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운영실무자 4인과의 이야기

스마트폰 대중화에 이어 올해 내내 선거국면이 이어지면서 SNS가 한층 더 폭발적일 조짐이다. 이미 지난 2010년부터 시작된 SNS 유행에 따라 많은 병원들이 계정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지만, 전략을 갖춰 전사적으로 운영하는 적극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유독 병원에서 성공사례가 제시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 SNS 운영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 21일 병원계 SNS 실무자 4명과 함께 고민해보는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다.


유행을 넘어 일상이 되다 

이영호:
트위터를 일찌감치 시작했다. 2010년 4월에 처음 트위터 계정을 개설해 현재 팔로워 3300여명을 두고 있고, 페이스북은 1200여명의 팬이 있다. 여기에는 건강정보, 건강강좌, 신문 보도 등의 내용으로 채우고 있으며, 유투브도 활용해 짧은 건강정보 동영상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블로그도 개설했다.
 
차의경: 지난해 4월 오픈해 KUMC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 트위터는 7300명의 팔로워, 페이스북은 430명의 팬을 보유하고 있다. 건강정보는 물론 뮤지컬티켓, 다이어리 증정 등의 다양한 이벤트를 해오면서 관심을 끌었다. 안암병원에서 함께 기획에 참여하고, 페이스북은 구로병원, 트위터는 안산병원에서 관리하고 있다.
 
운영을 해보니 트위터는 너무 일시적인 흥미와 선동 위주로만 채워지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된다. 정작 유익한 정보는 묻혀버리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페북은 정보 전달면에 있어 트위터보다 유리한 것 같다. 다만 병원의 이야기를 어느 정도까지 전달할지 고민하면서 운영하고 있다.
 
김세준: 처음에 SNS를 운영할 때의 일이다. 어떤 환자가 트위터에 발렛파킹에 대한
불만을 올려뒀다. 이를 발견해 바로 해당 직원에 확인한 다음 총무팀장이 직접 환자에게 전화해 사과하고 개선하도록 했다. 이 환자는 곧바로 트위터에 병원 칭찬을 올렸다. 이것이 바로 SNS의 역할이 아닐까 싶었다.
 
이후 온라인에 게재된 불평불만을 발견해 즉각 개선하면 도서상품권을 주는 내부 이벤트를 벌였다. 또 소수의 인원이 모여 만든 SNS 동호회 "연인"을 통해 강남세브란스병원은 물론, 세브란스병원 전체로 SNS 유행이 퍼지게 됐다.

성과 측정·관심 부족, 운영에 걸림돌

이영호: 많은 SNS 운영자들이 효과분석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대부분 수치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을 성과지표로 삼고 있다. 그러나 숫자가 전부는 아니다.
 
지난 1월 하나대투 100만 팔로워의 내용을 꼭 소개하고 싶다.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합심해 트위터 백만대군 신화를 이룩했다고 기사화됐으나, 자율성을 무시한 강제 팔로워 늘리기 정책으로 직원들은 한동안 심한 고통에 시달렸다고 한다.
 
팔로워 증가 목표량이 주어졌고, 이를 채우지 못한 직원들에게는 공개모욕이나 인사발령 위협까지 받았기 때문이다. 과연 진정한 SNS와 소통이라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주영래:
원장이나 보직자의 눈은 높다. 시대의 흐름이나 유행하는 트렌드가 있으면 당장 하라고 지시한다. 홍보팀이 만능은 아니며, 홍보팀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강남세브란스 동호회 모델이 정말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조직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이들을 하나하나 찾아내고, 그들에게 동기부여하는 계기를 마련하면 좋을 것 같다.

이를 위해서는 홍보팀, SNS운영팀에도 동기부여가 돼야 한다. 성과를 바라고 운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명확한 성과 측정에 따라 동기부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성과 측정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다른 측면으로는 시립병원, 공공병원이기 때문에 홍보 목적의 접근에는 좀 더 제약이 있는 것 같다. 서울시에 대한 의견을 올릴 수 없고, 시장이나 정치적인 성향에 대해서도 제한을 받는다. 서울시에서 규정하는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하며, 운영도 자유롭지 못하다. 그래서 공식 병원 계정보다는 개인계정에 병원 이름인 "북부"를 붙여 "북부주영래"로 활동하게 됐다.
 
김세준: 본인은 홍보팀이 아니지만, 홍보팀에서는 이것을 어떤 성과나 결과물에 치중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아쉬운 부분이다. SNS의 진면목을 다시 생각해보면 어떨까. 처음부터 강남세브란스병원 트위터가 잘된 이유는 동호회 회원들 자체가 즐겼기 때문이다. 무슨 결과를 바란 것이 아니라, 그저 즐거웠다. 함께 하는 것이 좋았고 알려지는 것이 좋았고 새로운 것이 하는 것이 좋았을 뿐이다. 동호회 연인 덕분에 이만큼 활성화될 수 있었다고 본다.
 
차의경: 대체로 홍보팀 직원 혼자 SNS를 운영하다 보면 고민일 수 밖에 없다. 다른 해야할 일은 그대로 둔 채 SNS까지 해야 되는 상황에서 즐기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병원 차원의 지원과 다른 구성원들의 관심이 많아졌으면 한다.

고객 목소리 들을 수 있는 공간…활용법 무궁무진

차의경: 올해는 동영상이 보다 이슈화될 것 같다. 의료원 내에 방송을 제작할 수 있는 스튜디오를 오픈하고, 자체 제작한 동영상 뉴스들이 있다. 이 콘텐츠를 활성화해보고 싶다. 또 SNS 오픈 1주년을 기념한 색다른 이벤트도 해보고 싶다. 지난해보다 한층 발전적인 모습이 될 것이다.
 
주영래: 개인적으로 서울시의 상징인 "해치"를 응용하면 좋을 것 같다. 의사 가운을 입은 해치 캐릭터를 만들고 SNS뿐만 아니라 원내 홍보, 시립병원 전체에도 활용하는 것이다. 신선하면서도 재미있게 접근할 수도 있고, 많은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다.
 
이영호: SNS는 단순히 마케팅 메시지를 전달하는 곳이 아니라, 잠재 고객이 어떻게 생각하고 말하는지 들을 수 있는 장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피드백을 모아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고객관계에 이용하면 좋을 것이다. 이를 위해 운영보다는 목표 설정부터 해야 한다. 목표가 설정돼야 적절한 계획을 세우고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김세준: SNS 운영 초기에는 반발도 많았다. 변화에는 늘 저항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만큼 도와주는 동호회가 있다는 것은 다행이지만, 다른 병원들은 이런 동호회를 활성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조금이라도 즐겨하는 구성원들을 직접 찾아가 도움을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들만 모으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구성원들의 참여, 그리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위해 고민해 보았으면 좋겠다. 올해 연인에서 기획하고 있는 "TEDx Eonjuro"의 성공적인 개최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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