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2012년 5월 7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COPD 관리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 모색"을 주제로 좌담회를 개최했다. 좌장은 문화식 교수(가톨릭의대)가 맡았으며 정기석 교수(한림의대)가 "COPD 진단 및 치료현황" 주제발표를 했다. 이어 학계 및 관련 정부인사들을 패널로 자유토론도 진행, 앞으로의 관리전략에 대한 의미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에 좌담회의 내용을 요약·정리한다.

▲개회사
- COPD 유병률 관련 보건사회적 상황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에서는 COPD 유병률에 대해 두 차례 전국 역학조사를 시행했다. 특히 2008년도 시행한 두 번째 조사에서는 40세 이상의 만성폐쇄성폐질환(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COPD) 유병률이 13%로 나타났다. 외국의 유병률이 9~10%라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COPD 사망률이 10대 사망률 중 7위이며 의료비는 1200억원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점차 심각해져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세계적으로 COPD 유병률 및 사망률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제발표
- COPD 진단 및 치료 현황

 전세계 COPD 치료지침을 설정하고 예방활동을 담당하는 기구인 국제만성폐쇄성폐질환기구(Global Initiative for Chronic Obstructive Lung Disease, GOLD)에서는 2011년 개정안을 발표했다. 여기서는 COPD를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라고 우선 말하고 있지만, 기도의 만성염증으로 기도폐쇄가 발생하고 진행형인데다가 완치가 되지 않는다고 정의했다. 또 악화와 동반질환의 유무가 전체적인 중증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부분이 추가됐다.

- COPD의 진행·위험인자·진단

GOLD 가이드라인에서도 제시하는 것처럼 COPD는 진행성의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치료 목표는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더 빠른 진행을 막는 것이다. COPD의 위험인자는 약 80%의 경우에서 직간접 흡연이 지목되고 있지만 직업에 따른 환경, 대기오염 등도 위험인자로 꼽을 수 있다.

유전자나 반복되는 감염 및 사회경제학적 상태도 위험인자로 꼽히는데 이것은 저소득층에서 유병률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지만, 뚜렷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단 고령사회가 되면서 노화성 질환인 COPD 유병률이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COPD는 기침, 객담, 호흡곤란의 증상이 있으면서 흡연, 공해, 특정 직업 등의 위험인자에 노출이 되었다고 판단되는 환자에서 폐기능 검사를 통해 폐기능이 떨어져 있을 경우에 진단을 내리게 된다.

폐기능 검사로 FEV1(1초간 노력성 호기량)/FVC(노력성 폐활량) 비율을 측정했을 때 0.7 이하면 기관지폐쇄가 있는 것으로 진단할 수 있다.

즉 폐기능 검사가 COPD 진단에서 꼭 필요한 가운데 국내 의료기관의 폐기능 검사기 보유현황을 보면 종합병원은 한 병원당 1.5대, 준종합병원과 의원은 3분의 1 정도로 나타났다(National Health Insurance Corporation, Korea. July 2007).

그러나 보건소는 6% 만 보유하고 있었다. 취약계층이 보건소를 주로 이용한다는 점을 생각할 때 가장 필요한 계층에서 조기발견이 늦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저소득층 노인환자가 고가의 약물을 사용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게다가 FEV1/FVC 비율을 통해 COPD 단계의 분류가 가능하고, 분류가 되지 않을 경우 병의 진단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기 때문에 폐기능 검사는 반드시 필요하다.

- COPD의 악화

COPD에서 주의해야할 부분은 악화다. 악화는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계속 반복되면 삶의 질은 나쁜 상태가 계속되기 때문이다. 악화가 한번 오고 다시 오지 않으면 삶의 질은 다시 좋아지게 되지만(Thorax 2003;58:589-593), 한 번 악화되면 정상으로 회복되는 데까지 한 달 이상이 소요된다.

그 뿐 아니라 악화로 인해 방안에 누워있거나 방안에서만 활동이 가능한 하우스바운드가 35일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많았다는 연구도 있다(AJRCCM 2005).

