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예측·의료계 협업·금융 이해 필수

끝까지 살아남는 바이오기업은 얼마나 될까? 전세계적으로 의료서비스 시장 2조 1800억달러, 제약 8370억달러, 의료기기 2270억달러 등에 이르고 있지만, 시장에서의 성공은 어렵다.

특히 당장 수익을 낼 수 없는 바이오기업은 더욱 그렇다. 신약개발 기간은 평균 14~16년이 걸리며, 이를 위한 비용도 60~80억달러 이상 소요된다. 시간과 비용을 줄이면서도, 한국형 수익모델에 성공하기 위해서 각자 해야 할 일이 많다.

최근 지식경제부 산하 BMCC(바이오의료커넥트센터)에서는 이와 같은 "바이오벤처기업의 성공적인 투자유치전략"을 주제로 산업계, 의료계, 금융계 등 다양한 직역이 머리를 모았다.

메디포스트 황동진 대표는 "대기업이 아닌 벤처에서 어떻게 성공할 수 있느냐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많다"며 "기존 개념의 신약 개발을 하는 것은 사실상 의미가 없으며, 처음부터 소규모 임상 개발을 계획해 극복해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사업의 관행 설정과 시장을 미리보는 투자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 스스로가 인식해 사업 실패 가능성과 전직원 대상으로 특허, 무역 기밀 교육을 실행해야 한다.

초기 단계부터 시장을 예측할 수 있는 역량 강화에도 나서야 한다. 사업화 단계에서 여러 방면으로 융합이 가능하다. 생명공학 전공자들이더라도 직접 비즈니스까지 포괄한다면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바이로메드 김종묵 개발본부장도 "바이오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일정, 자금, 인력을 끌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현재 바이오에는 경험이 없는 이들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라며 "임상, 개발 등을 모르고 접근하더라도, 여러 노하우를 익혀 최대한 빠른 속도로 개발 가능하도록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혹여 시설, 규모를 갖추지 못하더라도 아웃소싱 네트워크를 구축하면 된다. 내부에서 후보군을 개발하고 특허를 확보한 다음, 대학이나 병원에서 임상을 많이 할 수 있도록 접근해야 한다.

이처럼 의료계와의 협업이 필수지만, 사실 그간 병원과 의사의 역할은 결여돼 있었다. BMCC센터장인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 방사익 교수는 "병원이 진료 위주로만 해오면서 연구의 중요성을 간과해왔지만, 이젠 중요성을 깨닫는 단계"라며 "의사들이 진료를 보면서 연구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연구가 산업화 될 때 어떤 것이 장애인지 점검하고 피드백까지 제공할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연구성과가 산업화로 연계되기 전에, 병원과 의사를 단순히 최종고객이 아니라 초기 연구단계부터 함께 갈 수 있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방 교수는 "병원이 연구에서 산업화로 갈 때 장애를 넘고 역할 간 매칭을 하면서 커넥트해줄 수 있는 시스템의 장을 만들 수 있다"며 BMCC 등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물론, 금융에 이해도 필수다. 바이오기업이 당장 수익을 낼 수 없기 때문에 자본에 의존하게 되지만, 많은 바이오기업 CEO들이 금융과 친하지 않아 오류를 범하고 있다.

스틱인베스트먼트 박민식 상무는 "벤처투자가 정점이었던 2000년보다 전체투자금액은 60% 수준으로 감소했으나, 회사별 평균 투자 금액은 2배 가까이 늘어나 선택과 집중 추이를 보이고 있다"며 기회인 상황을 보여줬다.

바이오 분야의 투자 비중은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향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바이오 투자금액은 전체의 5.5%로 933억원, 평균 투자액은 21억원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캐피탈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CEO가 25%, 수익모델 21%, 시장성 15%, 기술력 12%, 투자금 회수기간 10%, 마케팅 능력 9% 등이다. 부적절한 답변, 불명확한 목표, 경쟁회사 무시, 속임수, 보수적인 수치, 허황된 팀원, 시장의 1%만 먹어도 대박이라는 환상, 특허 확보로 성공 확신, 듣지 않는 태도, 엉성한 사업계획서 등은 신뢰를 얻지 못한다.

박 상무는 이공계 출신 CEO들을 향해 "오너십에 대한 지나친 집착은 하지 말고, 투자자는 사업의 파트너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며 "시장진입 안정 시까지 안심해서는 안되며, 재무관리, 조직관리, 생산관리 등 부족한 부문을 보강하면서도 관련업계의 협력 마인드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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