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뉴하트(new heart)팀이 숨가쁜 릴레이 협진으로 심장마비에 빠진 60대 여성을 세 번 살려내 화제다.

응급의학과, 순환기내과, 마취통증의학과, 흉부외과 등 여러 임상과가 유기적으로 협조한 성과로 눈길을 끈다.

복도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이모(60)씨가 119구급대원에 의해 여의도성모병원 응급의료센터로 이송되어 온 것은 14일 오전 9시34분. 발견된지 11분만에 구급대원이 급히 이송했지만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호흡과 맥박이 끊긴 사망 상태였다.

하지만 여의도성모병원 응급의학과 의료진은 희망을 놓지 않았다. 환자의 호흡과 맥박을 되살리기 위해 적극적인 심폐소생술을 15분가량 실시 후 환자를 회생시키는데 성공했다. 기적같은 일이었다.

응급의학과 의료진은 자발 순환이 회복된 환자의 심전도를 촬영해 급성심근경색으로 순환기내과에 협진을 의뢰했다. 막혀있는 심혈관을 뚫기 위해 환자를 심도자실로 옮겼고 팔을 걷어 부친 순환기내과 의료진이 혈관을 확장하기 위한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Percutaneous Coronary Intervention, PCI)을 시행했다.

그러나 혈관이 막혀 더 이상 스텐트 시술을 할 수 없게 됐다. 이번에는 흉부외과 의료진이 바통을 넘겨받았다.

즉시 관상동맥우회술(Coronary Artery Bypass Graft, CABG, 다른 부위의 자기 혈관을 떼어서 막힌 관상동맥을 우회하는 새로운 통로를 만들어주는 시술)이 시행됐다.

7시간에 걸친 수술이 끝나자 또다시 응급의학과 의료진이 나섰다. 심장 박동이 회복되고 재관류 요법으로 관상동맥우회술이 성공적으로 시행됐지만 이번에는 뇌 손상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치료적 저체온 요법을 시행하기 위함이었다. 이 방법은 환자의 체온을 32~34도로 12시간에서 24시간동안 낮추는 치료 요법으로 환자의 사망률과 신경학적 결과를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

‘반드시 이 환자를 살려내겠다’는 마음으로 모두가 뛰어든 덕분일까.

환자는 다음 날인 오후 7시에 의식을 회복하자마자 면회온 가족들을 알아보고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등 긍정적인 회복세를 보였다.19일 오후 정상 상태로 회복,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길 수 있었다.

환자는 심폐소생술을 통해 호흡과 맥박을 되찾아서 한 번, 스텐트삽입술과 관상동맥우회술로 심혈관 통로를 열어서 두 번, 치료적 저체온요법으로 뇌 손상을 최소화함으로써 세번 살아난 셈이다. 저체온요법의 경우 관상동맥우회술 후 시행한 사례는 국내 처음이었다.

이번 개가는 일찌감치 마련된 응급진료시스템의 공이 컸다.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응급의료센터는 지난 2008년부터 중증외상 환자 담당 트라우마(trauma) 팀, 급성심근경색환자 담당 뉴하트(new heart)팀, 급성뇌졸중 담당 뉴브레인(new brain)팀, 중증 내과질환 담당 다증상 내과팀 총 4개의 전문팀을 운영하며 응급진료시스템의 선도적 개혁추진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보건복지부 지정 중증외상 특성화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중증외상 환자들을 위한 전용 시설과 장비, 인력 등을 갖추고 24시간 전문치료체계를 구축하여 중증 응급환자 발생시 1시간이내 신속한 수술과 진료가 가능하다.

문정일 여의도성모병원장은 이영례 할머니의 쾌유를 기원하며 “초를 다투는 급박한 상황의 응급환자들이 보다 신속하고 전문화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