또 중환자실에 COPD 환자가 악화로 인해 입원을 했을 때 치료 중 사망할 확률이 약 20%, 퇴원을 하더라도 1년 내 사망률이 22%다. 응급실에 한번 왔던 환자가 재차 내원할 확률이 2주 내에 22%~32%, 외래 환자로 왔을 때 악화 시 치료 실패율이 13%~33%에 이른다(JAMA. 1995; 274:1852-1857; Ann Emerg Med. 1991;20:125-129; Chest. 2000; 117:1345-1352; Arch Int Med. 2003; 163:1180-1186).

즉 악화가 반복되는 환자는 삶의 질이 저하되고 염증이 증가해 질환이 빠르게 진행하며 입원율도 증가한다. 또한 악화 재발률이 증가하고 사망률도 증가하는 악순환이 계속 된다.

악화가 반복되는 환자를 살펴본 ECLIPSE 연구에 따르면 폐기능이 나쁠수록 악화가 자주 일어나며 두 번 이상 자주 발생한 경우일수록 시간이 지나도 악화의 빈도가 잦았다(NEJM 2010). 만성염증으로 인해 만성적으로 기침과 가래가 많은 경우에도 악화가 자주 발생한다(Chest 2009;135:975-982).

EPOCH(Epidemiologic review and Prospective Observation of COPD and Health in Korea) 연구에서는 전국 47개 대학병원이 참여해 1299명의 환자를 분석했다. 목표는 국내 COPD 환자의 치료현황과 악화발생의 정도, 폐기능 저하의 평가였다.

중간결과에 따르면 대상환자 약 1200명 중 3분의 1정도가 악화를 겪고 있으며 그 중 지난 1년간 악화를 한 번 겪은 환자가 61%, 20%는 두 번, 10%는 세 번, 나머지 9%는 4~12번 정도로 잦은 악화를 겪었다.

악화가 발생한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해 본 결과 만성기관지염과 폐기종이 동반된 환자에서 자주 발생했으며 폐기능이 나쁠수록 악화발생 빈도가 잦았으며 폐렴을 앓았던 경우 악화가 더 자주 생겼다.

- COPD의 치료

COPD의 치료목표는 폐기능을 향상시키고 건강관련 삶의 질을 올려주고 악화를 예방하여 궁극적으로 사망률을 줄이는 것이다. 그러나 사망률이나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 약제가 없는 상황에서 약물치료의 관점에서 조기진단을 통해 폐기능의 향상과 악화가 반복되는 빈도를 줄이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치료는 위험인자회피,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 동반질환치료로 분류할 수 있다. 약물치료에 사용되는 약제는 크게 기관지확장제, 항염증제, 증상 완화제로 나눈다. COPD의 치료에는 기관지확장제와 흡입형 스테로이드제가 기본적으로 사용된다. 염증을 완화시키는 약제는 흡입형 스테로이드제가 있었으나 최근 PDE4 억제제가 나왔다. 물리적으로 기도를 확장시키는 약은 속효성 베타2항진제(Short Acting Beta2 Agonists, SABA), 지속성 베타2항진제(Long Acting Beta2 Agonists, LABA), 지속성 항콜린제(Long Acting Muscarinic Antagonists, LAMA), 메틸잔틴(methylsanthines) 등이 사용되고 있고, 대부분의 경우 여러 약제를 병용해 사용한다.

GOLD 가이드라인에서는 COPD의 약물치료를 환자가 느끼는 증상과 폐기능, 악화가 발생한 횟수를 기준으로 하여 구분했다. 그 중 악화가 두 번 이상 발생한 경우 흡입형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도록 되어 있고 PDE4 억제제를 사용할 수 있지만 이 경우 다른 약제와 병용해 사용하게 된다.

