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럭버스터급 신약들이 나오자마자 경쟁해야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사연은 다르지만 대체로 제약사들이 전략상 비슷한 시기에 제품을 준비하면서 과거에 많았던 독점효과는 사라지고 있다.

당장 차기 클로피도그렐을 꿈꾸는 항혈소판 제제에선 에피언트(성분명 프라수그렐)와 브릴린타(성분명 티카그렐러)가 맞붙는다.

또 포스트와파린을 노리는 항응고제서는 프라닥사(성분명 다비가트란)와 자렐토(성분명 리바록사반)가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향후에는 엘리퀴스(성분명 아픽사반)도 가세할 것으로 보여 신약 3파전이 불가피해졌다.

항암제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차세대 글리벡을 꿈꾸는 제품은 타시그나(성분명 엘로티닙)과 슈펙트(성분명 라도티닙)로 거의 동시 출시가 예쌍된다. 특히 슈펙트는 토종 제품이라는 점에서 외산과 국산의 대결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약과 경쟁하는 제품도 적지 않다. 비리어드, 트라젠타, 비비안트, 빅토자 등 굵직한 신약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비리어드(성분명 테노포비어)는 만성 B형 간염 치료제로 현재로선 바라크루드(성분명 엔테카비어)가 유일한 경쟁품이다.

또 트라젠타(성분명 리나글립틴)는 DPP-4 억제제로 자누비아, 가브스 등 잘나가는 약들과 맞붙어야하는 부담스런 상황이다. 골다공증약 비비안트(성분명 바제독시펜)와 GLP-1 당뇨약 빅토자(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도 이미 품목이 나와 있어 상황은 다르지 않다.

이처럼 경쟁품이 있는 경우 독점효과를 얻을 수 없다는 단점은 있지만 장점도 많다. 일단 경쟁품이 같이 나오거나 존재하는 경우 단시간내에 시장규모를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다수 마케팅 담당자들은 "약이 늘어나면 질환에 대한 인식도가 높아져 새로운 환자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면서 "이 때문에 매출효과도 빠르게 나타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다른 장점은 다양한 옵션이 가능해 맞춤 치료에 가깝게 갈수 있다는 점도 있다. 최근 심포지움서 만나 대학병원 교수는 "같은 약이라고 해도 임상적으로 분명한 차이가 있다"면서 "이러한 차이점을 환자들에게 적용할 경우 보다 섬세한 치료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그밖에 경쟁품간 있으면 상호 비교가 자연스럽게 일어나면서 제품홍보효과도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제약사들은 대체적으로 경쟁품 출시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제약사별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은 철저하게 비밀에 부치고 있다. 최근 신약을 준비하는 한 제약사 마케팅 담당자는 "결국 효과는 비슷하기 때문에 컨셉이 중요하다"면서 "키 메시지를 설정하는 것은 제품의 숨을 불어넣는것과 같다"고 말했다.

한편 신약들이 올해 중순을 기점으로 하나둘 급여목록에 등재될 가능성이 커졌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올해는 넘기지 않겠다"며 출시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로 라면 올해는 그야말로 그 어느때보다도 풍성한 신약을 기대해도 좋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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