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환규 의협회장 당선자에거는 기대와 과제

37대 의협 회장에 노환규 후보가 당선됐다. 예상을 깨고 59%라는 압도적인 지지로 회장으로 등극하게 된 것이다.

노환규 후보는 오는 5월이면 6000여명의 의사를 대표하는 전의총 대표에서 10만 의사를 대표하는 막중한 자리에 오르고 복잡하고 다양한 의료 현안을 총 지휘하게 된다.

이번 노환규 후보의 당선을 두고 의료계 내부에서는 이변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그동안 노환규 후보가 전의총 대표로 보여 줬던 현안에 대한 강력한 체스처와 전의총의 선거인단 선출의 적극적 개입을 보면 결코 이변이 될 수 없다.

당초 노환규 후보측에서는 1차 투표의 득표율을 650여표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었다. 839표를 득표 한 것이 이변이라면 이변이다. 변화와 개혁을 원하는 여념이 담겨진 표가 그만큼 많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분명 전의총 대표로 횔약했던 노환규 후보는 각종 현안에 대해 누구보다도 강력하고 과격(?)하게 행동하며 의사 회원들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해 준 것은 사실이다. 이 과정에서 경만호 현 회장과의 마찰로 내부 고발자라는 멍에도, 폭력을 행사해 의협 중앙윤리위원회 회부도 당했다.

이제 그는 10만 의사를 대표하는 의협 회장으로서 주장과 행동으로만 일을 수행할 수 없다. 전의총 대표로 있을 때는 의협을 향해 의료 현안의 조속한 해결을 요구했지만 취임 후에는 자신이 의료계 현안 해결의 총 책임을 져야 하는 위치에 있게 된다. 결과물을 도출해야 하는 입장이다.

자신의 신분이 전의총 대표에서 의협 대표로 바뀌었음을 인지하고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행동하며 어느때보다도 골이 깊어진 의료계 내부의 갈등과 대립의 조정자와 중재자가 돼야 한다는 얘기다.

나아가 전의총 대표로 활동하면서 한의사와 약사를 향해 행해진 고발 건과 관련해서도 때로는 적과의 동침을 해야 하는 자리가 의협 회장이라는 것임을 감안할 때 쉬운 일이 아니다. 일반 회원이나 임의 단체 대표로 행할 수 있었던 것들도 의협 회장이므로 할 수 없을 때도 있다. 이는 노 당선자가 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 의료계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다른 문제는 의협과의 파트너쉽을 필요로 하는 타 단체 및 정부 관련 기관들과의 유대 관계다. 모든 제도와 정책은 정부 당국으로부터 나온다. 전의총 시절에는 홍수처럼 발표되는 다양한 의료 정책에 대해 비판하며 의협을 향해 해결을 강력 요구했지만 의협 회장으로 취임하면 자신이 이같은 의사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욕구를 충족시켜 줘야 한다.

만약 그렇지 못하면 전의총 시절에 노 당선자가 했던 행동이 부메랑이 돼 경 회장과 같은 경우를 당할 수 있다. 그만큼 의협 회장의 자리는 어렵고 힘들며 외롭다.

노환규 당선자의 첫번째 시험대는 1일부터 시행되는 선택의원제(만성질환 본인부담금 경감제)다. 그는 강하게 이를 반대해 왔다. 물론 당선자 신분이기는 하지만 곧바로 회무를 인수인계 받아야 할 처지로 취임 전까지 침묵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노 당선자가 정부 기관과의 유대 관계를 형성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를 저지할 수 있을 지 많은 의사회원들이 지켜 보고 있다. 노 당선자로서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선거 운동 당시 한 의료계 인사는 "모든 후보가 당선돼도 좋다. 다만 노환규 후보는 당선돼서는 안된다. 의료계의 내부 고발자로 화합과 단결을 헤치는데 일등 공신이기 때문이다"라고 혹평을 했었다.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정부 기관과의 관계는 녹록치 않다. 그동안 의료계는 의료 정책에 반대 일변도였다. 그 중심에 전의총이 있었다. 전의총의 중심에는 노환규 후보가 있다. 노 후보가 의협 회장이 돼 반대 이외에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며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었다.

이들의 말처럼 노환규 당선자는 앞으로 많은 숙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그중에서도 내부의 단결과 화합을 도모하는 일과 타 단체 및 정부 기관과의 관계 형성이 매우 중요하다.

노 당선자는 정견 발표에서 "6000명이 의료계의 승리를 거뒀으며 이제는 10만 의사의 승리를 거두겠다"고 장담했다.

10만 의사의 승리를 무엇으로 어떻게 거둘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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