- 로플루밀라스트의 치료효과

PDE4 억제제인 로플루밀라스트(Roflumilast)는 위약군에 비해 COPD 환자의 폐기능을 50 mL 정도 유의성 있게 향상시킨다는 연구가 있었다(Am J Respir Crit Care Med. 176:154-161)<그림 1>. 또한 로플루밀라스트는 항염증제로 기관지 확장제인 LABA를 추가해서 사용했을 때 악화를 21% 예방하는 효과가 있었다(Am J Respir Crit Care Med. 2010;181:A4435). 동일한 항염증제인 흡입형 스테로이드제를 추가 했을 때도 20% 가까이 악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었다(COPD7 2010; abstract 12).

또 COPD의 악화가 얼마나 감소하는지를 한 명의 환자에서 효과를 보기 위해 치료해야 할 환자의 수(Number Needed to Treat, NTT)를 분석한 연구도 있다. 흡입형 스테로이드제, LABA를 병용할 경우 네 명에게 투여하면 한 명에서 악화를 예방할 수 있다. 로플루밀라스트는 4.5명을 치료하면 1명의 악화를 예방할 수 있었고, LABA와 병용할 경우 3명 중 1명의 악화를 막을 수 있었다(Lancet 2009;374:685-694)<표 1>.


▲DISCUSSION
- 진단률 낮은 건 세계공통 현상…폐기능검사 기기 구비 · 활용도 낮아

- COPD 진단 · 연구현황

▶문화식 : 진단과 치료에 관해 강의해 주셨는데 우선 진단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유철규 : 진단 측면에서 전세계적으로 공통적인 부분은 진단이 잘 안 된다는 것입니다. 실제 환자가 100명이라면 그 중 진단돼 병원을 다니거나 본인이 질환을 알고 있는 환자는 10명에서 20명 정도로 추정됩니다. 나머지 환자는 증상이 있어도 질환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병원을 찾지 않습니다.

진단을 위해서는 폐기능 검사를 시행해야 하는데, 이를 거의 활용을 못하거나 기기 구비율이 낮아 진단이 되지 않는 것도 세계적인 공통현상입니다. 환자들이 너무 늦게 병원에 오게 되면 의료비용이 더 많이 들게됩니다. 우리나라도 폐기능 검사기 보급과 COPD 교육을 통해 낮은 진단률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심재정 : 우리나라 환자는 흡연자가 COPD 환자의 80~90%를 차지하고 있는데 환자 본인은 담배를 피워서 가래, 기침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병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아서 진단이 잘 안됩니다. 또 처음 병원에 오는 환자의 대부분은 병이 많이 진행된 상태인 호흡곤란으로 옵니다.

객담이나 기침이 있어 병원에 오는 조기환자의 경우 환자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것도 있고, 폐기능 검사가 많이 사용되지 않아 진단이 어렵습니다. 폐기능 검사기가 많이 보급된 것처럼 보이나 실제 개인병원에서는 유지를 위한 비용문제로 사용이 안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들은 낮은 진단률로 이어지게 됩니다.

▶김영택 : 의료정책과 보험정책이 만들어낸 치료시장에서 사각지대, 또는 질병의 예방에 초점을 맞춘 역할을 하는 것이 공중보건정책부서입니다. 미국공중보건협회에서 국가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한 만성질환과 예방에 대해 말할 때 금연은 COPD를 예방하는데 중요한 수단이고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이야기되고 있지만, COPD의 조기발견과 진단에 있어서는 아직 의·과학적 수단이 뚜렷하지 않다는 견해를 갖고 있습니다.

COPD를 조기에 발견해서 얼마나 치료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습니다. 이에 질병의 조기치료를 적극적으로 해야할 때 별도의 예산과 투자와 노력에 대해 효과와 다른 질병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도 효율적인가 하는 점이 먼저 고려됩니다.

또 하나는 40대 이상의 COPD 유병률이 13%로 높다는 것을 생각했을 때 고령화로 인한 복지차원에서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에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통해 COPD의 현황을 조사하고 관찰하고 있습니다. COPD 조기증상이 있을 때 낮은 진단률을 예방하기 위한 지침을 만들어 보급하기 위한 작업 중에 있습니다.

