폐기능 개선에서도 위약군보다 높게 나타났고, 악화예방 효과도 높게 나타났다. 스피리바 핸디헬러랑 비교했을 때 효과도 동등하거나 우월하게 나타났다.

경구용 약물로 로플루밀라스트가 제시됐다. 넓은 범위에서 효과는 테오필린과 유사하지만 부작용면에서는 우수하다. 폐기능에서 위약보다 높은 혜택을 보였고 악화도 줄였다.

또 연구에서 FEV1 50% 미만이고 만성기관지염 증상이 있는 환자들만 대상으로 했다. 이에 티오트로피움을 이미 사용하고 있는 환자들에서도 증상호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래 문제가 해결이 안되고 폐기능이 약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단 연구에서 위약군 대비 체중감소와 위장관 부작용이 나타났다.

GOLD 가이드라인에서 환자군을 분류해 적절한 약제를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폐기능과 함께 증상평가를 시행한 결과 A군은 1차 약물, 걷는데 숨이 차는 증상이 있는 경우는 지속성 기관지확장제인 항콜린제나 베타항진제 중 하나를 사용하도록 했다.

1차 약물로 조절이 안될 경우 추가적으로 약물을 병용하도록 하고 있다.


악화 진단법 없어…치료 예후 일일이 확인해야
- 국내 COPD 현황…진단 환자 중 4분의 1만 치료, 흡입기 사용 비율 30~40% 뿐, '생애전주기 건강진단'에
폐기능검사 추가 방안 추진


이상도 : COPD의 치료전략에서 악화에 따라 치료약제 선택이 달라지는게 중요한 점으로 보이는데, 실제 환자들의 악화는 어떻게 물어봐야하나.
 
오연목 : GOLD 가이드라인 위원회에 참여했던 한 교수는 항생제 또는 경구용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한 후의 악화로 정의한다고 말했다. 캐나다,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완벽하게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완벽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다.

처방전을 구해오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분명 악화와 감기증상과 구분하기도 힘든 가운데 환자들에게 파악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이에 환자들에게 가래가 많아져서 숨이 차는 걸로 병원에서 치료받은 적이 있는가, 그 약물에 항생제나 경구용 스테로이드 제제가 포함돼 있는가를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파악하기 어렵다.
 
이상도 : 악화가 치료의 중요한 타깃이 된다는 점이 최근에 많이 부각되 있고 GOLD 가이드라인에서도 나타나고 있지만, 환자의 주관적인 판단이라고 보인다.

환자가 스스로 평소보다 나쁘다고 느껴서 병원에 찾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악화의 유무를 판단하는 것은 환자 주관적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실제 환자들이 자신의 악화 여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가가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악화가 더 많이 있었지만, 상당부분은 환자가 무시하고 넘어가면 악화에 대한 치료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이다. 즉 환자에게 악화에 대해서 정확하게 물어보고 판단하는 것이 이슈가 될 것 같다.
 
오연목 : 외국에서도 추적결과 의사를 찾아와 항생제나 경구용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는 비율은 절반 밖에 되지 않았다. 실제 환자 진료에서 놓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악화 진단을 위해 개발된 검사법이 없기 때문에 환자의 증상 예후 여부를 확인하고 의사가 이에 대해 처방을 했는가를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이상엽 : 우리나라 지침 개정안에서 GOLD 가이드라인과의 차이는 C, D군을 구분해 놓은 것이고 국내 가이드라인에서는 치료약물에 대해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통합한 안을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구분을 해놓았다는 것은 나름의 근거와 앞으로의 필요성에 기인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연목 : A, B, C, D군으로 나눴을 때 예후나 치료반응의 변화에 대한 근거는 없는 상황으로, 앞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각각 3가지 약물 성분에 대해서 각각의 성분들이 사망 등에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악화면에서 봤을 때도 폐기능이 나쁘고 악화력이 있는 환자들에게 약물을 쓰는 것이 맞다는 것이 이제까지의 근거인 것 같다. 예후는 D군이 나쁘다고 보지만 약물치료에 대한 근거가 많지는 않다.
 
이상도 : 국내 지침 개정 위원회에서도 많이 고민한 다음에 발표된 안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누구를 위한 지침인가에 따라서 내용이 달라질 것 같다. 조금 연구쪽에 있는 의사들의 경우 GOLD 원안에 맞춰서 이야기하는게 맞지만, 개원의들을 대상으로 환자들에 타깃을 맞춘다면 현재 안처럼 단순화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 패널 토의

이상도
: 패널토론의 주제는 주제발표를 포함, 국내 COPD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있었으면 한다. 김영삼 교수님의 경우 국내 COPD 역학조사에 큰 역할을 해오셨기 때문에 역학 부분도 관련해서 먼저 말씀해 주셨으면 한다.

