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맞춤형 치료제들이 잇따라 쏟아질 조짐이다. 국내에서 유전자 맞춤형 치료제로 선구적 역할을 한 약물은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투주맙)이다.

이 약은 암세포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HER2의 기능을 억제하도록 만들어진 항체 약물이다. 특히 인체의 면역 체계를 활성화 시키고, HER2의 기능을 억제하여 암세포를 파괴시키는 독특한 작용기전을 가지고 있다.

국립암센터 노정실 박사는 허셉틴 10주년 기자감단회에서 조기유방암에서 기존 항암화학요법에 허셉틴을 1년간 함께 투여할 경우 사망위험성은 30%, 재발위험성은 50%까지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효과를 인정받아 미국에서 1998년, 유럽에서 2000년 HER2 과발현 전이성 유방암에 승인되었고, 우리 나라에서는 2003년 출시됐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0주년 행사를 갖기도 했다. 현재 허셉틴은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유방암 치료제 중 하나이다. 매출도 600억원이 넘어섰다.

이러한 유전자 맞춤형 치료제들이 계속 나올 것으로 보인다. 최근 화이자가 ALK 돌연변이에 반응을 보이는 비소세포폐암약인 잴코리를 출시했고, 이보다 앞서 노바티스는 종양억제 유전자인 PTEN이 결여된 암세포에서 활성화돼 세포분열과 혈관성장을 촉진하는 mTOR 단백질을 억제해 세포자멸사를 유도하는 신세포암치료제 아피니토를 출시한바 있다.

로슈는 조만간 BRAF V600 단백질 변이 약성 전이성 흑색종에 효과적인 '베무라페닙'과 Met 유전자에 선택적으로 작용하여 활동경로를 저해하는 'MetMAb'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HER2와 HER3 유전자 양성인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인 '퍼투주맙'도 곧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파이프라인을 염두한 듯 최근 한국로슈는 맞춤형 치료제 전문기업을 선언하고 나섰다. 최근 방한한 로슈 그룹의 임상과학 총괄 프랭크 스카파티치 (Frank Scappaticci) 박사는 헬스케어 분야에서 미래 성장을 이끌어 갈 분야는 맞춤의료라고 강조하면서 로슈는 ‘바이오 혁신 신약 개발’ 과 ‘맞춤의료의 실현’ 이라는 명확한 전략 방향에 집중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러한 맞춤치료제의 최대 단점은 천문학적인 치료비다. 대부분 한달 평균 치료비가 1000만원에 육박한다. 정부는 맞춤형 치료제가 환자의 생존율을 높히는 것은 맞지만 급여에 대해서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반응이다. 여기에 유전자 검사에 대한 비용도 환자가 고스란히 부담하는 실정이라서 만만찮다.

서울아산병원 이대호 교수는 "비싼 약값은 여전히 해결되어야할 과제"라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치료연구가 국내서도 확대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