▶문화식 : 정기석 교수가 정부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한 사유에 대해서 설명을 좀 해보시겠습니까?

▶정기석 : 여러 가지 연구가 준비가 되어 있는데 아쉬운 점은 질병관리본부에서 COPD에 관심이 적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폐암환자의 경우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많은 비용이 계속해서 들어가고 국가에서 지원을 해주지만 5년 이상 생존률이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그 비용의 일부를 COPD 환자에게 지원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습니다. 현재 학회차원에서 3년 기간으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COPD 등록사업을 시작했는데 그에 따라 지원이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김영택 : COPD 등록사업에 보조금이 있습니까?

▶정기석 : 제약협회에서 받았고 3년 등록을 시작했는데 이제 막 등록을 시작하는 단계로 전국적으로 48개 병원이 참여 중입니다. 우리나라도 10년 연구자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3년 연구가 끝날 무렵에 제안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면 좋겠습니다.

▶김영택 : 민간자율로 이뤄지는데 정부가 중복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지적이 있을 수 있습니다. 현 단계에서는 COPD와 관련해 특별한 대책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문화식 : WHO에서 예견한 바로는 2030년쯤에는 COPD가 전 세계적으로 사망률 3위정도가 될 것이라고 하는데 정부측에서도 대책이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김영택 : WHO도 마찬가지지만 그 대책의 핵심은 금연에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금연은 경증에서 중증으로 질병 진행경과를 막는 중요한 개입대책이 될 수 있습니다. 고혈압과 당뇨병의 경우는 병을 잘 관리해 합병증이 생기지 않게 중증질환을 예방한다는 목표가 뚜렷합니다.

그래서 치료시장에 정부가 적극적인 개입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COPD에 이런 개념을 적응시키려면 지속치료에 대한 의·과학적 근거가 좀 더 명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정부가 대규모로 투자하고 개입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근거를 쌓아가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COPD 환자에 대해 코호트 연구를 하거나 질환 추적조사를 해야 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COPD에 대한 지침이나 대책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은 있습니다.

▶심재정 : 건강검진 중 생애전환기검사에 폐기능 검사 포함 여부에 대한 회의를 했었는데 그렇게 되면 조기진단이 가능해질 것으로 봅니다. 또 COPD의 중요성은 다들 인식하고 있지만 병의 진행을 막아주는지는 코호트 연구가 있어야 입증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연구를 민간단체나 학회차원에 맡길 것이 아니라 정부차원에서 지원을 해 줄 수는 없습니까?

▶김영택 : 현재 우수한 코호트로 지목되는 안산ㆍ안성 코호트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안산ㆍ안성 코호트 연구는 지역사회 전체주민에 대한 연구로 폐기능 검사가 포함되어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만, 눈여겨 보시고 폐기능 검사가 들어 있으면 이 연구를 계속 지켜볼 수도 있겠습니다. 이와 함께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의 유병 수준을 계속 관찰하는 것이고, 또 경증 환자에 대한 관찰도 필요합니다. 질병연대 추적조사에 투자를 한다면 어떤 질병을 할 것인지 우선순위가 고민이 되게 됩니다. 현재로서는 추가 추적조사에 대한 예산은 없습니다. 기술적인 문제도 있어서 학계나 외국과의 다양한 노력과 공동작업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진행 막으면 비용도 줄어…가능한 약물 치료 범위 적어"
- COPD 치료

▶문화식 : 이제 COPD의 치료적인 면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재까지 가능한 치료가 어떤 것이 있고 또 앞으로 효과가 예측이 되는 치료법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심평원 자료에서는 COPD 치료 수가 중에서 입원비로 나간 비용이 절반 정도였습니다. COPD가 악화되면 입원하게 되는데 그만큼 악화빈도가 높아지고, 그로 인해 대부분의 의료수가가 지불된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정기석: COPD는 경증으로 시작한 병이 중등증, 중증, 고도중증으로 진행하는 질환입니다. 공단의 자료를 보면 고도중증으로 갈수록 치료 비용이 훨씬 더 많이 들어갑니다. 환자들을 고도중증으로 진행되지 않게 한다면 전체적인 의료비용은 훨씬 적게 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최병철: 현재 약제에 대해 필요한 부분이나 약제의 사용을 넓히는 것에 관한 질문은 없습니까?

