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타틴, 심혈관질환에서 압도적 예방효과
2. 예방효과 분병하지만, 당뇨병 위험도 무시 못해
3. 고용량 요법, 당뇨병 위험도 12% 높인다

스타틴 복용과 당뇨병 발생 사이의 연관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기전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당뇨병 위험을 높이는 요인을 찾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다. 미국 글래스고대학 심혈관연구센터 David Preiss 교수팀은 JAMA에 발표한 논문에서 스타틴 사용 용량과 당뇨병 위험도의 연관성을 확인했다. 대상이 된 약물은 아토르바스타틴과 심바스타틴, 프라바스타틴이었다.

연구팀은 연구 시작점에서 당뇨병이 없었던 환자 3만 2752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대조군 연구(RCT) 5건을 메타분석했다. 대상자들은 평균 62세로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98~125 ㎎/dL,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39~47 ㎎/dL이었으며, 4.9년간 추적 관찰됐다.
그 결과 고용량 요법은 당뇨병 발생 위험을 12% 높이고, 심혈관질환 발생을 16% 줄였다. 당뇨병이 발생한 환자수는 고용량 군에서 1449명, 저용량군에서 1300명으로 고용량군에서 1년에 1000명당 2건이 당뇨병이 추가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심혈관 사건 발생 수는 각각 3134, 3550명으로 고용량군에서 1년에 1000명당 6.5건이 적게 발생했다. 즉 연구기간동안 고용량군에서는 연간 신규 당뇨병이 498건씩 발생했으나 심혈관 사건은 155건씩 발생해 위험하지만 예방 효과는 높은 딜레마를 보였다.

세부적으로는 고용량 요법이 저용량 요법에 비해 심혈관 사망을 6%, 비치명적 심근경색 발생률 13%, 비치명적 뇌졸중 10%, 관상동맥 혈관재개통술 20%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이나 HDL 콜레스테롤, 공복혈당, BMI, 트리글리세리드 밀집도 등으로 구분한 서브그룹 분석에서 당뇨병 발생 위험과 심혈관 효과는 일관되게 확인됐다. 고용량 요법에서 당뇨병 발생 위험도 꾸준히 높은 가운데 트리글리세리드가 평균 이하일 때 27%로 특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약물 종류에 따른 차이는 알 수 없어

스타틴의 용량을 높이면 당뇨병이 더 잘 유발된다는데에는 대체로 의견이 하나로 모아지고 있는 반면 약물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남식 교수는 스타틴 종류에 주목하는 연구에서는 프라바스타틴이 친수성(hydrophilic)을 가지기 때문에 세포에 대한 효과가 여타 친지질성(lipophilic) 스타틴과 달라 당뇨병 발생 위험이 적다고 주장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실험연구에서 친지질성인 로바스타틴은 인슐린에 의한 포도당 섭취를 감소시켰고, 쥐를 이용한 연구에서는 바스타틴이, 특히 고용량일수록 인슐린 분비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토르바스타틴도 포도당 수송체와 혈관평활근세포 반응을 저해해 인슐린 분비를 억제시키는 것이 확인됐다.

반면 프라바스타틴 40 ㎎ 요법은 WOSCOPS 연구에서 위약 대비 당뇨병 발생을 30%나 감소시켰다고 보고했고, LIPID 연구에서는 9%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GISSI PREVENZIONE 연구에서는 프라바스타틴 20 ㎎ 요법이 비치료군 대비 11% 낮췄다.

그러나 여기에 상반되는 결과를 보고한 연구도 있다. 고령의 심혈관질환자 혹은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PROSPER 연구에서는 프라바스타틴 40 ㎎가 당뇨병 발생을 32% 높였다.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권혁상 교수는 "최근 메타분석 결과를 보면 일부 특정 약물이 당뇨병 발생 위험을 높인다고 볼 수 없다"면서 "다만 전반적으로 당뇨병 위험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2010년 Lancet에 발표된 논문의 서브분석에서 아토바스타틴은 당뇨병 발생을 14%, 심바스타틴 11%, 로수바스타틴 18%, 프라바스타틴 3% 증가시켰고, 로바스타틴은 2%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스타틴간 명확하게 다르다고 구분하기 어려웠다"면서 "더불어 친수성과 친지질성 스타틴 간에도 유의미한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결론내렸다.

또 최근 Archieves of Internal Medicine에 발표된 여성건강계획(WHI) 분석 연구도 폐경기 여성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지만 서브그룹 분석에서 특정 약물이 당뇨병을 일으킨다고 보기 어려웠다. 또 프라바스타틴은 당뇨병 발생 위험을 오히려 63%나 높여 마찬가지로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PROSPER 연구와 유사한 결론이 나왔다.

연구를 주도했던 미국 메사추세츠대학 Yunsheng Ma 교수는 "이번 연구는 스타틴과 당뇨병 위험과의 연관성이 특정 스타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계열 효과(class effect)로 나타남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CVD 없는 환자에선 스타틴 처방 득과 실 잘 따져야

WHI 분석 연구는 폐경기 여성에서 스타틴이 당뇨병 발생을 48%나 증가시켰다고 보고해 이전에 발표된 연구보다 훨씬 높은 위험도를 보였다. 이 연구는 고령 인구에서 당뇨병 위험도가 높음을 제시함과 동시에 다양한 서브그룹 분석을 통해 폐경기 여성에서 당뇨병 발생 위험과 연관성을 가질 수 있는 여러 요인을 소개했다.

먼저 연령별로는 50~59세, 60~69세, 70세 이상 등 세 그룹으로 나눴는데, 각각 당뇨병 발생을 50%, 47%, 47% 증가시켜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심혈관질환 병력 유무나 용량별로도 모두 당뇨병 위험을 높였지만 그 차이는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Kirsten Johansen 교수는 관련 논평에서 "이전에 실시된 메타분석에서 CVD가 없는 환자에서 스타틴이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을 줄여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그러나 이들에서도 마찬가지로 당뇨병 위험이 증가했다는 점은 초기 예방에서 스타틴의 득과 실의 균형을 잘 따져야 함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복용 기간에 따라서는 1년 미만 46%, 1~2.9년 42%, 3년 이상 57%로 장기간 복용 시 위험이 다소 증가했다. 체질량지수(BMI)는 25 ㎏/㎡ 미만에서 89%로 위험도가 가장 높았고, 25~29.9 ㎏/㎡에서 66%, 30 ㎏/㎡이상에서 20%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인종별 차이도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18%로 가장 낮았고, 백인 49%, 히스패닉 57%, 아시아 태평양 지역인에서 78% 순으로 나타났다.

단 이번 연구는 전체 대상자 중 7.4%만 스타틴을 복용했고, 대상자들의 연령이 높았으며, 관찰연구로 변량 조절이나 환자군의 특정이 불가능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또 혈중 지질, C-반응성 단백질, A1C 수치 등에 대한 자료가 없어 스타틴 복용군이 비복용군에 비해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이었는지도 확인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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