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파린 VS 다비가트란, 리바록사반, 아픽사반

뇌졸중 예방약으로 50년 동안 처방돼 온 와파린. 다른 약제나 음식과의 상호작용이나 복용시 제약이 많은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됐지만 굳건히 최고의 자리를 지켜왔던 약물이다.

하지만 지난 해 직접적인 트롬빈길항제인 다비가트란과 혈액응고인자 Xa길항제 리바록사반 등이 개발되면서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와파린을 옹호하는 의사도 많아 새롭게 개발된 항응고제와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4월 20일 순환기관련학회 춘계통합학술대회에서도 ‘새 항응고제를 1차 선택약으로 먼저 사용해야 된다 vs 안 된다“를 주제로 debate 세션이 진행됐다.

새로운 항응고제 YES
와파린이 안고 있는 치명적인 단점은 출혈이다. 또 환자가 와파린을 복용할 때 먹는 음식이나 다른 약물과도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약점이 있다.

환자에게 함께 먹지 말아야 할 음식들을 설명하면 환자들은 아예 복용을 포기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는 얘기다.

이런 와파린 대신 다비가트란 등 새로운 항응고제를 선택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사람은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최기준 교수다. 하지만 최 교수는 아직 정답은 없다는 얘기를 전제로 주장을 펼쳐나가겠다고 했다.

최 교수는 와파린은 INR(iInternational Normalized Ratio) 범위가 2~3 사이로 비교적 제한적이라 적절한 약물효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번 혈액검사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고 했다.

또 INR이 과도하게 증가하거나 감소해 심각한 출혈이나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점도 단점으로 꼽았다.

최 교수는 “와파린은 출혈 등의 부작용으로 환자의 50% 정도만 쓰고 있다. 또 INR이 2~3 정도의 사람의 50%만 쓰고 있다”며 “즉 환자의 50%만 쓰고 있고, 50%중 50%만이 적절하게 쓰고 있어 결국 1/4 정도만이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다비가트란은 심장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에 효과적이면서도 용량에 따라 부작용은 와파린에 비해 적은 약물이란 것이 입증됐고, INR 측정 필요 없이 복용이 편리해 와파린 대체 약품으로 적절하다는 것.

최 교수는 “다비가트란 등 새로운 항응고제가 필요한 사람은 항응고제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나 기존 INR 컨트롤이 안 되는 환자”라며 “시술 등으로 와파린을 자주 끊어야 하는 환자나 다른 약제를 함께 많이 사용하는 고령 환자들에게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새로운 항응고제 NO
와파린이 등장한지는 이미 60년이 넘어 강점과 약점이 모두 밝혀져 있어 와파린은 여전히 뇌졸중의 1차 예방약으로 선택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많다.

아주대 내과학교실 황교승 교수는 새로운 항응고제가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을 위한 1차 선택약으로 적절한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근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다비가트란이나 리바록사반 등 새롭게 개발된 약들이 모두 와파린을 능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황 교수는 새롭게 개발된 약들은 여전히 많은 허점이 있다고 했다. 우선 RE-LY 스터디에서 다비가트란이 와파린에 비해 소화불량이 훨씬 더 의미 있게 나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다비가트란은 반감기가 짧아 환자가 한번이라도 복용하는 것을 잊었을 때 뇌졸중의 위험이 높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았다.

황 교수는 “환자가 하루에 약을 두 번씩 잊지 않고 먹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먹는 것을 잊었을 때 뇌졸중 등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다”며 “와파린은 반감기가 하루 정도 되기 때문에 이런 점에서는 더 낫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신장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용량을 조절해야 하는 단점이 있고, 75세 이상이거나 크레아티닌 청소율을 높은 사람은 신장질환 기능 테스트를 해야 하는 것도 와파린에 비해 약점이라고 했다.

황 교수는 “다비가트란이 결핵약인 리팜핀과 절대 쓰면 안 된다. 우리나라처럼 결핵이 많은 나라에서 리팜핀과 쓸 수 없다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다비가트란은 또 항부정맥 치료제인 드로네다론의 용도를 2배까지 올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새로운 항응고제들의 가장 큰 허점은 가격이다. 와파린의 가격은 60원인데 비해 다비가트란은 6000원. 무려 100배의 가격차이가 난다.

또 다비가트란이 serum 테스트를 하지 않는 장점이 있는데 이것은 단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의사가 환자가 제대로 약믈 먹고 있는지, 혹은 치료가 잘 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얘기였다.

이외에도 약을 한번 뜯으면 한달 내에 모두 먹어야 하는 작은 단점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INR 컨트롤이 아주 엑설런트할 때는 다비가트란이 필요 없고, 환자가 원하거나 높은 뇌졸중 위험이 있을 때는 다비가트란 등이 처방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새로 개발된 항응고제들이 임상에 적용된 기간이 매우 짧아 다양한 임상 상황에서의 약의 효능과 안정성이 입증되지 않았다.

따라서 와파린이 50년이란 긴 시간동안 검증받았듯 새로운 항응고제들도 더 많은 연구와 관찰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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