▶정기석: 흡입형 스테로이드제와 LABA는 보험에서 FEV1 값 50%미만에서 적용 되기 때문에 55%인 환자에게는 쓸 수 없습니다. 약 5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FEV1 값 65%까지 이 약제를 사용했을 때 효과가 있었습니다. 효과가 있는데 사용하지 못 하는 이유는 비용적 문제 때문입니다.

또 PDE4 억제제가 새로 나와 우리나라에서 얼마 전부터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고령이고 소득이 낮으며 당뇨병이나 혈압약을 함께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부담은 가중됩니다. 조기에 보험이 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지, PDE4 억제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최병철 : 단독 사용으로는 확실하게 유용성이 증명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추가로 병용했을 때는 효과는 있는 것 같은데 병용해도 다른 제품과 비교했을 때 크게 효과가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정기석 : 그렇지 않습니다.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 폐기능이 50 mL 향상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보통 COPD환자의 폐기능이 1년에 70 mL 정도 떨어지는 것을 고려했을 때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LABA와 로플루밀라스트를 함께 사용했을 경우 악화를 21% 예방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다섯 명에 사용했을 때 한 명은 악화를 확실히 예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병철 : 그 외에도 항염증제로 나오는 것이 많지 않습니까?

▶정기석 : 항염증제로는 두 번째 나온 약입니다. 스테로이드제는 천식에 쓰다가 COPD에 사용해보니 효과가 있어 현재 쓰게 된 것이고 다른 약제는 COPD 항염증제로 등록된 것은 없습니다.

▶심재정 : 항염증제로는 흡입형 스테로이드제를 제외하고 처음 있는 약제입니다.

▶정기석 : 흡입형 스테로이드제를 병용해서 사용할 때 18.8% 악화가 예방이 되므로 추가로 사용 했을 때 그만큼 도움이 됩니다. COPD 환자 중 일부는 무슨 약물을 써도 불편하고 계속 힘들어 합니다. 천식은 치료하면 없어지지만, COPD은 없어지지 않고 평생 숨이 차는 증상을 안고 살아야 합니다. 환자가 올 때마다 삶의 질을 평가하는 점수를 내는데 40점이 가장 나쁘고 낮을수록 좋은데 대부분의 환자는 10~20점 대입니다.

▶유철규: 고혈압이나 심장병이 있으면 아스피린을 먹고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을 먹습니다. 그 이유는 일반 국민들에 홍보가 잘 되어 있고 오래 전부터 임상연구 결과가 나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해서 줄일 수 있는 사망률은 10% 정도 입니다.

COPD에서 급성 악화가 생기면 사망률이 1년 이내에 20%가 넘는 위험한 질환입니다. 심장이나 고혈압의 위험성보다 COPD 급성악화의 위험성이 실제 수치로 보면 더 높은데 신경을 덜 쓰는 이유는 연구가 늦게 시작돼 일반인은 물론 의사들 대상으로도 홍보가 잘 안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심장이 나빠지는 것을 "heart attack"이라고 하는 것처럼 COPD를 "lung attack"이라고 하자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만큼 일반인이나 의사에게 확실히 홍보하고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COPD에 사용되는 약제 중 사망률을 줄이는 효과가 확실히 입증된 약제는 없다는 것이 순환기 쪽과 비교했을 때 약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건정책 쪽에서는 큰 비용을 투자해야 되기 때문에 조기에 투자해서 조절했을 때 얼마나 효과가 나오느냐가 중요하겠지만 치료목표를 삶의 질이나 급성악화를 목표로 하면 치료를 조기에 했을 때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연구결과에서는 뒤쳐져 있지만 아직 발전 가능성이 있고 질병을 조절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COPD에 신경 써서 투자할 수 있는 정책이 생기길 바랍니다.


