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이 80억원에 달하는 성과보상금을 지급한다고 알려지자 내부에서는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의외로 기대감보단 불만이 많은 분위기다.

다수의 교수진에 따르면, 7월 중 교수 사기 진작을 위한 취지로 전체 400여명 대상, 80억원 규모의 성과보상제를 실시한다. 평균 20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며, 가장 최고 등급인 상위 1% 교수에게는 최대 1억원 가량을 지급하게 된다.

알려진 평가 기준의 핵심은 환자 만족도이다. 환자 만족의 기준을 측정해 이를 가장 큰 비중으로 삼는다는 것. 다음으로 진료 실적과 연구 실적 등으로 비중을 두었다.

앞서 교수등급제를 실시해 총 6등급으로 나누어 차등으로 인센티브를 지급할 예정이었으나, 교수들의 반발로 다소 완화된 내용이다.

그러나 여전히 평가 기준을 놓고 왈가왈부가 많다. 우선 정확한 평가 기준이 없어 애매모호하다는 것.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진료과별로 대안을 제시하게 했지만, 진료과 안에서조차 각자의 역할이나 생각이 다른 만큼 의견 합치가 잘되지 않고 있다는 후문이다.

A교수는 “말만 많고 당장 금액을 알 수 없는데, 일단 지급돼봐야 알지 않겠느냐”고 전제하면서도 “명확하고 구체적인 기준이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라면 불만이 야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환자만족과 진료 실적은 상충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예를 들어 오전 한 타임에 100명의 환자를 본 사람과 10명의 환자를 본 사람은 당연히 환자 만족의 측면에서 뒤질 수밖에 없으며, 실적에 대한 비교도 애매해진다는 것이다.

임상을 하지 않는 진료지원과에서도 불만을 표했다. 환자 만족과 진료가 우선이면, 다른 기준이 아무리 우수하더라도 결국 최소한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입장에서다.

B교수는 “현재 여론을 수용해 세부사항을 조율하는 단계로 안다”며 “다들 당장의 일이 너무 바쁘더라도 적극적인 의견 제시가 필요하며, 보직자도 시행 초기부터 제대로 진행해나가 불만을 최소화할 것”을 당부했다.

당장 지급 기한이 임박해오는 상황. 미룰 만큼 미뤄온 만큼, 보직자에서는 선 시행, 후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보직자 D교수는 “패널티가 없는 성과급이며, 지급 자체에 커다란 성과 보상의 의미가 있다”며 “실행에 옮긴 다음 불만을 제기해도 늦지 않으며, 부족한 부분은 시행해 나가면서 차츰 개선해 나갈 수 있다”고 단언했다.

다른 보직자인 E교수는 “각자의 기준에서 생각하다보면 현실적으로 모두를 만족시키는 성과급이란 있을 수 없다”며 “그룹 차원의 지원이 뒤따라야 하는 측면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불만 제기보단 발전적인 건의를 해주길 바란다”고 제언했다.

이같은 사례가 특정 병원만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실제 경희대병원, 서울대병원 등 성과급제를 도입한 병원의 경우 유사한 일들이 비일비재했다.

이용균 한국병원경영연구원 연구실장은 “성과급은 구성원의 동기부여를 통해 병원의 성과를 향상시키기 위해 시행되는 것이지만, 서열을 매겨 금액에 차등을 둔다는 생각에 불만이 공존해왔다”며 “왜 도입하는지, 누구에게 적용하는지와 어떤 기준으로 설정되는지에 대한 구성원의 공감대 형성이 전재돼야 혼란을 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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