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학회 춘계학술대회

대한간학회가 14~16일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춘계학술대회를 열었다. 지난해 12월 아시아태평양간학회 Single Topic Conference를 통해 국제적인 학회로서의 위상을 굳힌 후 이번에 총 10개국에서 해외초록 17편 포함 총 256편의 초록이 접수됐다. 특히 C형간염 유병률에 대한 대규모 연구와 국내 간이식 수준을 재확인 시켜주는 연구 등 다양한 국내 연구 결과들이 주목을 받았다. 대한간학회가 꼽은 이번 학술대회에서 주목할만한 연구 3건을 소개한다.


s항원 정량 검사로 바이러스 반응 유지 여부 선별
고려의대 서상준 교수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치료 중단 시 낮은 혈청 HBsAg(B형간염 바이러스 표면항원) 수치가 지속 바이러스 반응과 연관된 유일한 인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1998~2010년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뉴클레오타이드 유사체, 이하 NA) 치료에 반응을 보인 후 약물을 중단한 만성 B형간염 환자 81명의 경과를 분석했다. 지속적 바이러스 반응(SVR)은 치료 중단 12개월 이상 실시간 PCR(최소값 116 copies/mL, 20 IU/mL)로 감지할 수 없는 HBV DNA로 정의했다.

대상자들의 평균연령은 51세였으며, 54명(67%)는 남성, 50명(62%)은 HBeAg 양성이었다. 연구 시작점에서 ALT, HBV DNA, HBsAg값은 평균 292 IU/mL, 7.1log쐜쐛 IU/mL, 3.3log쐜쐛 IU/mL이었다. 사용된 NA는 라미부딘(n=53), 아데포비어(n=15), 라미부딘+아데포비어(n=4), 엔테카비어(n=9) 등이었으며, 평균 치료기간은 26개월, 추적기간은 27개월이었다.

그 결과 14%에서 SVR이 있었으며, 치료 중단 6개월 후 재발률은 46%, 12개월 후 재발률은 52%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ALT, HBV DNA, HBsAg값은 SVR 여부에 관계없이 차이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치료 중단 시 혈청 HBsAg 수치가 2log쐜쐛 IU/mL 미만인 경우 지속 바이러스 반응과 연관있는 것을 확인했다.

학회 김창민 이사장(국립암센터)은 "경구용 항바이러스 치료의 도입으로 만성 B형간염 환자의 예후가 획기적으로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치료 중단 후 높은 재발률이 아쉬움이 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할 때, s항원 정량 검사를 통해 바이러스 반응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군을 선별할 수 잇는 가능성을 제시한 유용한 연구 결과"라고 평가했다.

또 항바이러스 약제를 사용해 좋은 반응에 도달했다 하더라도 약제 중단 시 상당수에서 재발하는 양상을 보이므로, 지속적인 치료가 중요하며, 치료 경과 중 내성 발현에 대한 모니터링과 간암선별검사도 여전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최대규모 C형간염 유병률 조사 결과 발표
전북의대 김인희 교수


C형간염은 아직 국내에서 환자 수가 많진 않지만 간질환에서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대규모 역학조사 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연구팀은 2009년 국내 29개 기관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약 29만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C형간염 유병률을 조사했다.

그 결과, C형간염 유병률은 0.59%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여성은 0.60%, 남성 0.55%로 여성에서 더 많이 발견됐다. 연령별로는 20대에서 0.26%로 가장 낮았고, 70대에서는 2.09%로 고령일수록 더 높은 유병률을 보임이 확인됐다. 지역별로는 부산, 전남, 경남 지역에서 1.34~1.86%로 높은 유병률을 보였고, 서울 및 수도권은 0.42~0.77%로 중간 정도, 제주 지역이 0.25%로 낮은 정도를 나타냈다. 연령, 성별, 지역을 보정한 전국적인 유병률은 0.78%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아직 국내 C형간염 유병률이 상대적으로 낮으나 최근 5년간 증가했고, 연령이 증가할 수록 유병률이 높아짐을 보여준다"면서 "위험요인과 지역별 유병률 차이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이사장은 "국내에서 가장 대규모로 이루어진 조사로 향후 정책 결정의 기초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국내 간질환으로서의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C형간염에 대한 보균자 스크리닝 및 적절한 치료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국내 간이식 후 관리 "최고 수준" 확인
가톨릭의대 김희연 교수


국내 간이식 수준을 확인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1999~2011년 국내 7개 이식센터에서 간이식을 받은 B형간염 환자 2684명을 평균 10.9년간 추적 관찰했다. 예방요법으로 B형간염 면역글로불린(HBIG) 단일 투여받은 군은 67.7%, HBIG와 뉴클레오타이드 유사체(NUA) 병용 투여군은 23.3%였다.

그 결과 B형간염의 재발률은 6.1%(164명)에 불과했으며, 이식 후 재발 기간은 평균 2.1년(0.1~7.9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간암 환자는 1071명으로, 이식 후 간암 재발률은 14.5%(155명), B형간염 재발률은 31.0%(45명)이었다. 간암과 B형간염이 모두 재발한 환자는 48명으로, 간암 재발 후 B형간염 재발 환자는 25명(52.1%)이었다.

또 B형간염 재발은 생존과 연관된 독립적인 예후 인자가 아니며, 간암 재발이 전반적인 생존율에 가장 중요한 인자고, 현재 이식 후 재발 예방 전략은 효과적임을 보고했다.

김 이사장은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간이식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임을, B형간염 관리 측면에서 입증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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