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3년간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을 이끌 화두로 "소통"이 꼽혔다.

이선희 신임원장이 2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3년간 보의연이 양질의 근거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했다면 앞으로는 그 근거가 사회에서 실제로 유용하게 쓰여질 수 있는 기반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이는 보의연만의 노력뿐 아니라 우리나라 보건복지 시스템과의 연계, 나아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일이라는 점에서 "소통"에 무게를 두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 원장은 새로운 토론의 장으로 한국형 원탁회의 모델을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보의연이 창출한 근거가 정책이나 임상현장에 접목되기 위해서는 근거를 공유하고 국내 현실에 맞게 재해석하는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세부안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해외 사례 벤치마킹 등을 통해 올해 1~2건의 시범모델을 운영한 뒤 기술적 보완을 거쳐 2013년부터 정기적인 시스템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 원장은 "완벽히 통제된 상황에서 연구가 이루어져 누구도 문제제기 하지 못하는 팩트는 자연과학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며 "아무리 사이언티픽하게 접근한다 해도 연구 결과는 사회의 제도나 각계의 문화, 공급자들의 요구 등과 뗄레야 뗄 수 없기 때문에 과학적 근거도 결국 사회의 여러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해 당사자들과의 토론을 통해 근거가 산출된 이유와 그 근거의 정책적 함의는 무엇인지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재 우리 사회를 위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무엇인지 같이 찾아가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보의연이 공정성과 투명성을 잃지 않도록 키를 잘 조절하는 한편, 이해 당사자들과 타협하기보다 소통을 통해 근거에 담지 못한 현장적인 상황들을 듣고 사회적인 합의를 이끌어나가는 역할을 수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올해 기획사업으로는 건강보험 급여정책에 보의연의 근거분석 역량을 접목시키기 위한 비교효과연구(CER) 체계를 구현이 꼽혔으며, 장기적으로는 본질적으로 좋은 연구를 산출해내는 창출 역량을 높이는 것과 근거분석 역량을 키우기 위한 교육과정 개발도 목표로 제시됐다.

이 원장은 "해외의 근거분석 기술을 국내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문화와 제도 차이로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국내 역량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급한 상황이며 이를 위한 교육과정을 만드는 것도 보의연의 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근거분석 역량은 외국과 비교 시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지적하며 교육 과정을 개방해 보의연 뿐 아니라 전체 사회의 역량을 같이 키우는 방향으로 나가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내부 혁신에 힘쓸 것을 약속했다. 이 원장은 설립 3년째를 맞이한 신생기관으로 기관운영의 시스템이 체계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며, 공기관으로서 책임성과 신뢰성 제고를 위한 내부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경영관리체계를 정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내부적으로 원활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편 양질의 연구인력 확보를 위한 복지 및 인사관리체계도 합리적으로 구축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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