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 지식이 합쳐진 새로운 공공의료 모델 필요"
캄보디아에 병원 건립 추진 /
보라매병원 비뇨기과 손환철 공공의료사업단 부단장


몇 년 동안 보라매병원은 그야말로 눈부신 발전을 보였다. 환자들이 체감하는 병원의 내부 환경은 물론 외부에서의 평가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받았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전국 140여개의 공공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평가하는 공공보건의료계획 시행 결과에서도 2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획득하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결과의 중심에 공공의료사업단의 부단장을 맡고 있는 비뇨기과 손환철 교수가 있다.

과거 무료 진료봉사를 하던 공공의료의 개념에서 벗어난 새로운 형태의 공공의료가 필요한 시대가 됐다고 손 교수는 말한다.

그가 말하는 새로운 개념의 공공의료는 두 가지다. 공공의료의 패러다임의 변화와 의료인들이 갖고 있는 지식을 좀 더 크게 사용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 것이 그것이다.

그는 "과거 개념인 질병 치료에서 벗어나 치료 전 단계나 환자가 병원 밖으로 나간 이후의 관리를 해야 한다"며 "우리 병원이 2009년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선정된 건강증진병원(Health Promoting Hospital: HPH)가 그 예라 보면 된다"라고 패러다임의 변화를 설명한다.

건강증진병원을 실천하기 위해 병원은 걸을 때 피아노 소리가 나는 건강오름계단, 웃음 강좌, 수술 전 금연 중재, 체질량지수 게시판 운영 등 병원 시스템을 질병을 예방할 수 있도록 변화시키고 있다고 했다.

캄보디아 밧티에이병원 건립 지원
그는 기증제대혈은행은 무엇보다 공공성 강한 사업이라 강조했다. 제대혈을 사용하는 경우는 1/100 정도 확률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쓸 수 있도록 공공의료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2011년 기준으로 2만건 이상의 제대혈을 보관하고 있다. 의료급여환자에게 제대혈 이식 부담금을 감면하고 백혈병 환자의 조혈모세포 이식을 시행하며 항후 국가 중앙 조혈모세포 공급은행으로 성장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단순한 의료봉사보다 전문적인 의료봉사를 그는 강조했다. 현재 보라매병원이 하고 있는 아토피 환자나 재활이 필요한 사람 등을 대상으로 하는 봉사나 심폐소생술 등을 알려주는 교육사업, 당뇨가 있는 환자들이 진료를 받게끔 하는 사업 등이 그 예라 했다.

올해 그가 집중적인 관심을 쏟는 부분은 캄보디아에 밧티에이병원을 건립을 지원하는 일이다. 지난해 12월 계약을 체결한 이 사업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북서쪽에 병원을 세우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병원의 인력 배치, 병원 운영, 직원 교육, 기자재 지원 자문, 병원 설계 등 병원 건립과 관련된 각종 자문을 한다"며 "캄보디아 의료진의 교육을 위해 현지에서 12주 교육하고, 2013년 초에 우리나라에서도 교육을 예정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2014년 3월말 완료 예정인 이 사업의 핵심은 제왕절개수술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라 했다. 안전한 출산은 초기 개발도상국 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이기 때문이란다.

공공의료사업단 부단장으로서 겪는 어려움은 없을까? 기존의 공공의료도 잘 하면서 새로운 개념의 공공의료 사업을 하는 게 녹록치 않다고 했다. 또 봉사가 곧 공공의료가 아니라는 설득을 하기 싶지 않다고 했다.

최근 캄보디아에 갔을 때 지저분한 포대기에 싸여있는 어린아이를 보면서 자신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고 보람이었다고 말하는 손 교수. 캄보디아에 지어질 밧티에이병원과 손 교수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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