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사회는 2000년 의약분업을 거치면서 어느 직능보다도 의사 정치 세력화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해왔다. 의약분업을 반대한 의사들의 주장이 무시된 채 의약분업이 강행된 원인을 정치력 부재로 보았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의사 사회는 의사 정치 세력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하지만 의사 정치 세력화는 구호에 그쳤을 뿐 의사 출신 후보에 대한 적극적 지원이나 국회 입성 사례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 18대 국회 입성 의사수 4(신상진, 안홍준, 정의화, 조문환)명을 보더라도 이는 증명된다. 이마저도 의료계의 뒷받침이라기 보다는 자력으로 국회 입성을 한 것이 크다.

그렇다면 4월 실시되는 19대 총선에서 의사들이 각 정당으로부터 몇명이나 공천을 받을까 ? 정치계에 입문하는 의사수는 몇명이나 될까 ?

1월18일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 후보 등록을 마친 의사는 ▲한나라당 김석범(경기 의정부 갑)김수임(부산 사상구)김영태(경상남도 진주 을) 김영호(충청북도 증평.진천.괴산.음성)정근(부산 부산진구 갑)최중근(경상북도 구미 을)장석일(경기도 이천, 여주)이덕영(대구시 수성구 갑)이상훈(경상남도 양산)황인성(인천 중.동구 옹진군)이윤영 (경상북도 영주) ▲민주 통합당 김관석(서울 송파 병), 김방철 (서울 강북 갑), 임익강(서울 광진 갑)▲통합 진보당 고창권(부산 해운대 기장 갑) 안호국(부산 사하구 갑) 정일용(경기도 구리시)▲자유선진당 박중현(충북 천안시 을)등 18명이다.

이들이 각 정당의 공천을 받고 선거에서 승리하는 수를 보면 10년이 넘게 공을 들인 의사 정치 세력화의 점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의협은 19대 총선에서의 의사 정치 세력화를 위해 "2012년 총선·대선, 지지후보자 당선을 위한 선거운동, 이렇게 합시다"를 출간했는가하면 출마를 준비하는 회원을 파악하면서 선거 아카데미를 개최하는 등 이들을 지원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선거 관련 책자는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으면서 의사 출신 후보의 선거 운동을 돕고 의료계가 주장하는 각 종 현안에 대해 우호적인 공약을 내세우는 이른바 친 의료계 후보의 선거 운동을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해석되고 있으며 선거 아카데미는 선거 노하우 전달과 의사 출신 후보자들과 선거 운동 전부터 교감을 확대해 승리한다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의협은 각 정당 공천 계획, 정치일정 등 제19대 총선 관련 모니터링을 강화해 총선을 준비 중인 회원들의 정치활동에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문태준 의협 명예회장(4선의원)은 "의사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는 의사의 정치적인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문 명예 회장은 "4월 총선과 12월 실시되는 대선이 의사의 정치 세력화에 중요하다"며 "의사의 힘을 키워 권력에 의해 지배되는 의사 사회에서 탈피해야 하고 이같은 의사의 정치 세력화는 환자를 위해 올바른 의료를 만들기 위함을 목적으로 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나 현 서울시의사회장도 "약사회의 예를 들어 보면 지역구 국회의원 행사 등에 해당 구의 사무국장은 회장은 물론 많은 약사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의료계는 그렇지 못하다"고 꼬집고 "빈번한 접촉에서부터 의사의 정치 세력화는 시작되므로 이번 4월 총선에서의 의사 정치 세력화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서 각 구 의사회에는 이에 보다 큰 관심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나 회장은 "의사 정치 세력화는 어던 현안보다도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하고 "서울시의사회는 물론 의협도 대책을 마련하겠지만 회원 한 분 한분이 의사 정치 세력화를 위해 각 정당 행사 참여 등을 활성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각 정당의 후보 공천이 마무리되면 이에 대한 본격적인 회무를 추진하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의사 정치 세력화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의협 박용우 총무이사 이사 역시 "이의 중요성과 필요성은 이미 의료 사회에 각인돼 있다"고 전하고 "선거법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안에서 적극적인 지원 및 대처를 할 예정이며 일례로 오는 2월25일경 4.11 총선과 관련된 포럼 등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245개 선거구에서 299명을 뽑는 4.11 총선에서 의사 정치 세력화의 소기 성과를 거두기 바란다. 4월11일이 의사 정치 세력화의 새장을 여는 날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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