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연구팀, 간접흡연 위험성 국내 최초 규명

간접흡연에 노출된 아동들이 주의력집중 기능과 학습능력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정신과 조수철<사진>, 김붕년, 김재원 교수,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홍윤철 교수팀이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차세대 핵심환경기술개발사업 수행과제의 연구 성과로 환경 중 간접흡연 노출이 아동의 주의집중기능 및 학습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국내 최초로 규명했다.

현재 국내에서 환경요인이 신경행동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자료는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연구팀은 2008년부터 2009년까지 서울, 성남, 인천, 울산, 연천 등 5개 대표지역에서 선정된 1,089명의 초등학교 3-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인지, 주의집중 및 학습 기능들을 직접 평가하고 코티닌 등의 환경독성물질의 농도를 측정했다.

연구결과에서 간접흡연의 영향을 나타내는 요[尿]중 코티닌의 농도가 높을수록 신경심리검사로 측정한 아동의 주의집중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관찰했다.

또 요중 코티닌의 농도가 높을수록 이러한 주의집중기능을 매개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충동성 등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의 증상들이 심해지고, 철자법, 수학계산 등의 학습능력이 저하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대상군 중 구조적 역학면접에 참여한 885명의 아동에서는 42명이 ADHD로 진단됐고(4.7%), 역치하 ADHD로 진단된 아동은 101명이었으며(11.5%), 742명이 정상으로 나타났다.

ADHD 및 역치하 ADHD로 진단된 아동의 요중 코티닌 평균수치(log치환수치)는 각각 0.80 ng/dl (표준편차 1.18), 0.76 ng/dl (표준편차 1.25)으로 정상 아동의 0.46 ng/dl (표준편차 1.23)에 비해 1.7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동안 임신 중 흡연노출이 아동의 ADHD 발생이나 학습기능 저하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는 많이 있어왔으나, 출생 이후의 환경 중 간접흡연노출이 아동청소년의 ADHD나 학습장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국내외적으로 연구자료가 희귀한 것이 사실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아동청소년의 정상적인 발달을 위해서는 환경위해요인들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함을 확인했으며, 향후 환경유해물질들로부터 안전한 아동청소년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제도적 규제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근거자료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책임자인 조수철 교수는 "간접흡연이 아동의 신체건강 뿐 아니라 지능, 집중력, 학습능력 등에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이에 대한 보호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대중적으로 인식시켰으면 한다"며 "간접흡연을 막기 위한 사회적 노력을 통해 아동청소년의 인지기능 저하를 예방함으로써 교육, 사회, 경제적 손실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논문은 정신의학 분야 권위지인 심리의학지(Psychological Medicine, 2010 IF = 5.2)에 2012년 5월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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