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CABG와 PCI, 친구인가 경쟁자인가

2. CABG, 재발률 등에서는 PCI 우위-섣부른 결론은 일러

3. PCI의 도전은 계속된다.



재발률에서 PCI 앞서는 CABG
/ 다혈관질환과 좌주간질환은 여전히 CABG

CABG와 PCI는 긍정적인 경쟁을 하고 있다는 보는 사람이 많다. PCI가 CABG를 맹렬하게 추격하는 형태를 띠고 있는 것.

그런데 아직도 다혈관질환이나 좌주간질환에서는 CABG가 PCI를 앞선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미국심장학회도 좌측 관상동맥 입구가 막힌 경우(좌주관상동맥협착증)나 중요한 세 혈관이 모두 막혀있고 심실 기능이 떨어진 경우는 반드시 CABG를 해야 한다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스텐트 삽입술을 실패했거나 심근경색의 합병증으로 심근파열 및 심실중격 결손이 발생했을 때, 심한 부정맥이 동반된 경우에도 CABG를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CABG가 PCI에 비해 눈에 띄게 앞서는 부분은 재발률이다. CABG를 할 때 관상동맥의 막힌 곳을 우회해 새 혈관을 만들 때 내흉동맥이나 복재정맥을 사용한다.

내흉동맥은 10년 재협착률이 1~2%이고, 복재정맥도 5년간 10% 정도의 재발률을 보이고 있다. 전체적으로 다혈관질환의 1년 재발률이 5% 미만이다.

재발률이 낮은 이유는 CABG에 사용되는 내흉동맥은 조직학적으로 내탄성층이 발달해 지방이 잘 안 끼는 체내 유일한 혈관이다. 따라서 수술만 잘 된다면 10년 개통률이 95%를 넘고 재발률이 매우 낮다.

재발률에서는 CABG 월등

CABG의 재발률이 PCI보다 낮다는 것은 몇 가지 논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2008년 NEJM에 발표된 Edward L. Hannan 박사팀이 연구한 ‘다혈관 관상동맥질환에서 약물용출스텐트와 관상동맥우회술의 비교’연구는 CABG의 우위를 보여주는 논문이다.

연구팀은 뉴욕 주에서 약물용출스텐트술 혹은 CABG를 받은 다혈관 관상동맥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환자군 사이에 존재하는 기저 위험인자들의 차이를 보정했다.

이후 사망, 심근경색, 관상동맥 재개통술 재시도 등을 비교했다. Hannan 박사는 “다혈관 관상동맥질환 환자에서 CABG가 약물용출스텐트보다 사망률이 낮았으며, 사망 또는 심근경색과 관상동맥 재개통술 재시도 비율도 낮았다”고 말했다.

다혈관질환에서 스텐트를 이용한 PCI 대 CABG 무작위 비교 연구는 MASS-2, ERACI-2, SOS, AWESOME, ARTS 연구 등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들 연구에서 CABG와 PCI의 사망이나 심근경색의 발생률의 차이는 없지만 재발률은 CABG가 PCI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다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CABG가 PCI 비교 연구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SYNTAX 연구다. 다혈관질환이나 좌주간 질환 환자에서 PCI와 CABG 효과를 비교연구다.

특히 다혈관질환에서 최초의 DES vs CABG 무작위 연구이자 좌주간지 질환에서 최초의 PCI vs CABG 무작위 비교 연구다. 연구팀은 환자 1800명을 Taxus 스텐트 군과 CABG 군으로 무작위로 배정했다. 이후 2009년에 발표된 2년 추적관찰 결과 두 군에서 사망률에서는 차이가 없었다.

연구 결과 다혈관질환과 좌주간질환환자에서는 CABG가 표준적인 치료법이란 결과가 나왔고, CABG는 PCI에 비해 사망이나 심근경색 발생률은 비슷하지만 장기적인 재시술률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술이 어려운 복잡한 병변에서는 CABG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결론이 났다.

