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혈액질환인 재생불량성빈혈과 만성신부전을 앓고 있는 환자를 동시에 치료하는데 국내 처음으로 성공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신장이식팀 양철우(신장내과)·문인성(이식외과), 조혈모세포이식센터 이종욱 교수팀은 재생불량성빈혈을 치료 받던 중 신장기능이 저하돼 만성신부전으로 발전한 곽모 씨(34세, 여성)를 신장이식과 면역억제요법으로 동시에 호전시키는 쾌거를 이뤘다.

교수팀은 "환자 곽모 씨는 2008년 12월 병원에서 만성신부전을 진단받았으나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고 지내던 중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수시로 코피가 터져 2009년 6월 재생불량성빈혈을 진단받고 8개월 동안 입원했다"고 전하고 "혈소판 수치가 급격하게 떨어져 일주일에 두세 번씩 혈소판을 맞아야 했으며 계속된 수혈로 감염과 당뇨, 심부전 등의 수혈 관련 합병증까지 염려, 조혈모세포이식이 필요한 상태에 이르게 됐다"고 했다.

특히 "이같은 힘든 투병생활 중 설상가상으로 신장 기능이 나빠져 약으로만은 치료가 불가능 하게 됐으며 결국 2010년 9월부터는 신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돼 복막투석을 매일 하기 시작했으며 적혈구 및 혈소판 수혈과 복막투석만으로는 지낼 수 없을 정도로 건강상태가 악화, 신장이식과 조혈모세포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어머니를 공여자로 정하고 두 가지 이식수술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기로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교수팀은 "이에 따라 지난 1월 신장이식 수술을 순조롭게 진행, 곽모 씨는 신장이식 후 일주일 내에 출혈의 합병증 없이 신장 기능을 회복했으며 이후 조혈모세포이식 수술을 준비하고 있던 중 적혈구 및 혈소판을 추가로 투여하지 않아도 지낼 수 있을 정도로 골수기능이 서서히 좋아져 이식 후 3달이 경과한 현재 수혈 없이 정상적인 삶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혈모세포이식센터장 이종욱 교수는 “신장이식 수술 후 혈액 수치가 서서히 회복돼 현재는 조혈모세포이식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골수기능이 회복됐다”며 “이는 신장이식수술 후 골수에 해로운 요독증이 사라지고 거부반응 예방을 위해 투여한 면역억제제가 재생불량성빈혈 치료에도 효과를 보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장기이식센터장 양철우 교수는 “두 가지 난치성 질환을 동시에 가진 환자의 이식수술이라 위험부담이 높았으나 의료진들의 긴밀한 협진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성모병원은 2010년 급성골수성백혈병과 만성신부전을 함께 앓은 환자에게 성공적인 신장이식, 2002년 만성골수성백혈병과 간경변증을 동시에 갖고 있는 환자에게 간이식 등 고난이도 장기 이식 수술을 성공한 바 있다. 이번 재생불량성빈혈환자에게 성공적인 신장이식을 함으로써 장기이식센터와 조혈모세포이식센터가 세계적인 수준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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