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차 ASMBS 학술대회

지난달 17~22일 미국 샌디에고에서 제29차 미국비만대사수술학회(ASMBS) 학술대회가 개최됐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국제 심포지엄을 통해 미국뿐 아니라 국제비만수술연맹(IFSO), 라틴아메리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최신지견을 나누는 자리가 마련됐으며, 올해 처음으로 비만대사수술의 질관리를 위한 연간 포럼도 열렸다. 특히 각 수술법을 비교 평가한 연구와 더불어 다양한 질환군에서 비만 수술의 효과 및 안전성을 분석한 연구가 발표돼 주목을 받았다.

IBD 환자 비만수술 '문제없어'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비만 관련 합병증 외 다른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서 수술의 효과 및 안전성을 평가한 자료도 다수 발표됐다. 먼저 염증성 장질환(IBD)은 소규모 후향적 연구를 통해 효과성을 확보했다. 서부 펜실베니아 앨리게니 보건시스템 David Gagne 박사는 "평균 34개월 추적 관찰 결과 IBD 환자에서 수술 후 체중 감량과 비만 합병증 감소 효과는 그렇지 않은 환자군에서와 유사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IBD가 있는 비만 환자 13명의 의료기록을 분석했다. 그 중 8명은 궤양성 대장염을 9명은 크론병을 가지고 있었다. 대상자들은 모두 여성으로 평균 연령은 54세였으며, BMI는 46.7 ㎏/㎡였다. 또 5명은 IBD 치료를 위해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었다. 비만 관련 합병증으로는 제2형 당뇨병, 고혈압, 수면무호흡, 고지혈증, 위-식도역류질환(GERD) 등이 있었다.

Gagne 박사는 "연구 결과 크론병 환자 3명에서 수술 부작용이 발생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성공적이었다"면서 "합병증이 발생한 환자에서 재수술한 사례도 있었지만 큰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따라서 "IBD가 비만대사수술을 까다롭게 할 수는 있지만 금기는 아니다"라고 결론내렸다.

반면 비만대사수술 전 하대정맥(IVC) 필터를 삽입한 환자에서는 정맥혈전색전증(VTE)와 같은 부작용이나 사망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미시건대학 Jonathan Finks 교수는 "IVC 필터 삽입 환자 1045명을 대상으로 한 성향매치 코호트 연구에서 IVC 필터 삽입 환자의 VTE 발생률은 1.8%로 그렇지 않은 환자 0.4%보다 유의하게 높았다"면서 "30일 내 사망률도 각각 0.07%, 0.02%로 마찬가지였다"고 발표했다. 이전에 발표된 연구에서 IVC 필터 삽입 유무와 VTE 발생률, 사망률, 기타 부작용 발생률간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지만 이는 성향매치를 하지 않은 것이었다.

Finks 교수는 "IVC 필터 삽입은 VTE뿐 아니라 폐색전증, 심부정맥 혈전증, 그 외 심각한 부작용 발생률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전체 부작용 발생률은 삽입군 15%, 비삽입군 11%였다"고 설명했다. IVC 필터 삽입으로 인한 잠재적 위험도 증가 우려는 이미 201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발표한 안전성 서한에 의해 제기된 바 있다. 2005년 이후 1000여건의 부작용이 보고됐는데, 주요 내용은 기기 이동, 기기 관련 색전증, IVC 천공, 필터 균열 등이었다.

같은 대학 Ann Arbor 교수는 "IVC 필터 삽입 환자에서는 비만대사수술의 효과보다 위험도가 높아 권고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어진 토론에서 버지니아코먼웰스대학 Harvey Sugerman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IVC 필터 삽입군이 어떻게 비만 합병증을 앓고 있었는지가 포함돼 있지 않다"면서 "많은 환자들이 필터로 이득을 얻지 못했다고 해도, 어떤 환자에서는 분명 합병증 관리 측면에서 이득이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위절제술도 안전하고 효과적"

비만대사수술법으로 다양한 방법이 개발됐으나 현재 위소매모양절제술과 위조절밴드성형술, 루와이 위우회술이 가장 많이 시술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특히 위우회술이 오랫동안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돼 왔는데, 최근 위절제술을 원하는 환자도 늘고 있다. 이 가운데 위절제술의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보험급여 적용을 판가름하는데 활용될 연구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받았다.


미국 스탠포드대학 John Morton 교수는 2007~2010년 비만대사수술 장기 결과 데이터베이스(BOLD)에 등록된 환자 26만 8898명을 대상으로 가장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수술법 세 가지를 비교했다.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45세였고, 여성이 75~80%를 차지했으며, 세 그룹 모두에서 고혈압이 주요 동반질환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환자도 많았는데, 유병률은 수술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표>.

분석 결과 심각한 합병증이나 사망, 재수술, 재입원 등 부작용 발생률은 수술 범위가 적은 위밴드술에서 가장 낮았고, 범위가 넓은 위우회술에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절제술에서는 자가 보고 통증이 가장 심하게 나타났지만, 전반적으로 수술 성과나 부작용 측면에서 나머지 두 수술의 중간 정도의 성적이 보고됐다.

메사추세츠종합병원 Matthew Hutte 박사는 "이번 연구는 위절제술이 충분히 안전하고 효과적임을 보여준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환자 선별 수술' 합병증 적어

수술 결과에 대한 예측 평가에 따라 환자를 선별해 위밴드술을 시술하면 합병증 발생률을 절반이나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조르주퐁피두병원 Jean-Marc Chevallier 박사는 비선별군 1227명과 선별군 429명을 대상으로 위밴드술을 한 뒤 5년간 추적관찰한 자료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 선별군의 합병증 발생률은 9%, 재수술률은 5.1%였고, 3%에서는 밴드를 제거해야 했다. 합병증으로는 위밴드 이탈이 가장 많았고, 그 외 음식과민증, 식도성 연하곤란, 위벽 내 이동 등이 관찰됐다.

반면 비선별군에서 합병증 발생률은 19.2%로 선별군보다 2배 이상 높았고, 재수술률과 밴드 제거율은 각각 21%, 10%로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 5년 후 평균 BMI 수치도 선별군이 30.8 ㎏/㎡로 비선별군 33.9 ㎏/㎡보다 유의미하게 낮았다. Chevallier 박사는 "수술 후 가장 성공적으로 체중 감량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조건은 40세 미만이고, BMI 50 ㎏/㎡ 미만인 환자군"이라면서 "더불어 환자 스스로가 수술 몇개월 전부터 식습관을 조절하고 운동을 하는 등 의지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수술 후 관찰 기간동안 환자에게 구토나 통증, 허기짐 여부, 하루에 몇번 음식을 섭취하는지 등 네 가지 질문을 꼭 해야 한다"면서 "가장 좋은 답은 앞의 세 질문에는 '아니오', 마지막 질문에는 '6번'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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