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들의 프로모션 행사가 갈수록 진화하는 모습이다. 굳이 트랜드를 말하자면 가만히 않아 듣는 형태를 벗어나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형태로 꾸준히 진화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어김없이 스마트 기기가 있다.

최근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프라닥사 학술심포지엄에서 스마트 기기인 "아이패드"를 활용해 시선을 끌었다. "과연 아이패드로 뭘 할 수 있을까?"하는 궁금함 속에서 기자가 체험한 아이패드 심포지엄 궁합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일단 연자들의 발표내용이다. 청중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발표자료가 잘 보이지 않거나 너무 빨리 넘어가 아쉬운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발표내용을 보여주는 기능은 너무 편했고 유익했다. 더욱 신기한 점은 발표자들의 내용이 자동으로 넘어가도록 설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투표시스템이다. 이 기능은 기존에서 파워포인트에서도 종종 사용된 기능이지만 스마트 기기에서 실행되는 투표시스템은 또 다른 장점이 있다. 투표가 진행되면 자동으로실화면으로 넘어가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해준다는 점과 문제를 잘 읽어보고 풀 수 있다는 점은 분명 새로운 장점으로 다가왔다.

마지막으로 질문기능이다. 청중들은 언제라도 질문 창을 통해 질문할 수 있는데 이 질문이 차례로 좌장의 컴퓨터로 올라오는 모습이 신선했다. 좌장은 질문을 읽고 유용한 내용을 골라 화면에 뿌려주면 모든 사람이 읽을 수 있다.
이런 기능덕에 이날 올라온 질문만도 무려 50여 개에 달했는데 가장 필요한 기능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다. 쏟아지는 질문에 항목을 골라야 하는 좌장들의 고민하는 모습도 역력했다.

한 대학병원의 참석교수는 "질문을 잘 하지 않는 국내 의사들의 성향을 고려한 좋은 시스템인 것 같다"고 평가하면서 "학술대회에 적용하면 좋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쏟아지는 질문공세에 일일이 선택을 해야 하는 좌장들의 고민하는 모습도 역력했다.

전체적인 효과는 집중도가 매우 높다는 점이다. 다양한 기능을 접목시킬 수 있기 때문에 한시라도 눈을 뗄 수 없는 모습이 뚜렷했다. 비록 제약사가 주최한 행사지만 학술좌담회를 방불케 할 생각이 들 정도다.

다만 단점도 있다. 과도한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현재 이 회사가 이번 심포지엄에 든 비용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전문 행사업체들은 기존 심포지엄보다 1.5배는 더 들 것으로 전망했다. 비용절감이 필요한 상황에서 고가의 행사비용은 발목을 잡는 부분이다.

두 번째는 분실우려다. 사전 등록을 통해 외부인을 철저하게 막고 있기는 하지만 행여라도 외부인이 출입을 막지 못하면 분실사고는 늘 노출돼 있다. 이 때문에 보험가입을 해놓고 있지만 역시 비용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단점이다.

그밖에 인터넷 네트워크 환경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외도(?)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작지만 무시 못할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제약사로는 처음 시도한 베링거인겔하임 마케팅 관계자는 "단순한 제품홍보 행사가 아닌 학술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시도했는데 반응이 너무 좋은 것 같다"면서 "역대 심포지엄 중 가장 많은 질문이 쏟아진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한편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웃 제약사들도 관심을 보이는 눈치지만 비용 부분에서는 여전히 부담으로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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