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성인 10명 중 2명이 흘리는 "방광의 눈물"
2. OAB 정의 논란 "지나치게 상업적" vs "문제 없다"
3. OAB, 노화의 과정이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질병


과민성방광(OAB)은 그 자체만으로 삶의 질을 저하시키며, 다른 질환과 동반 시 더욱 악화시킨다. 특히 폐경기 이후 여성에서 OAB는 우울증도 일으킬 수 있고, 야간빈뇨로 인해 수면부족을 초래하며, 골다공증이 있는 여성에서 잦은 화장시 출입에 의한 낙상 및 골절 가능성도 높인다. 그러나 OAB 증상으로 치료를 받기 위해 방문하는 경우는 27.5%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순천향대부천병원 비뇨기과 김영호 교수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OAB 환자 중 자신의 상태가 질환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사람은 52.2%였지만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은 사람은 10.9%에 불과했다. 반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응답한 대상자는 76.9%, 성생활에 지장을 받는다는 30.5%로 각각 위험도가 정상군에 비해 5배, 4.3배나 됐다.

치료를 받지 않은 군에서의 이유는 시간·비용 등 기타 문제(30.3%)가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남에게 알리기 부끄럽다(27.7%), 병원에 가기가 두렵다(14.9%)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행된 스코틀랜드 건강관리지침에서도 경제적 부담과 OAB를 노화에 따른 정상적인 증상으로 생각하는 잘못된 인식으로 환자 중 50% 가량이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고 있어 6개월 이상 약물치료를 지속하는 경우가 25% 미만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나이를 먹음에 따라 발생확률은 증가하지만 노화의 한 과정은 아닌 OAB, 어떻게 잡아야 할까?


OAB의 약물치료법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에서 발간한 "과민성방광 진료지침"에 따르면 OAB의 치료 목표는 방광의 수축력을 감소시키고 방광 용량을 증가시키며, 배뇨 감각을 둔화시켜 방광충만, 즉 요저장을 쉽게 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1차 치료법으로 행동치료와 약물치료를 병용한다.

약물치료는 방광의 수축을 억제하는 항무스카린제가 중심이 되는데 주요 1차 치료제로는 톨테로딘, 트로스피움, 솔리페나신, 페소테로딘 등이 있으며, 옥시부티닌, 프로피베린 등의 복합작용제, 이미프라민, 아미트립틸린 등의 삼환계 항우울제도 사용되고 있다.

이들 약제는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대부분 입마름이나 변비, 시야 흐림, 졸림, 인지 장애, 소화기 장애 등의 부작용이 있으므로 약물선택 시 이를 고려해야 한다. 특히 중증 부정맥이 있거나 협각성 녹내장, 소화기의 폐색성질환, 중증 근무력증 등의 경우는 금기로 돼 있다.

톨테로딘은 침샘보다 방광에 대해 조직선택성이 우수해 이는 실제 임상에서 보이는 구갈 등의 부작용이 경미하다. 또 비교적 지용성이 낮아 뇌혈관 관문의 통과가 적어 인지 기능에의 영향이 적다. 1일 2회 2 mg 사용하는 속효형과 1일 1회 2~4 mg 사용하는 서방형이 있는데, 비교연구 결과 서방형이 효과와 내약성 면에서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페소테로딘은 가장 최근에 임상에 소개된 항무스카린제로 톨테로딘의 경구복용에 따른 부작용을 극복하기 위해 활성물질의 대사전구물질(prodrug) 형태로 개발됐다. 다만 간대사와 신장배설로 배출이 이뤄져 심한 신기능과 간기능 이상 환자들에서는 5-HMT가 축적될 수 있다. 국제요실금협의회(ICI)에서는 추천도 A 수준으로 권고했다.

