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The business of business is people)." 사우스웨스트 항공(Southwest Airlines)의 전 CEO인 허브 켈러허(Herb Kelleher)의 말이다.

LG경제연구원은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이러한 철학을 기반으로 회사의 공유 가치를 "LUV(사랑)"로 설정하고 회사가 우선 구성원을 배려하고 존경해야 한다는 원칙으로 조직을 운영하여 화제를 모은 바 있다"며 "최근 기업들의 인사관리 시선이 "자원으로서의 인간" 보다 "인간 그 자체"에 맞추어지는 모습"이라고 소개했다.

병원에서도 대형병원 병상확충에 따른 인재 영입 뿐만 아니라, 진전된 인사관리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인재영입 경쟁…교수진 잇따른 이직

최근 주요 병원 교수진이 잇따라 이직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삼성서울병원 흉부외과 김관민 교수가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우수한 수술 실적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삼성서울병원으로선 울고 분당서울대는 웃었다. 이와 관련, 삼성서울병원 한 교수는 "모교에 대한 애착과 변화의 분위기 속에서 편하게 진료를 하고 대우받는다는 느낌은 교수라면 누구나 받고 싶을 것"이라며 "우스갯소리로 우리도 잠시 뒤에 따라가겠다고 했다"고 아쉬워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순혈주의 타파 노력 속에서 우수한 외부 인재 영입을 꾀했다. 지난해 서울성모병원에서는 고려대 안산병원의 오목수술 간판스타 박형주 교수를 영입했다. 앞서 서울아산병원 송 현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성숙환 교수 등을 영입, 파격대우를 해준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부 반발과 함께 숱한 화제를 몰고 왔다.

건국대병원의 경우 서울아산병원 서동만 교수, 원자력의학원 황대용 교수, 순천향대병원 심찬섭 교수 등 이미 스타교수 영입으로 유명해진 병원이다.

앞으로 대형병원이 더 병상 확충이 늘어나고 병원들이 우수한 의료진 영입을 통해 변화를 꾀하면서 이같은 행보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옮긴 교수진은 대체로 "옮기는 병원에서 더욱 대우를 잘해준다고 약속하는 것은 물론, 진료나 센터 구축에 있어 자율권을 보장해준다고 했다"며 "정체된 조직에서가 아닌, 새로운 곳에서 또다른 도약이자 기회를 만들고 싶었다"고 하나같이 말했다.

인재 유출 방지 대책? 아직은 전무

인재 영입도 중요하지만, 인재 유출 방지도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 뺏는 병원이 있으면 그만큼 빼앗기는 병원도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뾰족한 묘수는 없어 보인다. 이에 주요 병원 보직자에 의견을 구해봤다.

A대학병원장은 "사람에게 대우를 잘해주는 것 외에 별다른 방법은 없다"며 "급여도 중요하지만, 열심히 일하게 하고 잘하는 사람을 더 잘하게 하고 본인이 생각하는 것을 실행할 때 자부심을 갖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동적으로 더 좋은 병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B대학병원 보직자도 "병원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좋은 사람을 데려오는 것은 시대의 흐름"이라고 전제하며, "다른 병원에서 데려오면 몸값을 높여주면서 신경을 써주지만, 오히려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잘 모르는 것 같다"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신규고객 창출비용은 기존고객 유지보다 7~8배 정도의 비용이 소요되기 마련인 만큼, 비용효과면에서라도 기존에 일하는 사람들을 아껴주어야 한다는 조언이다.

그는 "외부에서 온 이들의 성장 토대를 만들어주면서 동시에 내부에 있는 사람들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내부 인적자원의 가치를 환기해야 진정한 발전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강조했다.

C대학병원 보직자도 "내부에서 교수들이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의견을 피력하거나 활동하지 못하게 하면 분위기가 무거워진다"며 "사람이 중심인 병원에서 사람에 신경써야 하고 사기가 진작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사관리 패러다임 변화 "인간 중심"

이런 시점에서 "인간 중심" 인사관리(HR) 패러다임 변화를 생각해볼 수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HR 패러다임, 왜 변하는가?"는 주제의 보고서를 통해 새로운 가치관 확산에 따라 달라진 HR패러다임 4가지의 필요성을 주문했다.

첫째, 인간에 대한 가정의 변화이다. 인간은 기존 가정들과 달리 이타적 본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구성원들은 스스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와 협력을 통해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 자체를 존중해야 한다.

둘째, 제도보다는 내적 요인으로 사람을 움직여야 한다. 구성원들의 에너지가 긍정적이어야 비로소 활기차고 열정적이며 적극적으로 일하게 된다. 그때의 성과는 감정이 부정적이면서 에너지가 많은 생존 모드와는 확연히 달라지게 된다. 즉 에너지의 양이 아닌 질, 감정이 중요해진다는 설명이다.

셋째, 조직 운영 방식의 다양화 추구이다. 리더십 개발의 경우, 모든 리더마다 동일한 교육을 집합적으로 받는 것이 아니라 리더들이 자신의 성향, 자신이 맡은 사업이 처한 상황, 그리고 개인적 고민에 맞춘 리더십 코칭을 제공받는 것이 적절하다. 외부 인재들과의 협업이나 재택근무로 인한 스마트워크 기반의 일하는 방식도 덩달아 연구돼야 한다.

넷째, "언리더십"이 진정한 리더십이다. 과거에는 남을 이끄는 사람이 리더였다면 이제는 사람들이 모이는 사람이 리더가 된다는 의미이다. 사람들이 모여서 협업하고 서로의 생각을 발전시키고 진심으로 서로를 위하는 마음을 갖도록 하는 것이 필요한 리더십이다. 리더십 전문가는 이를 "언리더십(Un-leadership)"이라고 표현하면서 "과거의 리더십을 발휘하지 않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LG경제연구원은 "경영 환경은 짙은 안개 속에서 점점 더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인데, HR은 점점 사람이나 감성 등으로 다가가고 있다"며 "아무리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펴면서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 노력한다 해도 구성원들의 인건비를 축소하고 근로 시간을 늘리며 작업장의 안전이나 구성원들의 건강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지속 가능한 성장은 힘들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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