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의 적정 혈당치 고민
A1C 목표치를 6% 이하로 했을 때 이점은 ... 일괄적 적용 문제점 남아

지난 1월 15일 가톨릭대학교 내과개원의 연수강좌가 강남성모병원에서 열렸다. 2007년 시작으로 올해 6회째를 맞은 내과 개원의 연수강좌는 사전등록이 마감될 정도로 많은 개원의가 호응을 보였다.

이번 연수강좌는 한국 당뇨병 환자의 특징과 경구 약제의 선택, 새로운 항응고제는 와파린을 대체할 수 있는가, 변화된 골다공증 치료경향 등 개원의들이 꼭 알아야 할 내용으로 구성됐다. 연수강좌 내용 중 성빈센트 내분비내과 안유배 교수의 당뇨병 환자의 적정 혈당치에 대한 강의 내용을 정리했다.

서로 다른 혈당 조절 권고안
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모든 의료진이 의견을 같이 하지만 혈당조절의 목표치는 학회나 단체에 따라 다른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혈당조절 목표를 결정하는데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는 A1C 목표를 정상 범위인 6% 이하로 하는 것이 7%를 기준으로 하는 것보다 이점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둘째는 모든 당뇨병 환자에게 이와 같은 혈당조절 목표를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미국당뇨병학회(ADA)는 미세혈관합병증과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진단 당시부터 철저하게 혈당을 조절, 특히 A1C를 7% 미만으로 조절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반면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 세계당뇨병연맹과 대한당뇨병학회는 A1C를 6.5% 미만을 목표치로 권고하고 있다. 2011 AACE 권고안은 혈당조절의 목표를 설정하는데 있어 환자가 가진 위험요소와 개별적인 특성을 감안할 것을 강조했다.

대한당뇨병학회 혈당조절의 목표 -2011 당뇨병 진료지침 제4판
1. 혈당 조절의 목표는 A1C를 기준으로 결정하며, 식전과 식후2시간 혈당도 함께 사용한다[A].

2. 제2형 당뇨병환자에서 미세혈관합병증 및 대혈관합병증의 발생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혈당조절이 반드시 필요하다[A].

3.혈당조절의 목표는 환자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저혈당이 오지 않는 상태에서 A1C 6.5% 이내로 한다[A].

4. 혈당조절의 목표를 정할 때는 환자의 나이, 당뇨병 합병증의 진행 정도, 동반질환들, 저혈당인지능력의 감소 등의 개별적인 위험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위험요소가 없는 당뇨병 초기 환자는 집중적인 혈당조절을 요하나, 위험요소가 높은 환자는 혈당조절의 목표를 개별화하고 적극적인 치료로 인한 급격한 혈당변화를 피해야 한다[B].

5. 수술전후, 심근경색, 임신 및 급성질환이 있는 환자는 좀 더 엄격한 조절이 필요하며, 심한 저혈당이 있으면 짧은 여명기간, 소아(<13세) 노인(>65세) 및 타 질환이 동반된 환자에서 조절의 목표를 완화할 수 있다[E].

최근 연구결과
지난 수년간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A1C를 정상에 가까운 범위로 유지함으로써 대혈관합병증의 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대규모 전향적 임상연구들이 진행됐다.

ACCORD연구는 심혈관질환 또는 위험인자가 있는 1만 251명의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혈당조절 목표에 따라 집중 치료군(A1C 6.0% 이하)과 표준치료군(A1C 7~7.9%)으로 나눠 관찰했다.

집중 치료군은 목표 혈당에 도달하기 위해 여러 종류의 약제를 사용했으나 심혈관질환에 대한 사망률이 증가해(2.6% VS 1.8%, P=0.002) 평균 3.5년 만에 연구를 종료했다.

연구 시점 1년 후 양군의 A1C 수치는 각각 6.4%, 7.5%로 이후에도 변화가 없었으며 결론적으로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를 가진 환자에서 정상 수준의 혈당을 목표로 하는 혈당조절은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나타나 평균 3.6년 만에 연구가 종료됐다.

ADVANCE 연구는 대혈관합병증, 미세혈관합병증이 있거나 혈관질환에 대한 위험인자를 적어도 하나 이상 있는 1만 114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다.

평균 나이 66세의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 연구의 추적관찰 기간은 5년이다. 약제는 기본적으로 설폰요소제를 주로 사용했고 ACCORD 연구와 달리 집중치료군에서 목표 A1C 수치는 6.5%로 했다.

A1C 6.5% 이하 집중 치료군에서 미세혈관합병증인 단백뇨의 위험도를 낮출 수 있었으나 대혈관합병증의 발생이나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은 혈당 조절에 따른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

The Veterans Administration Diabetes Trial(VADT)은 최대 용량의 경구용 약제나 인슐린 치료에도 불구하고 A1C 7.5% 이상인 1791명의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집중 치료군과 표준 치료군으로 무작위로 배정하고 5.6년의 추적관찰 후 두 군의 A1C 수치는 각각 6.9%, 8.4%이었으며 대혈관합병증이나 심혈관질환의 발생에는 차이가 없었다.

ACCORD, ADVANCE, VADT 연구는 대규모 임상임에도 불구하고 추적관찰 기간이 당뇨병 유병기간이나 합병증 발생에 소요되는 시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으므로 결과를 해석하는데 주의가 필요하다.

연구의 임상적 적용
여러 연구 결과 심혈관질환이 있고 당뇨병의 유병기간이 오래된 고령의 환자에서는 철저한 혈당 조절로 인한 이점이 없고, 체중 증가와 저혈당까지 나타나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반면 UKPDS에서 집중 치료군에서 심근경색 심근경색 예방효과가 없었으나 연구 종료 10년 후 관찰연구에서는 집중 치료군에서 심근경색의 발생이 감소한다는 사실로 미루어 단기간의 혈장조절로 심혈관질환의 예방효과를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진단초기에 적극적인 혈당조절은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며 저혈당의 발생 위험이 높거나 기대수명이 짧은 경우 또는 합병증이나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 당화혈색소의 목표를 개별화해 높게 설정해야 한다.

여러 연구결과 상이한 결과를 나타내지만 당뇨환자에서 심혈관질환의 위험 인자에 대한 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우선 새로 진단받은 제2형 당뇨병환자는 철저한 혈당조절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둘째 기존에 치료받는 제2형 당뇨병환자도 철저한 혈당조절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이미 심혈관질환이 있거나 위험성이 높은 환자는 목표 혈당수치를 개별적으로 설정하고, 특히 혈당강하제를 이용해 치료할 때 혈당의 급격한 변화가 오지 않도록 점진적으로 강화시키며 다른 심혈관질환의 위험요소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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