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평생 유병률이 증가하고, 자살로 인한 사망자수가 증가하는 가운데 나이 문제로 인한 오해 등으로 상대적으로 저평가 되고 있는 노인 우울증을 감별진단 할 수 있는 진단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은 최근 "우울증, 자살 그리고 한국사회"를 주제로 원탁회의(RTC) 결과 보고서를 발표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노인의 우울증은 차원적 분류로 보면 유병률이 17.9 %이나 범주적 분류로 볼 때 유병률은 27.8%이며, 경도 우울장애도 삶의 질, 인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노인의 자살률은 4.6%이었으며, 자살은 우울장애와 연관성이 매우 높았으나 자살에 대한 체계적인 역학연구의 부족한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2009년 통계청의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80세 이상에서 자살률이 10만 명당 127.7명으로 20대보다 5배 이상 높은 수치였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응급실 손상환자 표본심층조사에 의하면, 노인자살 원인은 본인의 질병, 우울증, 자녀와의 갈등 순으로 나타났으며, 자살성공률이 31.8%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4배 높았고, 충동적인 자살보다는 계획된 자살이 많았다.

노인의 최근 2주 동안 1차례 이상 자살 사고를 한 경험 관찰에서도 정상인에 비해 주요 우울장애인 경우 72.4배, 경도 우울장애인 경우 18.3배, 아임상 우울증인 경우 7.3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노인 자살의 76%는 우울증과 연관이 있었다. 반복적으로 자살 사고를 하는 경험도 주요우울장애의 경우 167배, 경도 우울장애는 23.9배, 아임상 우울증은 5.2배 더 많았으며, 78%가 우울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보고서에서는 "노인 분야에서는 임상진료지침이 신경정신과 임상전문가가 아닌 일반의나 다른 진료과 의사 대상으로 지침 개발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외국과 마찬가지로 중증 우울증이 아닌 경우 일반의, 다른 진료과 의사가 우울증 환자들을 진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들에게 필요한 진료지침이 필요하다는 것.

더불어 "노인에서 우울증은 무의욕, 집중력저하, 인지기능저하 등의 증세를 흔하게 보이는 등 일반 성인과 증상이 달라 성인과 동일한 진단기준으로 유병률 조사 시행 시 과소 추정될 수 있다"며, 노인에 적합한 진단기준 개발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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