김영삼 : 2001년 국내 COPD 역학 조사를 시행한 바 있다. 또 2007년부터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2001년 유병률과 2007년도 연구를 비교했을 때 국내 유병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 COPD 유병률 조사에서 진단된 사람들 중 자신의 증상 및 질환에 대해서 알고 있는 비율은 낮았고, 치료율도 낮게 나타나고 있다. COPD로 진단을 받아도 치료받는 비율이 4분의 1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또 증상의 중증도와 폐기능검사로 COPD를 진단하지만 폐기능검사를 안한 환자들의 비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약물치료에서는 흡입기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치료에서 흡입기를 사용하는 비율이 30~40% 밖에 되지 않는다. 흡입기 치료에 대해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아직도 경구용 약물을 찾는 경우도 많다. 치료지침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침을 만든 후 널리 알리는 것도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연목 : 폐기능검사를 해야 진단을 할 수 있는데 폐기능검사 실행 비율이 저조하고, 이 기준이 없으면 흡입제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개원가에서의 폐기능검사를 활성화가 필요하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는 환자 발굴이 더 필요하다.

이진화 : 개원가를 활성화 시키는 데에는 많은 제한이 있는 것 같다. 국내 보험실정이 대표적인 이유다. 하지만 고혈압이나 당뇨병의 경우 증상이 없어도 혈압이나 혈당을 조절해야 한다는 것을 일반인들이 널리 알고 있다. 이에 병원에 혈압계가 있으면 혈압을 재고싶어 하고, 보호자로 와서 혈당을 평가해 달라고 알려준다. 아직 국민들이 COPD에 대해서 더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홍보를 해서 환자가 자신의 폐기능을 알고 싶어하고, 폐의 상태를 알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런 분위기가 개원가의 폐기능검진 활성화를 도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도 : 환자가 자신의 질환을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이에 COPD 환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에 발견해 금연과 함께 적절한 치료를 시작해 병이 중증으로 악화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학회에서는 40대에 시행하는 전국민 생애전주기 건강진단에 폐기능검사를 넣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빠져있는 가운데 이 결과를 통해 환자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단 아직 여러 가지 이유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 행정적인 결정과정자들에게 잘 전달이 됐으면 좋겠다. 다음은 박명재 교수님께 말씀을 부탁드린다.
 
박명재 : 개원가 선생님들이 어떤 패턴으로 COPD를 진단하는가에 대해서 내과를 중심으로 조사한 적이 있었다. 결과 70% 이상의 개원가 선생님들이 폐기능검사기를 가지고 있었다. 단 실질적으로 COPD의 진단과 치료에 이를 사용하는 비율은 50% 이하였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는 해야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인식이 있었다.

환자들이 의사들에게 폐기능검사를 요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선에서 COPD를 감별할 만한 증상이 있을 때 폐기능검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COPD를 진단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또 수가가 아주 낮고, 검사의 낮은 신뢰도, 검사에의 시간소요 등도 지적됐다. 이에 적극적으로 폐기능검사를 시행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약물 투여만 제대로 한다면 조절 가능한 질환
- "COPD 열심히 발견하고, 효과적인 약물들을 잘 투여하면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조절할 수 있어"

박명재 : 치료에서의 새로운 약물을 설명해 주셨다. 특히 B군 환자에게 지속형 베타항진제, 지속형 항콜린제 둘 중 하나를 사용하도록 말씀해 주셨는데, 어떤 환자에게 어떤 약물을 투여해야 하는가.

오연목 : 두 약물 간 차이가 크지는 않다. 실제 약물에 맞는 세부 환자군을 찾아가는 과정은 필요할 것 같다.
 
이상도 : 최근 의학계의 큰 화두 중 하나는 맞춤치료다. 결국 COPD도 환자별로 다르다고 생각해서 다양성에 대한 연구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다양성을 근거로 환자들에게 약물전략을 전반적으로 유사하게 시행하지만, 맞춤치료, 즉 여러 가지 약물들 중 환자에게 가장 잘 맞는 약물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맞춤치료의 흐름에서 고려하면 PDE4 억제제인 로플루밀라스트가 대표적인 약물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로플루밀라스트는 악화가 많고 만성기관지염이 있는 특징있는 환자들에게 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식으로 약물에 맞는 적합한 환자군을 찾아가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상엽 : 약물 이야기가 나와서 함께 말씀드리도록 하겠다. 최근 두 가지 새로운 약물이 국내에서 발매돼 심포지엄 등이 진행되고 있다. 장기작용 지속성 베타항진제인 인다카테롤은 24시간 효과가 있다.

이 약물에 대한 우려는 천식에서는 LABA에 대한 안전성 문제와 우려가 많고 단독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인테카테롤은 실제 천식 환자에게서도 사용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일부 의원에서는 천식환자와 COPD 환자의 구분없이 약물을 투여하는 경우가 있다. 인데카테롤도 일부 천식환자들에게도 투여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폐기능검사의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COPD를 더 명확하게 구분하려는 노력도 있어야 할 것 같다.

이진화 : 인데카테롤의 적응증에 천식을 넣기 위해서 많은 임상시험들이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다. 이에 대한 관심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Q&A

맞춤치료라는 측면에서 항염증효과를 가지고 있는 로플루밀라스트가 부분적으로나마 1차 치료제로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가?