▲DISCUSSION 정리


▶문화식: 이제 마지막으로 정리하겠습니다. 한 말씀씩 추가할 것이 있으면 말해주십시오.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에서 결핵 등 COPD보다 더 중하다고 볼 수 없는 병에 대해 많은 지원을 받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COPD도 한번 생각을 해 주셨으면 하는 바램이고, 심평원에서는 COPD 환자는 고통을 많이 받고 평생 숨 찬 것을 못 벗어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시고 생각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유철규: 제한된 돈을 효과적으로 사용해야 하기에 처한 상황에 따라 시각이 다를 수 있다고 봅니다. 함께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계속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심재정: COPD 환자들이 고통을 많이 받고 있지만 약제개발이 늦은 질환 중 하나입니다. 최근 임상연구가 증가하고 있고 신약이 많이 개발되고 있어 새로운 약제가 들어오면 환자들이 먼저 아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왜 보험이 안 되는지 등의 불평을 하는 환자도 상당수 있습니다. 이 질환은 한 가지 약제로 치료 되는 병이 아니고 추가적으로 계속 사용해야 하는 약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보험이라도 수월하게 받으면 환자들의 고통이 좀 줄지 않을까 합니다.

▶김영택: 앞으로 COPD 대책을 주제로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COPD에 대해서 천천히 준비하고 있는데 정책을 만드는 것이 5년에서 10년은 걸리는 것 같습니다. 5년 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시행할 때 COPD 유병조사를 꼭 넣어야겠다는 신념이 있었습니다. 비용을 좀 더 들여서 폐기능 검사를 포함하여 조사한 것을 시작으로 COPD 지침을 만들려 하는데 늦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학회가 꾸준히 관심을 가져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COPD를 우선적으로 보고는 있으나 실현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만성콩팥병도 마침 학회의 지원 등이 있어 사업을 시행할 수 있었습니다.

COPD도 그런 관심이 있으면 비슷한 수준에서 대책을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COPD의 질환인식 재고 사업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단률이 낮다고 나타나는 부분은 COPD 인식의 차이도 있겠지만, 비공식적으로 미인지율이 2~3%정도 밖에 안됩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의 경우 질환에 대해 알고 있기 때문에 질환 병력 유무를 뚜렷이 구분할 수 있는데, COPD의 경우 폐기능 검사를 해서 진단을 해도 이전에 COPD 유병 여부를 물으면 답변을 명확히 못해서 미인지도가 얼마인지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최병철 : COPD를 lung attack이라고 말씀해 주신 부분이 인상깊습니다. 심근경색도 중요하지만 숨쉬지 못하는 고통이 가장 심한 고통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개발된 약제가 많다고 하는데 실제로 시장에 나오는 제품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외국에서 나오는 약제는 다 있는 것 같은데 PDE4 억제제가 비급여로 쓰이는 상황입니다. 계속 나오고 있는 약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또 관심 있게 보고는 있습니다. PDE4 억제제에 대해서는 오늘 자세히 알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문화식 : 장시간 토의에 참여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2003년도에 대국민을 상대로 COPD를 홍보하기 위해 "폐의 날" 행사를 시작 했는데 "폐암보다 무서운 COPD"가 표어였습니다. 우리가 암을 무서워하지만 폐암은 생존기간이 짧아서 고통받는 기간도 COPD보다 상대적으로 짧습니다.

COPD는 아주 오랫동안 고생하는 질병입니다. 실제 COPD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이 제한적이고 환자들이 장기간 고통 받고 사망률이 높으면서 치료는 잘 안 되는 실정이기 때문에 심평원에서도 이 점을 고려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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