당뇨환자에서도 CABG가 PCI보다 낫다는 연구가 있어 눈길을 끈다. 1980년대에 PCI(풍선확장술)와 CABG를 비교한 무작위 연구한 EAST trial 과 BARI 연구가 그것이다.

이 연구에서 CABG 시술을 한 사람이 20.3%, PCI가 76.8% 재시술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당뇨가 없는 사람에게서는 생존율의 차이가 없었지만 당뇨환자는 생존율의 현저한 차이를 보였다.

재발률 등에서 PCI를 여전히 앞서고 있지만 CABG는 감염이나 폐렴 등 수술 후 뇌경색 등의 합병증은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다. 또 무섭게 따라오는 PCI의 추격도 CABG의 숙제라 할 수 있을 듯하다.

미국흉부외과의학회(STS) 연례미팅

미국흉부외과의학회(STS)가 지난 1월 말 48회 연례미팅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PCI와 CABG의 비교 연구를 부분적으로 발표했다. 이 연구는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메디케어에서 PCI나 CABG 등을 재시술받은 환자 18만 5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STS의 수석 연구자인 Fred H. Edward"s 박사는 “고위험 환자에서 처음 1년 동안의 생존률은 PCI 를 한 환자에서 더 높았지만 1년 후 생존율은 점차적으로 CABG를 시행한 환자에서 높아졌다”며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에서도 모두 CABG의 생존률이 더 높았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에서 CABG를 한 환자의 30일 사망률은 3.2%, 1년 사망률은 8.1%, 3년 사망률은 23.3%였다. 이 연구 결과는 오는 5월 미국심장학회 과학세션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CABG와 PCI 우열 판단 아직은 성급
- CABG와 PCI 우열 판단 아직은?
- 두 시술 모두 발전하는 단계

현재 PCI와 CABG의 선택은 단일혈관 또는 2혈관질환에서는 PCI가 유용하나 3혈관 질환에서는 PCI 보다 CABG가 우선시 하라는 것이 보편적인 가이드라인이다.

하지만 PCI와 CABG 등이 모두 발전하고 있어 이를 단순하게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PCI와 CABG를 비교한 연구들도 확실하게 어느 시술이 더 나은지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

PCI와 CABG를 한 환자들의 삶의 질도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지난해 NEJM에 발표된 ‘약물용출 스텐트를 이용한 PCI 또는 관상동맥우회술 후 삶의 질‘에 대한 연구는 삼혈관 또는 좌주간부 관상동맥 질환이 있는 환자 1800명을 CABG (n=897) 또는 paclitaxel 용출 스텐트(n=903)를 이용한 PCI를 시행하는 군으로 무작위 배정했다.

연구 전, 1, 6, 12개월 시점에 Seattle Angina Questionnaire (SAQ)와 Medical Outcome Study 36-Item Short-Form Health Survey(SF-36)를 이용해 건강 관련 삶의 질을 평가했다.

그 결과 삼혈관 또는 좌주간부 관상동맥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CABG는 PCI보다 6개월과 12개월 후 협심증 완화 효과가 더 우수하였다. 그러나 이득의 정도는 작았다. 이렇듯 아직은 PCI와 CABG의 우열을 가리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PCI와 CABG가 발전하는 상황인 만큼 환자 개개인의 상황을 고려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성균관의대 순환기내과 권현철 교수는 MD FORUM에서 다혈관질환과 좌주간질환 환자에서 CABG는 여전히 표준적인 치료법이지만 CABG에서 심각한 부작용인 뇌졸중은 중요한 문제라 지적한 바 있다.

뇌졸중은 사망에 필적할 만큼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PC의 재시술률과 바꿀만한 문제인지에 대해서는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관상동맥질환환자의 치료 방법을 선택할 때 임상상태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다고 말한다. 또 개별 환자의 질환 정도나 환자의 나이나 당뇨 여부 등의 임상 상태, 환자의 선호도, 치료하는 기관의 경험에 따라 선택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