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적 리더십 발휘할까?
의사소통 원활할 것 ... 정치적 중립 해결해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이화의대 예방의학교실 이선희 교수를 새로운 수장으로 맞았다. 이를 지켜보는 주변의 시각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우선 긍정적보는 사람들은 이 원장이 1기 허대석 체제가 안고 있던 문제점인 보고서가 보고서로만 끝나던 것을 해결할 것이라 기대한다.

보의연은 설립 이후 89건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지만, 고작 6건만이 정책에 반영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지난해 국정감사 때도 한나라당 강명순 의원에게 보의연이 학술단체냐라는 강한 비난을 듣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이 원장은 취임사에서 보의연은 순수 연구기관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과학적 분석결과를 통해 근거들을 정책에 반영하는 정책적 리더십을 발휘랄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대한의학회 한 관계자는 "보의연이 발표했던 가이드라인 등이 실제 임상과 동떨어졌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이 원장이 이를 해결할 것으로 본다"며 "임상과 진료가이드라인을 매칭시키는 것은 잘 해 낼 것이다"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원장에게 후한 점수를 주는 사람들은 다른 기관과의 공감대 형성을 잘 해 낼 것이란 얘기를 꺼냈다. 의학회와도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고, 카바수술 건은 보건복지부와 글루코사민 발표를 했을 때 심사평가원과 마찰음을 냈는데 이 문제들의 기저에 전문가 집단과의 의사소통이 안 됐다는 인식이 깔려있는 듯 했다.

보의연이 하는 연구는 실험실 데이터와 속성이 다르다. 따라서 가치중립적일 수밖에 없고 절대적인 답이 없어 무엇보다 보의연 독자적으로 움직일 수 없다.

따라서 다른 전문가그룹과 공감대 형성과 파트너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람들은 이 부분에 이 원장의 의사소통 능력을 높이 샀다.

이 원장은 1기 허대석 원장이 주장하던 근거기반의 의료문화는 유지할 듯 보인다. 하지만 지식 컨텐츠 개발이라는 이 원장의 색깔을 입혀 조직의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보의연 정치 중립 지킬 수 있나?
우려의 시각도 없지 않다. 의학회 한 관계자는 "이 원장의 문제라기보다는 보의연 자체의 문제로 해석하는 게 맞다"며 "보의연의 정치 중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실상 그렇지 못한 게 불안 요소다"라고 지적했다.

또 이 원장이 외부에 있을 때 강하게 보의연을 비판했던 장본인이다. 특히 의학회 정책이사로 임상진료지침을 보의연이 주관하는 것에 대해 날 선 공방을 벌였고, 의학회와 보의연이 사이가 소원해지는데도 한 몫 했던 사람이다.

그런 이 원장이 보의연의 수장으로서는 어떤 입장을 보일지 궁금한 대목이기도 하다.

현재 이 원장은 이화의대를 휴직하고 보의연에 상주하고 있다. 내부 직원들 일일이 찾아다니며 인사를 하는 등 업무 파악에 한창이라고 전해졌다. 제2기 체계를 맞은 보의연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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