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해양곰팡이 추출 두 가지 후보물질…MRSA 감염 동물실험에서 생존율 100%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RSA), 반코마이신 내성 박테리아 등 슈퍼 박테리아가 세계 감염학의 주된 이슈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김양수 교수팀이 가능성이 높은 항생제 후보물질 2가지를 개발했다.

이번 성과는 김 교수가 이끄는 "국토해양부 해양천연물신약연구단 항생제팀"의 연구결과로, 방선균의 일종인 스트렙토마이세스(Streptomyces)에서 추출해 낸 것이다.


김 교수팀은 이번 후보 물질이 바다 천연곰팡이로부터 얻어낸 유도화합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기존 항생제들과는 전혀 새로운 세균의 지방산 합성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내성이 적다는 점에 무게를 뒀다. 기존의 항생제들은 세포벽 합성 억제 또는 단백합성 억제 등의 작용 기전을 기본으로 약간의 변형을 이루는 형태였기 때문에 내성이 쉽게 생기는 문제가 있었다.

신규 후보물질들은 7-phenyl 플라텐시마이신(Platensimycin)과 11-methyl-7-phenyl 플라텐시마이신으로 항생제팀의 김 교수를 비롯 서울대 화학과 이 은 교수,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강헌중 교수가 미국과 국내에서 특허권을 확보하고 있다.

이 두 가지 후보 물질은 현재 전임상시험 단계로 약물의 효능 및 대사 안정성, 독성 등 지금까지 시행한 다양한 실험에서 모두 우수한 성적을 보였다. 특히 일정한 환경에서 특정 미생물의 성장을 가로막는 최소한의 항생제 농도를 의미하는 "최소억제농도"도 매우 낮게 측정됐다.

신규물질은 최소억제농도가 0.5 mg/L 이하의 값을 나타냈는데, 이 수치는 현재 MRSA 치료를 위해 사용되고 있는 항생제인 반코마이신이나 리네졸리드에 비해 최소억제농도가 3배 이상 낮은 수치다.

또 슈퍼박테리아에서는 반코마이신 항생제와 비교할 때 최소억제농도가 최대 32배 낮은 결과로 기존 항생제들과 비교했을 때 적은 양으로도 슈퍼박테리아 박멸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RSA에 감염된 쥐 동물실험에서는 특정 농도에서 100%에 이르는 생존율을 나타내기도 했다.

연구팀은 이 신규 물질은 심장에 독성이 없고,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에도 특별한 문제가 없었으며, 대사안정성 및 세포독성에서도 우수한 결과를 나타냈다.

김 교수는 "슈퍼박테리아 박멸이 가능한 획기적인 항생제 개발의 초석이 되는 연구 결과로 동물실험을 포함한 전임상 시험에서처럼 앞으로의 실험 및 임상시험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토해양부는 무한한 자원의 보고인 해양에서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평가되는 바이오 신약사업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 "해양천연물신약연구단(단장 강헌중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을 구성하고 산·학·연을 연계해 경제성 있는 신약개발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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