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응고제 3개 줄줄이 대기...대관 전문가들 예측 어렵다 전망

항응고 신약의 급여 출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현재 제품을 준비하고 있는 제약사는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바이엘코리아, 한국화이자제약(한국BMS) 등 세 곳. 현재 이들은 오랜만에 나온 신약인 만큼 가급적 빨리 급여출시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런 만큼 협상에 임하는 의지도 높다.

하지만 의지가 좋은 결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들 항응고 신약은 지금까지 나온 심혈관 약물 중 1일 투약비용이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과연 이를 보건당국이 순순히 허가할지는 의문이다. 과거 여러 회사들이 고가의 심혈관 약물을 준비하면서 가격합의를 보지 못해 출시를 포기한 사례를 비춰보면 결코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일례로 한국세르비에는 지난 2009년 심박수를 낮누는 약물인 프로코라란을 출시하려다 가격이 맞지 않아 사실상 출시를 포기했다. 또 사노피-아벤티스도 부정맥약인 멀택을 2년째 급여 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연유로 다수의 대관 전문가들은 "힘들것"이라며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 15여 년간 다국적 제약사에서 대관을 맡았던 한 관계자는 "항응고신약은 다른 약과 달리 급여의 첫 관문인 약물경제성평가에서도 난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1일 복용비용이 100원 미만이 와파린과 수천원에 이르는 신약과의 비용경제성평가가 쉽지 않음을 의미하는 말이다. 이 관계자는 "유사한 사례도 없어 힘들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입장차이를 좁혀나가는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견해를 피력했다.

어렵게 급여 판정을 받는다고 해도 건보공단과의 약가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도 나오고 있다. 이미 바이엘코리아가 자렐토를 정맥 혈전색전증 예방약으로 출시하면서 가격이 30%가 잘려나간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당시 바이엘은 9000원대를 요청했으나 거부됐고 본사를 어렵게 설득한 끝에 간신이 6000원대에 출시할 수 있었던 사실은 대관 담당자들간에 회자되고 있는 사안이다.

이에 따라 타제약사들도 본사와 협력을 해야할 것으로 보이며 이를 허용하지않으면 비급여로 남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설상가상으로 출시를 해도 1차약으로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급여과정을 보더라도 고가의 약물을 1차약으로 지정한 사례는 거의 없기 때문. 따라서 이번 신약들도 와파린 투약이 불가능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 심평원 출신 제약대관 담당자는 "항응고 신약이 진료상 필수약제가 아닌 만큼 1차약으로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다만 제약사들의 가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해 가격이 가장 큰 걸림돌임을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심평원은 원칙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이다.

심평원의 한 고위 임원은 "항응고신약이 경구용 약중에서는 최고가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이에 제약사들이 제시한 평가자료를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면서 그러면서도 "현재로서는 심평원의 인정범위(조건)를 제약사가 얼마나 잘 만들고 받아들이는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제약사들은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한 다국적 제약사 임원은 "제약사들이 마켓 액세스가 안되면 향후 비즈니스가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써서라도 급여목록에 들어가는 방향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험대에 들어간 첫 제품은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프라닥사다. 이 회사는 연내 출시를 목표로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그 결과에 나머저 두 제약사들의 눈과 귀가 쏠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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