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의료원(의료원장 임영진)이 최근 한국계 중국인 방광암 환자의 치료비 전액을 지원했다. 의료원은 지난 12월 22일 진행한 ‘불우환자를 위한 헌혈 및 성금 모금’ 행사를 통해 모금된 성금을 방광암으로 고통 받던 환자, 이관순(남·72세)씨의 치료비로 전달했고, 환자는 지난 1월 말 경희대학교병원 비뇨기과 이충현 교수의 집도로 무사히 방광절제술과 요관절제술을 시행받았다.

이번 모금 행사의 수혜자인 이관순씨는 중국 심양에서 2010년 한국으로 입국한 한국계 중국인으로 2009년 중국에서 왼쪽 신장에 생긴 이행상피암으로 신장과 요관 방광 부분절제술과 방사선치료를 받은 병력이 있다. 2011년 6월 갑작스런 옆구리 통증과 허리통증, 호흡곤란 등이 나타났지만 진료비 부담으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가 증세가 심해져 입원했다. 이관순씨는 방사선 치료로 좁아진 방광에 생긴 방광암과 한쪽만 남은 우측 요관이 막혀 요독증이 발생한 상태로 거의 쓸모없게 된 방광을 절제하고 우측 신장의 소변이 다시 흐르게 하여 요독증을 해결해야하는 위중한 상태였다.

비뇨기과 이충현 교수는 “이관순씨는 과거 방사선치료로 인한 후유증으로 좁아진 방광에 암이 생겨서 방광을 모두 드러내고, 막혀있던 우측 요관 일부를 절제한 상태이다. 그리고 막히지 않고 남아있는 요관 상부과 소장을 이어주는 수술도 함께 시행했다” 면서 “방광을 제거했기 때문에 인공요루(소변주머니)를 달고 지내야하는 불편은 있지만 수술 전에 비해 환자의 빈뇨와 요독증 걱정은 사라져 일상 생활하기는 훨씬 편해졌으며 건강해졌다. 단지 앞으로의 걱정은 이관순씨의 암은 방광에 생긴 이행상피암으로 남은 오른쪽 신장과 요관에 암의 재발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정기적인 이행상피암 재발여부를 추적 관찰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관순씨는 부부의 소득은 2005년 앞서 입국해 한국국적을 취득한 부인의 생활보호대상자 수급비와 노령연금 29만원이 전부로 조카딸의 집에 무상 거주하고 있다. 한국국적을 취득한 부인이 그간 식당일을 하며 생활을 꾸려왔지만 얼마 전 다리와 팔 골절상을 당해 일은 물론 남편의 병간호도 어려운 상태였다.

이관순씨는 “암이라는 말을 듣고 이제 죽나보다 싶었는데, 앞으로 몸이 나아지면 이전보다 두 배는 더 열심히 일하고 경희의료원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고 살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희의료원은 경제적인 여건 때문에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불우환자를 위한 사회사업기금 마련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모금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작년 연말 내원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불우환자를 위한 헌혈 및 성금 모금’ 행사도 그 중 하나로 의료원은 당시 모금된 성금을 사회사업기금으로 마련하고 지난 12월에는 미숙아로 태어난 아동의 치료비 일부로 지원하기도 했다.

임영진 의료원장은 “이런 작은 모금행사와 지원사례를 통해 직원들이 나눔의 의미를 되새기고 주변의 불우환자들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면서 지속적인 관심과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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