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여행시즌이다. 해마다 7,8월이면 많은 사람들이 해외여행에 나선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0년 7월과 8월에 출국자 수는 227만 여 명으로 2010년 한 해 전체 출국자 수의 약 20%에 이른다.

해외여행을 앞두고 있다면 건강과 관련된 준비를 단단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감염질환 때문에 여행 중이나 귀국 후 고생하지 않으려면 여행지, 여행기간, 건강 상태 및 이전 예방 접종 여부에 따라 필요한 예방 접종을 선별하여 챙겨야 한다.

일단 개발도상국으로 여행을 준비 중이면 A형 간염 예방 접종은 필수다.

바이러스 간염에 걸리는 해외여행자 수는 콜레라의 1000배, 장티푸스의 100배 이상이다. 이 중 A형 간염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로 바이러스 간염 중 제일 흔하다. 위생 환경이 열악한 개발도상국에서 특히 감염 위험이 높지만, 위생시설이 좋은 도시 지역만 여행하거나 여행기간이 짧더라도 걸릴 수 있기 때문에 A형 간염의 발병 빈도가 높은 지역(미국, 캐나다, 서유럽, 북유럽, 일본, 뉴질랜드, 호주 이외의 나라)으로 여행을 하는 경우에는 예방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A형 간염은 2009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서 1만 5천여 건이 발생했으며, 2010년에 1군 감염 병으로 지정된 요주의 질환이다. 특히 20-30대 젊은 층에게서 발병률이 높아 2011년 국내 발생 건 수 중 76%가 20-30대에서 발생했을 정도이다. 이는 20-30대 중 A형 간염에 대한 면역력을 갖추지 못한 이들이 많기 때문이며, 우리나라의 20-30대의 A형 간염 항체 보유율은 10%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천성모병원 감염내과 최정현 교수는 “A형 간염 예방 접종은 총 2회의 백신 접종을 통해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항체 형성과 장기간 질병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며 “특히 개발도상국으로 여행을 준비 중인 20-30대는 A형 간염에 노출될 위험이 높은 만큼 해당 지역으로의 여행을 계획하자마자 A형 간염 예방 접종을 챙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워킹 홀리데이 형태로 체류하는 이들은 농장이나 육 가공 공장 등에서 육체노동을 하는 경우가 많아 크고 작은 외상이 발생하기 쉽다. 이때 상처가 잘 관리되지 않으면 파상풍 감염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파상풍은 전신의 근육이 경직되어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 감염 질환으로 높은 사망률을 보이며, 예방 접종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실제 접종을 하지 않은 지역에서 계속 발생되고 있다. 상처를 통해 감염되며 큰 상처들에게 비해 적절한 치료를 놓치기 쉬운 작은 상처에서 유발되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워킹 홀리데이 참가자들이나 스포츠 등 야외활동 계획이 있는 어학연수생이라면 출국 전에 파상풍 예방접종을 챙겨야 한다.

파상풍을 예방하려면 만 11-12세부터 10년마다 한 번씩 파상풍과 디프테리아를 예방할 수 있는 Td 백신 추가접종을 챙겨야 한다. 이 때 Td 백신 추가 접종 중 1회를 백일해 항원이 추가된 Tdap 백신으로 맞으면 백일해까지 예방할 수 있다.

백일해는 영·유아에게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호흡기 질환으로 2-3년전까지만 해도 국내 환자의 대부분이 1세 이하의 영·유아였다. 하지만 최근 전세계적으로 성인 층에서 발병이 증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5월 전남 지역 중고생에서 유행이 발생하여 청소년 및 성인의 백일해 추가 접종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올해부터 만 11세~12세 대상의 Tdap 백신 접종이 국가 필수 예방접종에 포함되어 저렴한 비용으로 접종이 가능해졌다.

대한감염학회 역시 최근 청소년 및 성인의 백일해 추가 접종의 필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19세 이상의 모든 성인에게 Td 백신 추가 접종 중 최초 1회를 백일해까지 예방 가능한 Tdap 백신으로 접종 받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인천성모병원 감염내과 최정현 교수는 “파상풍은 자연 감염을 통해서 면역력을 얻을 수 없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예방 접종으로 얻은 면역력이 감소하기 때문에 추가 접종까지 반드시 챙겨야 한다” 며, 최근 백일해 역시 성인에서 발생 빈도가 늘고 있어 백일해에 대한 면역력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Tdap 백신을 접종 받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올해는 런던올림픽이 열리면서 출국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경우도 대비가 필요하다. 현재 유럽은 홍역 유행이 지속되고 있다. 올림픽 개최국인 영국에서도 지난해 1,000명, 올해 3월까지 256명의 홍역 환자가 보고됐기 때문에 올림픽 원정 응원이나 유럽,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 홍역이 유행하고 있는 지역으로 여행을 준비 중이라면 홍역 예방접종을 여부를 확인하고 이를 챙겨야 한다.

백신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질병관리본부의 해외여행질병정보센터 홈페이지(http://travelinfo.cdc.go.kr) 등을 통해 여행지 별 위험 요인을 확인하고 반드시 필요한 풍토병 및 감염 질환 예방에 대한 준비에 나서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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