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체 코호트, 의생명과학분야 효자 상품"

한국, 코호트 시대를 열다
1. 코호트, 황금알 낳는 거위
2. KNCC, 중앙암등록본부 연계 장기추적연구
3. KMCC, 한국인 암 원인을 해부한다
4. KoGES, 질병원인 및 예방법 찾는다
5. 인터뷰 - 서울의대 유근영 교수

우리나라 코호트 연구의 대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사람이 바로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유근영 교수다.

한국다기관암코호트(KMCC)의 책임연구자이면서 아시아코호트콘소시엄(ACC) 초대 공동의장을 맡아 운영하는 등 우리나라 코호트 연구의 길을 터오고 있는 사람이다.

그는 코호트 연구는 단시간에 성과를 낼 수 없는 특성상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코호트 연구의 중요성과 유전체연구 등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그의 의견을 들어봤다.
 
Q. 코호트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질병의 원인을 알아내는 것뿐만 아니라 질병의 진단을 병이 진전되기 이전 조기단계에서 가능하게 하는 소위 '조기 생체지표'를 알아내는데 결정적 증거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현재까지 알려진 유일한 방법이 코호트 연구일 것이다.
 
Q. 최근 유전체 코호트가 중요해 지고 있다. 그 이유는?

지금 전 세계는 유전체 연구가 가능한 코호트를 만드는 작업에 깊은 관심을 쏟고 있다. 코호트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로부터 혈액이나 혈청 등의 생체시료를 공급받아 보관하고 또 일정한 간격으로 생체지표를 측정하는 것이 유전체 코호트다.

미래 의학의 운명은 유전체 코호트를 통한 분자역학 연구에 달려 있다. 영국과 일본, 중국 등 선진국에서는 10년 전부터 유전체 연구를 할 수 있는 대규모 코호트 구축을 하고 있다.

더불어 유전체 연구의 기반이 되는 바이오뱅크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바이오뱅크에는 사람의 DNA, 세포, 조직, 혈청 등 수많은 생물자원이 있다. 이러한 유전자를 기반으로 사람이 미래에 걸릴 수 있는 질병을 예측하고 심지어 후손의 질병 패턴까지 알아낼 수 있다.
 
Q. 우리나라 유전체 코호트 연구의 수준은?

우리나라 유전체 코호트는 인프라를 잘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한국인다기관암코호트(KMCC)와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 국립암센터 암검진자 코호트(KNCC) 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유전체 코호트들은 세계를 리드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의생명과학분야 토종 효자 상품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Q. 코호트 연구를 하면서 어려운 점은?

코호트 연구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단시간에 결과가 나오지 않고 게다가 비용도 계속 투입돼야 한다. 추적관찰이 이뤄지는 수십년 동안 생산되는 연구결과 하나 없이 코호트 유지를 위해 구축 비용의 20~50%의 경비가 들어가는 어려움이 있다.

이런 이유로 영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 모두가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자금을 지원한다. 물론 우리나라도 정부가 자금을 지원한다. 하지만 현재는 턱없이 모자란 상태다. 나를 포함한 코호트 연구자들이 정부가 R&D 자금을 확충하도록 하는 노력도 하고 있다.
 
Q. 지난 3월 질병관리본부의 코호트 포럼 공동대표를 맡았다. 어떤 역할을 하는지?

코호트 포럼에서 나는 우리가 갖고 있는 유전체 코호트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맡았다. 우리가 갖고 있는 유전체 코호트는 전 세계에서 손가락 안에 드는 중요한 코호트다.

그런데 바이오뱅크에 데이터만 쌓여 있을 뿐 이를 활용하지는 못하고 있다. 올해부터 질병의 원인 등을 찾는 연구를 시작한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