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투약비용 수 억원 육박...보험급여도 쉽지 않아

한 달 투여비용이 수천 만원에 육박하는 초고가 약들이 잇달아 쏟아지고 있다. 대부분 혁신적인 신약이라고 평가받는 줄기세포 또는 단백질 바이오 약들로 바이알당 가격이 수백만 원이다.

몸값만큼이나 높은 효과를 자랑하지만 너무 고가인 탓에 일부 경제적 여건이 되는 환자들만 쓸 수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7월 출시된 "하티셀그램-AMI"의 가격은 1회 투약비용이 1800만원이다. 국내 최고가다.

이 약은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해 급성심근경색 발병 후 괴사된 세포·혈관을 재생시켜 심장기능을 향상시킨다. 환자 골수에서 중간엽줄기세포를 채취해 3~4주 동안 분리·배양 과정을 거친 뒤 주사제 형태로 만들어진다. 이후 환자의 심장혈관에 직접 주입하면 된다. 이 약을 투여하면 환자 심장기능이 약 6%가량 개선된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카티스템은 1회 치료비용이 400~500만원이다. 통상적으로 2~3회 치료가 필요하므로 약값만 1200~1500만원이 든다. 이 약은 동종 제대혈유래 중간엽 줄기세포 치료제로 퇴행성 또는 반복적 외상으로 인한 골관절염환자의 무릎연골 결손에 효과적이다. 인공관절 치환술 이전의 ICRS 4등급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48주 후 카티스템은 약 97%에서 반응을 보인다.

또 다른 줄기세포 치료제인 큐피스템의 치료비용도 비슷하다. 자가 지방유래 중간엽줄기세포 치료제인 이 약은 크론병으로 인한 누공치료에 효과적이다. 8주간 임상결과 누공이 완전히 막히는 비율이 81%다. 이러한 줄기세포 치료제들의 경우 약값을 제외한 입원비와 수술비까지 포함하면 실제 환자부담금은 더 늘어날 수 있다.

희귀약, 항암제도 고가 약들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 최근 나온 솔라리스는 희귀질환인 발작야간혈색뇨증 치료제로 한달 투약비용이 2000만원에 육박한다.세계에서 두번째로 나온 토종 헌터증후군 치료제도 바이알당 가격이 200여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ALK 유전자 돌연변이를 갖고 있는 비소세포폐암환자들에게 탁원한 효과를 자랑하는 젤코리도 한달 투여비용이 1000만원에 육박한다. 모두 장기치료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연간 수억 원이 들어가는 실정이다.

이처럼 약값이 상상을 초월하다 보니 보험적용을 하는 것도 쉽지 않는 상황이다. 상당수 제약사들이 급여 과정에서 정부와 마찰을 빚고 있다.

제약사들은 국내에서 가격을 낮추면 해외시장에 지장을 받지 때문에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복지부는 비용대비 효과 면에서 가격이 너무 높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러는 사이 몇몇 희귀병 환자들 사이에서는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발작야간혈색뇨증 환우회 임주형 회장은 "발작야간혈색뇨증을 앓고 있는 국내 환자는 약 250여 명으로 이들은 약이 있어도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라면서 "다른 환자들과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희귀질환치료제만큼은 될 수 있으면 하루빨리 보험적용을 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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