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산부인과학회와 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가 응급피임약이 일반의약품(OTC)으로 전환된 것에 대해 7일 기자회견을 열고 "편의성만 추구하다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것"이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우리나라 보다 앞서 응급피임약을 OTC으로 전환한 나라들은 이미 오남용 문제로 인해 계획성 있는 사전 피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시점에서 정부는 오히려 역행하는 결정을 내리고 있다는 것.

학회 신정호 사무총장은 "우리나라는 전세계 유례없이 피임을 터부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체계적인 피임의 필요성과 실천방법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기 보다는 낙태의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응급피임약이 마치 원치 않는 임신방지의 대표적인 해결책인 양 오도해 잘못된 환상을 일반인들에게 심어주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더불어 “응급피임약의 오남용은 여성들의 생식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사전피임 소홀로 인한 무책임한 성문화가 확산될 수 있다”며 “특히 성문화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는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접근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의학적, 사회•경제적 문제가 심각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의사회 박노준 회장은 “외국은 일반피임약의 높은 보급률과 성숙한 성문화를 바탕으로 응급피임약을 OTC로 전환한 반면 우리나라는 접근성과 편의성만 내세운 위험한 발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양 기관은 국민들이 응급피임약의 사후 피임 효과에 대해 그릇된 환상을 가지지 않도록 대국민 교육 및 홍보를 지속적으로 해나갈 방침”이라며 정부 정책도 여기에 초점을 맞춰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를 위해 1인 릴레이 시위를 이어가는 한편 필요하다면 귈기대회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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