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IT를 겨냥한 대기업들의 행보가 눈에 띈다.

우선 SK텔레콤과 서울대병원이 설립한 조인트벤처 헬스커넥트가 11일부터 건강관리 시범서비스 '헬스온'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개발 실체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업계의 궁금증을 자아냈던 터에 관심이 집중됐다.

헬스온을 통해 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는 개인별 건강검진 결과를 평가하고, 개인 질환과 건강 상태를 직접 상담한다. 이에 따라 최적의 건강관리 목표를 수립하고 식이요법과 운동치료를 병행하는 지속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정기 효과 측정과 전문가 온오프라인 상담, 모바일과 인터넷을 활용한 실시간 자가 관리 시스템을 통합 제공한다.

회사측은 "우선 SK텔레콤 임직원 30명을 대상으로 시범서비스를 실시한 후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헬스온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며 "향후 국내 대기업 중심 확대와 글로벌 진출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국내외에서 프리미엄형 서비스와 만성질환자 대상 서비스를 출시하고 스마트병원 구축 사업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영역에서 헬스케어 사업을 구상한다.

코오롱그룹의 대대적인 투자도 화제다. 무려 1000억원을 들인다고 발표하면서 코오롱의 IT기업 코오롱베니트에서 헬스케어 독자브랜드 'havit(해빛)'을 출범시켰다. 주요 사업은 크게 두가지로, 종합병원 병상 태블릿PC와 헬스케어 포털사이트로 압축된다.

순천향대병원, 인천성모병원, 을지대병원 등 20여개 종합병원 1만여 병상에 태블릿PC를 설치 중이며,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태블릿PC 공급을 확대해 병상 태블릿PC 시대를 연다는 계획이다.

환자들은 병원정보시스템과 연계한 전자차트, 병력관리, 입퇴실관리 서비스, 환자 별 Self-care 프로그램 등 각 병원 별로 특화된 병상 태블릿PC 서비스를 제공받게 된다. 병원에 무상으로 지급하되, 콘텐츠를 통한 수익모델 확보에 주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헬스케어 포털사이트 '해빛케어닷컴'을 통해 온라인에서의 의료건강 콘텐츠 제공에도 나선다.

이밖에 LG유플러스는 보령제약과 MOU를 체결하고, 각자가 보유한 병원시스템과 제약, 의료기기 역량을 바탕으로 개인맞춤 융합형 스마트 헬스케어 사업화를 공동으로 추진한다.

그동안 헬스케어IT 시장은 '수익 모델이 없다', '의료법에 막혀 아무 것도 못한다' 등의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대기업들의 최근 행보를 놓고 기대감이 감도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한차례 돈을 싸들고 진입했다가 실패한 사례가 있었다"며 "거기에 더해 여러가지 움직임이 말만 있고 실체가 없었으나, SK텔레콤과 서울대병원, 코오롱그룹 등을 토대로 시장이 활성화되는 분위기"라고 해석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대기업들이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어딘가에 시장성이 있다는 증거"라며 "발 담그고 있다 시장성이 확인되면 그 순간부터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대기업들이 환자와의 연결에서 벗어나 일반 소비자 대상의 건강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추세도 확인됐다.

해당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은 병원과의 연결을 중심으로 질환관리와 환자에만 초점을 맞추면서 접근하기가 어렵고 무거울 수 밖에 없었다"고 토로하며, "다양한 의료계의 연결고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되,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쉽고 재미있고 흥미있게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콘텐츠에서 성패가 좌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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