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병원 불임연구실·불임생식내분비과

제일병원 불임연구실(팀장 이형송, 주임연구원 김민지)과 불임생식내분비과 연구팀(책임교수 강인수)이 다중전위증폭법(multiple displacement amplification, MDA)을 적용, 국내 최초로 취약 X 증후군에 대한 착상전 유전진단을 시행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취약 X 증후군에 대해 그 동안 착상전 유전진단을 시행하지 못했던 이유는 기존 중합효소연쇄반응법(PCR)을 통해 1개의 세포(극소량의 DNA)로부터 특정 표적 유전물질을 증폭해야 하는데, 취약 X 증후군의 원인유전자인 FMR 유전자의 CGG 반복서열의 특성상 PCR만으로는 증폭이 어려워 사실상 진단이 불가능했다.

이에 단일세포로부터 많은 양의 DNA를 미리 증폭할 수 있는 MDA를 적용해 1개의 세포(약 6 pg)로부터 대량의 DNA를 획득했고, 이를 이용해 다시 착상전 유전진단(preimplantation genetic diagnosis, PGD)을 시행, 높은 증폭성공률을 얻었다. 연구팀은 이를 이용해 국내 최초로 취약 X 증후군에 대한 착상 전 유전진단 2주기를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PGD는 1990년부터 시행돼 온 보조생식술의 한 종류다. 유전질환이 있는 부부들에서 시험관아기 시술을 통해 얻은 배아에 유전검사를 시행해 유전적으로 정상인 배아만을 다시 자궁에 이식해 정상적인 임신을 가능케 하는 방법이다.

이런 착상전 유전진단은 발생학, 분자생물학 및 분자유전학 분야의 접목이 필요해 전 세계적으로 60여 센터에서만 시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염색체 이상에 대한 착상 전 유전진단도 극히 소수의 병원에서 이뤄지고 있고, 단일유전자 이상에 대한 착상 전 유전진단은 제일병원만이 유일하게 시행하고 있다.

취약 X 증후군(fragile X syndrome)은 다운증후군(Down syndrome) 다음으로 흔하게 정신지체를 일으키는 유전성 질환이다. 남자는 4000~9000명당 1명, 여자는 6000~8000명당 1명꼴로 발생하며, 전체 정신지체 환자 중에서 남자 5.9%, 여자 0.3%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는 생화학적 임신에 그쳤지만 취약 X 증후군에 대한 착상전 유전진단 방법을 확립함으로써 향후 이 질환을 앓고 있는 부부들에게 더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논문은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SCIE 저널 Genetics and Molecular Research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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