트로스피움은 항무스카린제 중 유일하게 간의 시토크롬 P-450에 의해 대사되지 않는다. 혈중으로 흡수된 약물의 약 10%만이 가수분해돼 spiroalcohol로 대사되며, 대부분은 대사되지 않은 형태 그대로 신장으로 배설돼, 크레아티닌 청소율이 30 mL/min 이하인 신기능 이상이 있는 환자들에서는 반드시 약제의 감량이 필요하다.

폴리페나신은 3가 아민계 약물로 전임상 연구 결과에 의하면 M2에 비해 M3 무스카린성 수용체 아형에 좀 더 선택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부작용인 구갈은 21.4%, 변비는 13.3%에서 나타났고, 약제 부작용으로 인한 약제 복용 중단은 9.7% 정도다.

데리페나신은 경구복용 후 장내 흡수가 잘 되고, 간에서 광범위한 대사가 일어나며 방광근의 M3 아형에 매우 선택성이 높은 약제다. 심혈관계 부작용, 인지기능 저하, 어지러움, 수면 장애 등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비교적 안전하게 쓰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삼환계우울제와 병용 시 약물 대사가 저해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복합작용제인 플라복세이트는 중증도의 칼슘 길항작용, 포스포다이에스테라아제 저해작용, 국소 평활근 마비작용 등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임상에서 유의한 효과를 얻지 못했다. 다만 국내에서 경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약제 중 하나다.

옥시부티닌은 뇌혈관 관문을 통과해 중추 신경계의 부작용인 인지 장애, 기억력 감퇴, 수면 장애 등을 일으킬 수 있어 특히 고령자, 뇌신경질환자에서의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하루 5~30 mg까지 사용이 가능하며, 적은 용량부터 시작해 중량하는 식으로 용량 조절이 필요하기도 하다.

프로피베린은 칼슘 길항효과와 항콜린성 작용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약제로 요절박, 절박성 요실금, 또는 혼합성 요실금에서 유의한 효과가 입증됐다.

삼환계 항우울제인 이미프라민은 약한 항무스카린 작용, 세로토닌과 노르아드레날린의 재흡수 저해 작용, 항이뇨 작용 등을 하는데, 기립성 저혈압, 심실성 부정맥 등 심혈관계에 대한 심각한 부작용 위험이 있어 용량 조절 요법이 필요하다. 이 또한 배뇨장애 치료약제로서의 효과와 위험성에 대한 충분한 연구 없지만 경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약물 치료를 받는다 해도 20~50%에서 치료결과에 만족하지 못하거나,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나타난다. 이 경우 2차 치료방법으로 신경조정술과 수술치료 등을 고려할 수 있는데 표와 같은 10가지 경우 전문가에게 의뢰가 필요하다.




선택적으로 작용하거나 부작용 줄이는 약제 개발 활발

현재 사용되는 항무스카린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임상적으로 비뇨기계에만 작용할 수 있는 선택성이 없어 부작용 위험도가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최근 방광에 선택적으로 작용하거나 부작용을 줄이는 약제 전달 방법과 투입 경로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 약리학적으로 작용 부위에 따라 운동신경계에 작용하는 약제로 배뇨 촉진 작용을 억제하거나, 배뇨 억제 작용을 활성화하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고, 감각신경계에도 마찬가지로 각각 구심성 신경절이나 신경로에 작용하는 약제들이 연구되고 있다. 작용 수준에 따라서도 중추신경계나 말초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세포막에 작용하는 약물(칼슘채널차단제와 칼슘채널개방제) △알파1 교감신경 차단제 △베타 교감신경 작용제 △프로스타글란딘 합성저해제 △바닐로이드수용체 작용제 △세로토닌/노르아드레날린 재흡수 차단제 △보톨리늄 독소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보톨리늄 독소는 근육에 주입하면 수축이 억제되는데, 최근 방광에 분표하는 감각신경 또한 억제해 치료 작용을 한다는 증거들이 대두되고 있다. 임상에서 사용되는 것은 보톨리늄 독소 A로 작용 기전에 대한 여러 연구 결과들을 뒷받침하는 근거들이 필요하지만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과민성방광 치료의 대안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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