오연목 : GOLD 가이드라인에서 로플루밀라스트는 1차 치료제에서 빠져있다. 상대적으로 효과가 낮게 나타난 것도 있고 폐기능이 나쁜 상태에서 가래가 많은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대상 환자군이 많지 않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이 상태가 되기 전에 병원에 찾아오고 다른 약물이 먼저 투여될 가능성이 높다. 지속성 베타항진제에 추가했을 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서 3차병원까지 찾아오는 환자들에게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일부 환자들은 새로운 약물들을 기다리고 있다.
 
박명재 : 중증 환자들의 경우 많이 기다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부 환자들은 비급여로도 복용하고 있다. 하지만 환자들이 느낄 수 있는 효과는 숨참에서의 혜택이지만 기관지확장제보다는 증상완화를 느끼지 못한다.  따라서 실망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로플루밀라스트에 대해 의사들이 환자들에게 항염증효과가 주된 효과로 대상환자가 정해져 있고 급성 악화의 발병을 예방해 준다는 점을 설명해 줘야 한다. 대부분 환자들은 복용하면 바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실망하는 부분들이 있다. 약물의 정확한 정보에 대해 의사가 잘 설명해 줘야하고 환자들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이상도 : 동감이다. 로플루밀라스트의 적응증이 제한적이고 치료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 기관지 확장제는 바로 흡입하면 효과가 좋아지지만 로플루밀라스트는 1~2주 이상 복용을 해야 폐기능이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효과도 크지가 않다. 강점은 악화를 예방해 준다는 것이기 때문에 이 약물은 고혈압 및 심장병에서 아스피린을 복용하듯이 해야한다. 아스피린이 협심증에 대해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아스피린의 장기적인 예방효과를 가지고 투여, 복용하듯이 로플루밀라스트도 COPD에서 이와 같이 사용해야 한다. 또 두통, 설사, 체중감소 등 부작용도 환자들의 인식에 안좋은 영향을 미친다. 이런 상황에서 환자들의 순응도가 크게 떨어진다.
 
이상엽 : 결국 항염증효과를 보이는 약물들이 많이 등장하면 COPD도 천식처럼 조절제와 증상개선제로 구분해서 환자들에게 알려주고 나아가 점차 부작용이 없는 약물들이 나오는 방향으로 갈 수 있을 듯하다.

COPD 치료 약물에서의 Head-to-Head 연구는 없는가?
 
오연목 : COPD에서의 Head-to-Head 연구는 없다. 기관지 확장제에서는 어느 정도 자료가 있다. 대부분 새로운 약물들이 효과면에서 동등하거나 기존약물보다 미비하게 효과가 있는 상황이다. 기존에 치료가 잘 안됐던 환자들에게 다른 약물로 바꾸거나 추가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COPD 환자들의 흡입제 교육상황은?

오연목 : 10년 전과 비교하면 많이 나아졌다. 인식이 나아졌고 흡입제의 용기들도 많이 나아졌다. 티오트로피움의 경우는 많이 향상됐다. 요즘 나오는 약물들은 최상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더 편하고 관리하기 좋은 흡입기가 많이 발전했다. 하지만 아직 고령환자의 경우 고전적으로 경구용 약물에 대한 선호도가 있어서 경구용 신약이 나왔다는 점에 희망을 걸고 있다.

김영삼 : 증상평가에서 2001년도에서는 흡입제 처방을 찾아볼 수 없었지만, 최근 조사에서는 중증 환자들의 30%는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이 부족하지만 10년 전에 비하면 정말 많이 나아진 것 같다.
 
병용요법에서의 환자 순응도?
 
이상도 : 중요한 것 중 하나가 환자교육이다. 환자들이 왜 약물이 나에게 필요하고 왜 도움이 되는지를 이해하고, 사용법도 잘알아야 하지만 현재 의료환경이 한 환자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 할 수 있지 않다. 교육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재활이다. 단 재활이라는 표현이 개원가에게는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상황에서 최근 업데이트 가이드라인에서는 '운동', 특히 다리운동을 강조하면서 권고하고 있다.
 
인지도 개선에 가장 필요한 것은?
 
오연목 : 20년 전에 당뇨병, 고혈압의 예를 생각하면, COPD의 인식도를 높이는데 또 20년이 걸려야 한다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 기간을 줄여야 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일선의 의사들이다. 실제 이 질환이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있고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하는 것이 첫 번째인 것 같다.

많이 불편하지만, 폐기능검사를 직접 혹은 다른 병원에서 최소 한 번은 해야 보험의 벽을 넘을 수 있다. 심평원, 공단과는 한 번의 폐기능검사를 통해 COPD로 진단이 나오면 그 환자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약물을 처방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상도 : 오연목 교수의 마지막 말씀이 가장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 두 분 발표연자분들과 패널분들게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이 자리를 만들어준 메디칼 업저버에게도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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