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경부외과서 10명 중 3~4명 수술…외과와 윈윈 기대


대한두경부외과학회 산하 갑상선위원회가 환자들이 "갑상선암=두경부외과"라고 인식할 수 있도록 대국민 홍보 캠페인에 나선다. 이번 캠페인은 이비인후과의 중심축인 두경부외과가 두경부라는 단어가 주는 어려움 때문에 국민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못하고 있다는 자각에서 시작됐다.


국민과의 거리 좁히려 홍보

이번 대국민 홍보 캠페인의 기획과 실행의 책임을 맡고 있는 사람은 두경부외과학회 갑상선위원장인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손영익 교수다.

손 위원장은 "많은 사람이 두경부외과가 어떤 진료를 하는 과인지 자세히 모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두경부외과 의사들이 갑상선암을 많이 수술하고 있지만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들에게 두경부외과를 알리고 우리의 위치를 인정받기 위해 이번 캠페인을 기획했다"고 캠페인 취지를 말했다.

두경부외과가 곧 갑상선암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갑상선위원회가 선택한 방법은 캠페인 홈페이지를 통한 자연스런 홍보다.

환자들이 인터넷에서 갑상선암에 대해 검색하면 갑상선암 홍보 홈페이지에서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환자들이 두경부외과와 갑상선암에 대해 연계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두경부외과를 자꾸 노출시켜 국민들이 인식하기 쉽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손 위원장은 홈페이지를 베이스캠프로 두고 갑상선 건강강좌나 기획행사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하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현재 구상하고 있다. 또 대국민 홍보 캠페인 중 성공 사례로 꼽히는 자궁경부암 캠페인을 벤치마킹했다고 살짝 웃는다. 자궁경부암 캠페인처럼 갑상선 대국민 캠페인이 잘 됐으면 하는 바람과 기대가 묻어나는 웃음인 듯 했다.

손 위원장은 "현재 홈페이지에 들어갈 갑상선 콘텐츠는 거의 제작됐고, 4월 안에 홈페이지를 오픈하고,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며 "아직 치료에 대한 논란이 많은 갑상선암의 특성상 Q&A 코너는 콘텐츠에서 빠진다"라고 진행 과정을 설명했다.

캠페인 홈페이지 활성화를 위해 갑상선을 진료하는 병원들을 링크해 두경부외과의 이미지를 활성화 시키고, 회원들에게 갑상선 관련 사업의 콘텐츠에 대한 아이디어를 계속해서 받고 있다.


의사들 수술 실력 세계 최고

손 위원장이 책임을 맡고 있는 갑상선위원회는 전공의들에게 갑상선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대해 교육하고, 교수들에게도 최신 수술기법 등을 전수하고 있다.

또 갑상선질환에 대해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센터 역할을 맡고 있다. 또 외과와의 차등수가를 해결하기 위한 그동안의 노력들도 갑상선위원회의 활동이었다.

이번 대국민 홍보 캠페인은 여러 가지 의료계 현상과도 맥이 닿아 있다는 게 손 위원장의 설명이다. 갑상선암 진단이 증가하면서 환자는 많아졌지만 외과의사의 부족으로 수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감소했다는 것.

그래서 두경부외과 의사들이 갑상선암 수술을 많이 하게 됐고, 현재 많은 수술을 두경부외과 의사들이 담당하고 있다는 얘기다.

손 위원장은 "갑상선 수술은 외과와 두경부외과가 각각 7:3 혹은 6:4 정도의 비율로 수술을 한다. 두경부외과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외과와의 차등 수가로 인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외과에서 수술하면 30% 수가를 더 주는 정책이 오는 여름이면 끝난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는 두경부외과 의사들도 국민에게 제대로 인정받고 싶다"라고 말했다.

손 위원장은 우리나라 두경부외과 의사들의 갑상선 수술 실력은 세계에서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우수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갑상선수술에서 중요한 후두신경을 잘 보존해 목소리를 잘 지키는 점이나, 목에 있는 다양한 신경절을 보존하는 것 등 갑상선수술에 두경부외과 의사들이 유리한 점이 많다는 설명이다.

갑상선 수술 후 가장 큰 문제점은 수술 흉터이다. 그런데 겨드랑이 등을 통한 내시경 수술로 이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해 환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는 것. 또 로봇을 이용한 수술도 세계적이라고 말한다.

손 위원장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외과와의 경쟁이 아니라 좋은 정보를 제공하고 받는 "win-win"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고 했다. 얼마 전 "이비인후과 & 두경부 갑상선센터"라는 명칭을 두고 외과교수들의 이해를 얻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처럼 서로 협조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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