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성심병원, 새로운 기증문화 계기 기대

지난 3일 불의의 사고로 숨진 18세 청년이 인체조직기증을 통해 150여명의 환자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

올해 첫 인체조직기증자인 고 황지권(18)군은 부모님과 함께 10년 전 호주로 이민을 떠났다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난해 11월 20일 한국에 거주하는 친척들을 뵙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이후 12월 23일 새벽 구조개선 공사가 한창이던 양화대교를 지나던 중 10m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황군은 머리, 허리, 늑골에 골절상을 입어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진행했으나 호전되지 못한 채 지난 3일 사망했다.

가족들은 갑작스런 사고로 힘든 상황 속에서도 고인이 독실한 가톨릭신자였던 것을 기억하며 장기를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상태 악화로 사망해 장기기증을 할 수 없었다. 이에 비해 인체조직기증은 사망 후에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 가족들은 고인의 뜻을 살리고자 다시 한 번 숭고한 선택을 했다.

인체조직기증을 권유했던 한강성심병원의 민해란 간호사는 “고인의 아름답고 숭고한 생명나눔을 통해 현재 78% 이상 수입에 의존할 정도로 인체조직 기증률이 저조한 우리나라의 현실을 일깨우는 새로운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1명의 기증자가 최대 150명의 환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인체조직기증은 사후에 뼈, 연골, 인대, 건, 혈관, 심장판막 등을 기증하는 것을 말한다. 기증된 인체조직은 조직에 손상을 입어 기능적 장애가 있는 환자의 조직을 재건하고, 각종 질환으로 고통 받는 환자에게 치료와 재활을 목적으로 이식된다. 특히 피부는 화상 환자의 치료에 매우 요긴하게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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